천체 우주 항공

[사이언스타임즈] 풍선방식의 "팽창식 감속모듈(LDSD)"를 이용한 BA 330 우주선

FERRIMAN 2015. 3. 31. 18:28

- Sciencetimes - http://www.sciencetimes.co.kr -

우주개척 앞당길 풍선형 정거장

팽창식 모듈 시스템…경제성‧안전성 '굿'

 

우주 개척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역시 돈이다. 인공위성이 궤도를 돌 수 있는 최소한의 위치인, 저지구궤도(LEO) 높이까지만 화물을 실어 나르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선이나 시설물을 작고 가볍게 만들수록, 우주 개발 프로젝트가 성사될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현재의 우주정거장과 도킹을 위해 제작된 BEAM  ⓒ Bigelow Aerospace

현재의 우주정거장과 도킹을 위해 제작된 BEAM ⓒ Bigelow Aerospace

그런데 과거 1950년대에도 이 같은 우주선이나 시설물을 작게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당시로서는 너무 획기적인 프로젝트여서 현실화되지는 못했지만, 최근 들어 이와 관련한 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되면서, 우주 개척을 보다 앞당길 수 있는 기술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지난 12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발사 시에는 접혀 있다가, 목적한 장소에 도착하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팽창식 모듈(Expandable Module)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히면서, 이 기술을 활용하면 향후 우주정거장이나 우주기지도 쉽게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 링크)

팽창식 모듈 시스템으로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팽창식 모듈 시스템이란 우주 시설물을 실제 부피에 비해 수십 배나 작게 접은 상태로 발사한 뒤, 우주에서 불활성 기체를 주입하여 원래의 크기로 팽창시키는 모듈을 의미한다.

이런 형태의 모듈은 우주 탐사선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다수의 모듈을 결합해 우주정거장이나 외계행성 식민지를 건설할 수도 있다. 기존 부피에 비해 그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면 발사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우주 개척도 활성화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풍선 형태의 모듈 재질을 매우 튼튼한 초고강도 소재로 만들 경우, 작은 파편이나 운석 충돌에도 견딜 수 있는 안정적인 거주 모듈을 확보할 수 있다. 작은 파편의 경우는 모듈에 부딪쳐도 튕겨 나가기 때문에, 현재의 우주정거장이 안고 있는 근심을 어느 정도는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다.

50년대에 제작된 팽창형 모듈의 초기 모델 ⓒ NASA

50년대에 제작된 팽창형 모듈의 초기 모델 ⓒ NASA

이처럼 팽창하는 소재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지난 1958년에 있었던 미 토르델타 로켓의 발사 해프닝 사건으로 인해 처음 탄생했다. 당시 나사는 로켓에 탑재할 인공위성이 너무 커서 실을 수 없게 되자, 이를 지상에서는 접을 수 있게 만들었다가, 우주에 쏘아 올린 후에는 공기로 팽창시키는 풍선 형태의 위성 제작을 착안한 것이다.

하지만 안전성 문제로 인해 풍선 형태의 우주 시설물이 실험용 외에 실제로 적용된 적은 없다. 다만 이 기술의 아이디어가 처음 등장한 이후 반세기가 지나면서, 풍선 방식의 ‘팽창식 감속 모듈(LDSD)’ 개발에 반영되어 나름대로의 효과를 보고 있다. 팽창식 감속 모듈의 원리는 팽창식 모듈 시스템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LDSD는 화성탐사용으로 개발 중인 새로운 착륙·이동 장치다. 화성과 같은 희박한 대기 환경에서 우주선을 안전하게 착륙시킬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비행접시 모양을 한 이 장치는 착륙 시 내장되어 있는 풍선이 부풀어 올라 속도를 낮춰주는 보호막의 역할을 해준다.

다양한 유형의 팽창식 모듈로 우주 개척 활성화 기대

팽창식 모듈 시스템은 현재 나사와 민간기업인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Bigelow Aerospace)사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장될 뻔했던 팽창식 모듈 시스템을 부활시킨 장본인이다. 나사로부터 특허권을 구입한 이후,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을 목표로 지금까지 관련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1990년에 설립된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사는 지난 2006년에 나사와 손을 잡고 ‘제네시스1’과 ‘제네시스2’라는 실험용 팽창 모듈을 2007년에 성공적으로 발사한 바 있다. 당시 발사된 실험용 모듈은 지금까지 저지구궤도에서 테스트 중에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이 회사는 독립형 팽창식 거주 모듈인 BA330과 우주정거장 도킹형 팽창식 거주 모듈인 BEAM을 개발하고 있다.

BA330의 경우는 독립형이기는 하지만, 다른 BA330과의 연결도 가능하다. 하나의 BA330만으로 공간이 부족할 경우 이를 계속 연결시켜 연구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마치 알루미늄 캔처럼 생긴 이 모듈은 중량 20~23톤(T)에, 길이 13.7미터(m)와 직경 6.7미터의 크기로서 최대 6명의 우주인이 그 안에서 다양한 과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반면에 BEAM의 경우는 현존하는 우주정거장과의 도킹을 통해 공간을 확장시키기 위한 용도로 개발되었다. 이 모듈의 개발은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으로, 빠르면 오는 9월 경에 발사될 예정이다.

독립형 팽창식 거주 모듈인 BA330은 도킹을 통해 확장도 가능하다

독립형 팽창식 거주 모듈인 BA330은 도킹을 통해 확장도 가능하다 ⓒ Bigelow Aerospace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BEAM은 스페이스 X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간 뒤 우주정거장과 도킹할 예정이다. 이후 2년간의 활동을 통해 방사선량과 온도 변화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이처럼 팽창형 모듈을 활용하는 방안은 무궁무진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안전 문제다. 일각에서는 승무원이 거주하게 될 모듈을 풍선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도 괜찮은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나사의 관계자는 팽창형 모듈이 우주쓰레기는 물론 우주방사선과 단열, 그리고 산소 공급 등 우주공간에서 겪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들에 대해 현재의 우주정거장 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팽창식 모듈 아이디어가 처음 제기된 50년대만 하더라도 이런 문제들은 치명적이었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눈부시게 발전하기 시작한 소재과학으로 인하여 이제는 초고강도 소재의 확장가능 모듈 제작이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신소재 섬유를 사용해서 여러 겹과 층으로 만들게 되면, 미세 운석이나 우주 쓰레기의 충돌 문제에 대해서 매우 안전한 모듈을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하나가 찢어져도 완충하는 층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외부의 극한적인 온도 변화에서도 승무원을 보호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BA330나 BEAM의 외피는 초고강도 소재가 24~36겹으로 겹쳐져 있어, 46센티미터(㎝)에 달하는 두께로 제작되고 있다. 또한 팽창시킨 후의 강도가 콘크리트 수준이며, 현재의 우주정거장과 동급의 우주방사선 방호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사는 당분간은 모듈의 연구업무에 주력할 예정이지만, 향후에는 이를 이용한 일종의 사업 모델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른바 우주 호텔이나 우주 관광과 같은 사업이다. 이 외에도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할 때 BEAM의 확장 모듈 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도 수립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2014 Sciencetime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