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우주 항공

[사이언스타임즈] 로켓 엔진의 재활용 기술

FERRIMAN 2015. 6.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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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산업 ‘엔진 재활용’에 달렸다

스페이스X와 에어버스 개발 경쟁

 

사람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수송기기들은 엔진이 핵심이다. 엔진은 수송기기에 있어 심장과도 같은 존재여서, 그 어떤 부품보다도 제작 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로켓도 마찬가지다. 특히 로켓은 다른 수송기기들과 달리 중력이라는 엄청난 힘을 이겨내고 우주로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날라야 하기 때문에, 로켓에 있어 엔진은 더 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하겠다.

차세대 로켓 산업의 성패는 엔진 재활용 여부에 달렸다

차세대 로켓 산업의 성패는 엔진 재활용 여부에 달렸다 ⓒ Airbus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렇게 애써 만든 로켓 엔진을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했다. 엔진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엔진이 일회용으로 사용되다 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로켓 발사에 있어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이 로켓을 재활용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면서, 차세대 로켓 산업의 성패가 엔진의 재활용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주과학 전문 매체인 스페이스뉴스(spacenews)는 지난 5일자 기사를 통해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인 민간 기업들이 로켓의 재활용 기술과 관련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 링크)

미국과 유럽이 경쟁하고 있는 로켓 재활용 기술

로켓의 재활용 기술과 관련하여,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민간 기업은 바로 ‘스페이스X’와 ‘에어버스’다.

미국의 스페이스X는 민간 업체가 끼어들기 쉽지 않은 우주 로켓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천재 기업가로 유명한 엘론 머스크(Elon Musk)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민간 위성 발사는 물론 최근 들어 미국의 주요 우주 사업 입찰을 잇달아 따내며, 이제 이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신생 기업이 되었다.

전봇대 형태의 팰콘 로켓은 제어가 용이하지 않다 ⓒ SpaceX

전봇대 형태의 팰콘 로켓은 제어가 용이하지 않다 ⓒ SpaceX

스페이스X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과거 누구도 성공시킨 적이 없는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 로켓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기술은 엄밀하게 말하면 엔진만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을 포함한 로켓 전체를 재활용하는 것이다.

‘팰콘(Falcon)9’이라는 이름의 이 로켓은, 값비싼 몸체 전체를 한 번 쓰고 버리는 대신에, 여러 번 재활용함으로써 우주 발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도로 개발되고 있다.

로켓 재활용은 과거 미 항공우주국(NASA)도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사실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데는 실패했다. 따라서 민간 업체인 스페이스X가 이 같은 도전을 성공시킬지 여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일단 최근에 시도한 1차 테스트에서는 실패했지만, 다시 시도할 기회가 많은 만큼 결국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델린은 제어가 용이하지만 투자 규모 높아

스페이스X의 팰콘 로켓에 맞서 유럽의 에어버스가 최근 공개한 야심작은 아델린(Adeline)이다. 이 모델은 로켓 전체를 재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 부문만을 재활용하는 일종의 반재활용(semi-reusable) 개념 로켓이다.

아델린은 엔진이지만, 소형 비행체이기도 하다. 로켓의 엔진 부위에 날개와 비행에 필요한 부분을 장착하여 비행기처럼 착륙시킬 수 있다. 얼핏 보면 총알을 연상케 하는 모양을 가지고 있는데, 날개를 제외하면 생김새는 이전의 로켓들과 거의 흡사하다.

에어버스사가 계획하고 있는 전체 로켓의 모양은 맨 아래 하단에 아델린이 놓이고 그 위로 연료탱크와 몸체가 올려지는 형태다. 발사 시에는 수직으로 발사되며, 연료탱크와 분리된 후에는 마치 드론처럼 비행하면서 원하는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다.

아델린의 장점은 크기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제어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의 팰콘 로켓의 경우는 연료 탱크를 포함하여 1단 전체를 착륙시켜야 하므로 조종이 쉽지 않다. 마치 거대한 전봇대 같은 형태의 로켓을 착륙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난 테스트에서도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영향을 주어 실패한 바 있다.

아델린의 축소 모델을 테스트 중인 에어버스 연구진

아델린의 축소 모델을 테스트 중인 에어버스 연구진 ⓒ Airbus

반면에 아델린은 팰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높이도 낮아서,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자유롭다. 하지만 대신에 기존의 1단 로켓을 완전히 개조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현재 에어버스사는 파리 외곽에서 아델린의 축소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버스사의 관계자는 “그동안 아델린 개발을 사내에서도 극비리에 추진했다”고 설명하며 “이 재활용 엔진의 존재가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사실 개발의 시작은 2010년부터 진행되었다”라고 말했다.

에어버스사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델린을 2025년까지 상용화시킬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 엔진 비행체라는 개념이 이전에 시도해본 적이 없는 독특한 기술적 디자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완성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에어버스사의 관계자는 “경쟁자인 스페이스X의 팔콘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척되느냐에 따라 아델린의 상용화 계획도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다만 분명한 것은 지금 세계가 재활용이 가능한 저렴한 로켓 개발을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런 경쟁이 앞으로 더 저렴한 우주 발사 수단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김준래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5.06.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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