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과학기술자들이 예산을 자체 조달해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초대회장 이충희)'를 창립했다. 협회 사무실도
은퇴과학기술인의 개인 오피스텔에서 시작한다. 수학, 물리, 기계, 바이오, 에너지 등 전문분야는 다 다르지만 '축적지식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과학기술발전에 기여하자'라는 한 뜻으로 이뤄낸 일이다.
80여명의 은퇴 과학기술자들이 9일 과총회관에 모여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초대회장 이충희)'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는 시니어과기인의 축적된 지식을 활용해 과기인의 생애전주기적 활동과 과학기술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립,
전국적 네트워크를 형성해갈 예정이다.
정부에서 은퇴 과학기술자 전문성 활용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으나 가입절차가 까다롭거나 지원에 한계가 있어 활동하지 못하는 과학기술인력들이
많았다.
창립총회에 초대회장으로 선정된 이충희 초대회장은 "우리나라 은퇴과학기술자들이 약 8000여명이지만 정부지원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활동하는 과학자는 10%도 안된다. 대부분의 은퇴과학기술자들은 지식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없는 상황"이라며 "50~60대 이상
은퇴과학기술인들이 모여 지식기부와 봉사하기 위한 민간 봉사법인체로 창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는 9개 전문분과위원회를 두어 전문분야에서 활동하고 정보교환장을 마련한다. 지식봉사를 위해 과학교육위원회,
학술위원회, 홍보출판위원회, 회원복지위원회, 대회협력위원회 등 5개 특별위원회를 통해 ▲학술대회·포럼·세미나 개최 ▲청소년 과학꿈나무 육성
교육사업 ▲과학기술정보분석사업 ▲홍보출판 ▲기술컨설팅과 중소기업 그룹멘토링 등의 사업을 예정 중에 있다.
향후 전국 시·도에 지부를 결성해 전국적 네트워크를 형성, 1000여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협회로 발전시켜 모든 분야의 과학기술인을 포용할
계획이다.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는 창립 이전부터 과학기술정보협동조합과 '청소년 과학꿈나무 육성 교육사업'을 주도해 운영 해온 바 있다. 이 사업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민간과학문화 활동육성 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서울, 인천, 경기 지역 50개 초중고등학교에 대한 과학강연과 과학교실 등을
수행했다.
이충희 회장은 "현역 과학기술인들은 각 학회를 중심으로 역동적 활동을 하지만 은퇴과기인들은 이런 모임이 전혀 없었다. 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는
우리가 가진 지식과 노하우를 통해 국가과학기술발전과 국가경쟁력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시니어과기인 선망의 대상이 되고 그들이 나서서 역할을
하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육성할 것으로 정부에서 적극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예산은 은퇴과학기술인들이 사비를 모아 마련했지만 향후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 협회차원에서도 고민도 많다. 이 회장은
"과학기술정보분석사업이나 기술컨설팅 등 유관기관과 접촉해 용역사업을 수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창립총회에 참석한 조완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초대원장은 "60대에 직장에서 물러난 후에도 우리는 그동안 쌓고 닦은 노하우 지식을 후진에게 전수하는 의무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할일이
많다. 협회를 통해 은퇴과학기술자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한강의 기적과 과학기술 발전을 선배과학기술자들이 이끌었듯이 미래세대가 그 길 따라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과학기술활동의 새로운 미래 여는 일에 시니어협회의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 창의재단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총장은 "작년 12월부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맡았다. 국가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기구로 협회의 지혜를 잘 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