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과학상 못 받는 이유는?
'인공지능이 바꾸는 일자리의 미래'
인공지능이 바꾸는 일자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일자리 절벽에 선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교육으로 미래를 대비시켜야 할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기계와 경쟁하지 않는 ‘인간만의 경쟁력’을 기르라고 조언한다. 창의력과 감성, 예술성, 생각하는 힘, 문제해결 능력 등을 배양하는 것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손꼽힌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이자 ‘잡킬러 : 4차 산업혁명, 로봇과 인공지능이 바꾸는 일자리의 미래(한스미디어 펴냄)’의 저자 차두원씨는 ‘개방’, ‘감성’, ‘자율’, ‘다양성’, ‘혁신’ 등을 미래 일자리를 대비할 키워드로 내놓았다.
인공지능이 만드는 일자리 절벽의 미래, 감성과 예술로 풀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과 김홍석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생산기술연구소장은이 지난 27일 토크 아이티(와이즈파트너)에서 주최한 저자와의 북포럼 토크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로봇과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 일자리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대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폐쇄적인 사고를 벗어나 개방적인 마인드로 이성보다는 감성을,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또 국영수 위주의 문제풀이 공부가 아닌 예체능의 창의적 역량을 키우는 한편 사회나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획일화된 환경에서 벗어나 혁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지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날 행사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바꾸는 일자리의 미래’라는 주제와 걸맞게 온라인 공간에서 사전접수된 인원들과 실시간으로 채팅을 하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펼쳤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정해진 주소(URL)로 접속해 질문을 받으며 소통하는 방식을 취했다.
많은 질문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소멸되는 인간의 일자리에 대한 대비책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했다. 차두원 연구위원과 김홍석 연구소장은 “결국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며 근본적인 교육 환경과 마인드가 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4차 산업혁명이 인공지능이 지능적 영역의 일자리를 차지하고 사람은 기계와는 다른 창의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누구는 어떤 학원을 얼마나 오래 다니는데’하며 비교하고 쉽사리 이제까지 해오던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죠.”
차 연구위원은 지금 현재 학벌 체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금의 문제와 답을 정해놓고 맞추는 방식으로는 미래 일자리의 해답을 구할 수 없다는 것.
다시 근본적인 이야기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지원하고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책을 통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원론적인 대답이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를 사례로 들자 수긍되는 부분이 있었다. 차 연구위원은 일본은 이미 과학상은 받는 것은 기본으로 하고 이제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 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다고 소개했다.
노벨 과학상 다수 배출한 일본, 유년 시절 부터 과학 문화 자연스럽게 접해
일본은 우리와는 달리 어떻게 노벨 과학상을 그렇게 많이 받을 수 있었을까. 차 연구위원은 바로 ‘독서력의 격차’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인들의 노벨상의 원동력은 유년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과학책과 접하게 하면서 다양한 과학 활동을 장려해 온 가정 문화에 있었다.
“일본의 ’메이커 페어’는 국내 수준과 비교했을 때 어림잡아 100배 큰 수준이에요. 그만큼 생활 속에서 과학을 실천하고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우리는 과학이 뜬다, 코딩이 중요하다고 하면 바로 과학 학원 커리큘럼이 생기고 과학 학원에 집어넣고 단편적인 부분만 배우게 하고 있어요.”
차 연구위원은 “우리의 교육환경은 마치 공장 컨베이어 벨트(conveyor belt)에서 한 사람이 빠지면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양성하는 교육을 하고 있으니 창의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일본은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재택근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에서든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타를 쉽게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꼭 회사가 아니어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취약했던 보안문제도 해결이 되면서 재택 근무에 대한 일본 기업 및 근로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있다.
차 연구위원은 “부모를 부양해야 하거나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해준다”며 “자유롭게 일하기 좋아하는 신세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장 일본 사회를 놀라게 한 것은 ‘투잡(겸업, 겸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정규직 직장인의 부업이나 겸업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차 연구위원은 “일본정부의 이러한 실험적인 정책은 자연스럽게 여러 일을 하면서 자신에게 어떤 일이 더 잘 맞는지 알아보고 외부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게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에 가도 취업에 맞는 공부에만 몰두하다 보니 일본과 같이 노벨 과학상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과를 정량적으로만 보고 평가 지표를 찾으려고 하는 사회적 구조 속에서 개인도 기업도 결국 국가도 손실을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상적이고 단기적인 시야 아닌 장기적이고 본질을 찾는 작업탐구 필요
김홍석 연구소장은 “예체능을 개발해 감성적인 일자리를 찾자고 대안을 내놓았는데 사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계통은 ‘돈벌이’가 안 된다. 인기 아이돌이나 스타 체육인과 같이 성공하는 사람은 몇몇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후 “이제는 그런 구조를 바꿔고 깨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코딩이 중요하다고 하면 전부 c언어를 배우고 자격증을 따는 학원으로 몰린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구체적인 공부보다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등 보다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아이들에게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예술 등 창작활동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들은 기계와 덜 경쟁하는 분야가 예술 분야이기 때문에 이러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픈하고 공유하고 다른 분야와 협업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 일자리에 대한 정답은 찾기 어렵다. 하지만 단순히 특정 직업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큰 그림으로 전체를, 본질을 탐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조언이었다.
- 김은영 객원기자t
- 저작권자 2017.03.2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