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세라믹,그리고 Ferrite

[조선일보] 자율주행차

FERRIMAN 2017. 6. 5. 15:44
 
앞유리에 360도 카메라·레이더… 운전자 대신 車가 위험 감지

김승범 기자

입력 : 2017.05.30 03:01
[자율주행 기능 접목한 각종 최첨단 안전 기술 장착 차량 잇따라]

- 벤츠 '더 뉴 E클래스'의 안전 기술
위험 처한 운전자가 반응 안하면 자동으로 제동장치가 작동
뒤차와 추돌 거리에 접근하면 1초당 5번 비상등으로 경고
안전벨트 장력 스스로 조절, 벨트 내 에어백이 위험 줄이기도

- 볼보 '더 올 뉴 XC90'의 안전 기술
차량이 배수로 등에 빠질 경우 안전벨트 조여 운전자 밀착시켜

자동차 업체가 차를 내놓으면서 주행 성능과 경제성 등 모든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예컨대 차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 출력을 높이는 쪽으로 설계하다 보면 연비가 떨어지는 건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양보할 수 없는 항목이 있다. '안전성'이다. 아무리 빨리 달리고 연비가 좋은 차량이라도 안전성이 떨어진다면 소비자들은 망설일 수밖에 없다. 운전 중 일어날 수 있는 갖가지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탑승자 안전을 지켜주는 기술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각종 첨단 안전 기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가 스스로 위험 감지

사고가 발생하기 전 위험을 경고하고 필요한 경우 스스로 예방 조치를 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능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접목한 기술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더 뉴 E클래스에 적용한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교차로나 횡단보도 등에서 차량·보행자와 충돌 위험이 있을 경우, 차량 앞유리에 장착한 360도 스테레오 카메라와 레이더가 이를 감지해 계기판 경고등으로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준다. 만약 운전자가 제대로 반응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동 장치가 작동한다. 뒤에 따라오는 차가 추돌할 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하면 자동으로 1초당 다섯 번 비상등을 껐다 켠 뒤 차 운전자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기능도 있다. 정차해 있는데 뒤에서 오는 차가 계속 접근해 추돌이 예상되는 경우엔 브레이크 압력을 자동으로 높여 차량 전복 등 2차 사고를 예방한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의 안전 기술 그래픽
그래픽=송윤혜 기자

더 뉴 E클래스에 탑재한 '능동형 사각지대 어시스트'는 뒤쪽 측면에서 접근하는 차가 사각지대에 들어올 경우, 사이드미러에 빨간색 경고등이 켜지며 위험을 알리는 기능이다. 1단계 경고에도 운전자가 사각지대에 진입한 차량 진행 방향으로 차선을 바꾸려 할 때에는 사이드미러 빨간색 경고등이 다시 켜지며 경고음이 난다.

실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해주는 기능도 발전하고 있다. 더 뉴 E클래스는 사고 위험을 감지하면 탑승자 좌석 위치를 에어백이 팽창하기 좋은 최적 상태로 조정한다. 안전벨트가 느슨하게 풀려 있으면 자동으로 조여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이 차는 사이드 에어백, 커튼식 에어백, 무릎 에어백 등 에어백 아홉 개를 장착했다. 측면에서 다가오는 차와 추돌한다면 추돌 0.8초 전 좌석 속에 설치된 공기주머니인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가 부풀려지면서 탑승자를 최대 5㎝까지 차 중앙으로 이동시켜준다. 충격 흡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주는 게 목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적용한 기술이다. 뒷좌석 안전벨트에 설치한 에어백은 충돌 센서에 충격이 감지되자마자 팽창하면서 벨트 줄 너비를 넓혀줘 사고 발생 시 승객 갈비뼈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여준다. 역시 세계 최고 기술이다. 이와 함께 충돌 시 창문과 선루프가 열려 있으면 자동으로 닫아 차량 파편이 내부로 들어오는 걸 막고 탑승자 몸이 차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생길 수 있는 2차 부상 가능성을 최소화해주는 기능도 있다. 사고가 났을 때 생기는 충격음은 청각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에 대비해 더 뉴 E클래스는 충돌 0.2초 전 고주파음을 스피커로 내보내 귓속 근육을 수축, 충격음으로부터 귀를 보호해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탑승자를 미리 고주파음에 노출시켜 사고 때 발생하는 충격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운전자 상태 점검 기술도 등장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다양한 돌발 상황에서 탑승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능을 내놓고 있다. 볼보자동차가 지난해 7월 국내에 출시한 7인승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더 올 뉴 XC90은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 배수로 등에 빠질 경우 안전벨트를 빠르게 조여 줘 운전자를 좌석에 밀착시키고 부상을 최소화하는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자동차가 이동 속도와 주요 장치의 사용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운전자의 상태를 점검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EQ900에 적용한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은 주행 중 차량의 조향각과 조향토크, 차선 내 차량 위치 등 주행 패턴을 기반으로 운전자 위험 상태를 5단계로 계기판에 표시한다. 운전자의 피로에 따라 부주의 운전 패턴이 인식되면 휴식을 권하는 팝업 메시지가 표시되고 경보음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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