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08 03:00
['48볼트 하이브리드차' 첨단기능]
- 시동 발전기가 전기모터 역할
차에 高전압 그대로 쓸 수 없어 48V를 감압장치로 12V로 낮춰
나머지 전압은 시동 발전기로…
- 부품價 기존 하이브리드차의 30%
전압이 4배 이상 높아지면서 차량 내 전선 굵기·부피 줄어
차량 가격 크게 낮추는 효과
전 세계적으로 연비(燃比) 규제가 강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유럽과 중국을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평균 연비 규제가 크게 강화될 예정이다.전기차보다 대중화에 먼저 성공한 하이브리드(hybrid)차는 이런 움직임을 타고 판매량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만638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이 3.4% 감소한 것과 대비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차 모델은 기아차 니로(1만133대)로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량의 30%에 육박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 성능 개선에 매달리고 있는 가운데 '48볼트(V) 하이브리드차'가 관련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하이브리드차에서 쓰는 배터리의 전압보다 4배 높은 48V 전압 배터리를 쓴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전기모터 없애고 배터리 전압 4배로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번갈아 가동하면서 달리는 차량이다. 엔진의 시동을 건 뒤 일정한 속도로 가속할 때까지 전기모터가 엔진의 보조 동력으로 작동한다. 이어 차에 속도가 붙은 이후에는 엔진으로 차를 움직인다. 이후 차가 감속하거나 멈출 때 사라지는 운동에너지를 활용해 모터를 돌려 전기를 얻어 배터리에 저장한다.
48V 하이브리드차는 전기가 엔진을 보조해 연비를 높인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차 콘셉트를 충족시키고 있다. 하지만 기존 하이브리드차와 비교할 때 구조나 구동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하이브리드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모터가 없다는 점이다. 또 다른 차이는 기존 하이브리드보다 4배 높은 48V 전압의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48V 전압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기존 하이브리드차보다 4배 높은 전압의 전기를 시동 발전기에 공급해 엔진의 출력을 높여줘 가속할 때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48V 하이브리드 시동 발전기에는 차가 속도를 줄이거나 정차할 때 생기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까지 갖추고 있어 전기모터 역할까지 하고 있다.
48V 하이브리드차 전압이 4배 높기 때문에 풀어야 할 과제가 하나 있다. 차량용 전자 장비는 대부분 12V 전압용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에 48V 전압을 그대로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48V를 12V로 감압하는 장치를 장착해 해결했다. 48V 전압을 그대로 12V 전압용 전자 장비에 쓸 수 없기 때문에 전압을 낮추는 것이다.
◇부품 가격 기존 하이브리드 대비 30%
48V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를 없앴기 때문에 구조가 단순해졌다. 또 전압을 높이면서 차량 안에 쓰이는 전선의 굵기와 부피까지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체 델파이에 따르면 48V 하이브리드차는 부품 가격을 기존 하이브리드차 대비 3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친환경 기능은 기존 하이브리드차의 70% 수준을 맞출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자동차 부품 업체 발레오가 개발한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아우디 SQ7에 처음 적용됐다. 르노가 올해 48V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BMW·볼보·폴크스바겐 등 주요 업체들도 개발을 거의 다 마친 상태다. 보쉬·콘티넨탈·덴소 등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48V 하이브리드차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48V 하이브리드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컨버터(전압 변환기) 통합형 48V 배터리 시스템을 독자 개발해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IHS는 2025년 친환경차 수요 중 48V 하이브리드차가 절반 이상을 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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