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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로봇 인공지능 600만불의 사나이

FERRIMAN 2017. 8. 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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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되어가는 ‘600만불 사나이’

증강인간 기술, 연평균 43.5% 급성장

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우주비행사 스티브 오스틴은 사고로 양쪽 다리와 한쪽 팔, 그리고 한쪽 눈을 잃었다. 불구가 된 그는 첨단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아 초능력 인간으로 재탄생한다. 양쪽 다리는 시속 100㎞ 속도로 달릴 수 있고 한쪽 팔은 자동차도 번쩍 들어 올릴 수 있는 근육을 지니게 된 것.

그리고 한쪽 눈은 뚜뚜뚜뚜 하는 소리와 함께 줌 렌즈를 당기면 멀리 있는 물체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데다 야간투시 능력까지 지닌 눈으로 개조됐다. 1970년대에 방영된 TV 외화 ‘600만불의 사나이’ 속 주인공이 바로 그다.

이 TV 시리즈가 히트를 치자 스티브 오스틴의 여자 친구인 ‘소머즈’도 방영됐다. 소머즈 역시 낙하산 추락 사고로 양쪽 다리와 한쪽 팔, 그리고 한쪽 귀를 첨단 장비로 교체한 바이오닉 인간이 주인공이다. 600만불의 사나이와 단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초능력 눈 대신 초능력 귀를 지녔다는 점이다.

미국 ABC 사가 제작한 1970년대 드라마 '600만 불의 사나이'.

미국 ABC 사가 제작한 1970년대 드라마 ’600만 불의 사나이’. ⓒ 위키미디어 public domain

현재 시점에서 보면 600만불의 사나이와 소머즈는 증강인간이라 할 수 있다. 증강인간(Human Augmentation)은 말 그대로 자연적인 인간보다 각종 능력이 증강된 인간을 뜻한다. 날로 발전하는 첨단 과학은 특수 목적의 의족, 의수, 의안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해 신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좋은 예로 미국의 방위업체 록히드 마틴 사가 개발한 헐크(HULC ; Human Universal Load Carrier)를 들 수 있다. 이 장비를 착용한 병사들은 90㎏의 군장을 메고 시속 5㎞ 속도로 장시간 동안 산악 등의 모든 지형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헐크 속에 부착된 압력센서가 병사의 걷는 방식과 속도를 감지해 병사의 동작을 증폭하고 강화해주기 때문이다.

입을 수 있는 외골격 로봇 개발

이처럼 신체를 기계장치로 감싸 근력을 높여주는 보조장치를 외골격 로봇이라 한다. 외골격 로봇은 대개 금속 뼈대를 입히고 모터와 기계 관절의 힘으로 움직이는 방식이어서 무겁고 딱딱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마치 바지처럼 입을 수 있는 부드러운 외골격 로봇이 개발됐다. 미 국방부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지원을 받아 하버드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 엑소슈트’가 바로 그것.

옷감과 연결된 와이어의 힘으로 움직이는 엑소슈트를 착용할 경우 30㎏의 짐을 메고도 힘들이지 않고 시속 9㎞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시속 9㎞면 조깅할 때보다 조금 빠른 속도다. 미 특수작전사령부에서는 총알과 화염을 견딜 수 있으면서 초인적인 힘과 속도를 낼 수 있는 장갑전투복을 개발 중이다.

일본의 벤처기업 ‘사이버 다인’은 근위축증 환자의 하체에 장착해 걸음 치료를 돕는 외골격 로봇 ‘할(HAL)’을 개발했다. 일본 정부에 의해 의료기기로 승인된 ‘할’은 지난해 4월 공적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의료용 슈트가 의료보험에 적용된 것은 ‘할’이 최초였다.

최근 일본 오바야시구미 시에서는 현장 노동자의 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을 현장 직원들에게 시험 제공했다. 그 결과 무거운 자재를 옮길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어져 허리 통증이 줄었으며 피로도가 감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할’을 착용하고 일할 경우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작업량이 1.5배 증가했다.

증강인간 기술에는 신체 기능의 강화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의 확장까지 포함된다. 미군이 최신 전투기에 도입한 개량형 헬멧을 착용하면 조종사는 그를 통해 각종 비행 및 전투 정보를 보는 것은 물론 조준까지 할 수 있다. 즉, 적군 전투기가 앞이 아닌 옆에 있어도 미사일이 조종사의 시선을 따라 방향을 변경해 목표로 날아가게 된다.

미래학자 2050년에 증강천재 탄생 전망

테슬라의 괴짜 CEO 일론 머스크가 새로 설립한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도 이 같은 증강인간 기술의 좋은 사례다. 뉴럴링크 사는 뇌에 ‘뉴럴 레이스(Nueral Lace)라는 초소형 인공지능 칩을 이식한 후 사람의 생각을 컴퓨터에 다운로드하거나 업로드 하는 것을 사업 목표로 하고 있다.

1차적인 목적은 아직 완치가 불가능한 간질 및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의 치료 및 예방이다. 그런데 일론 머스크는 뉴럴링크 사의 목표를 더 먼 미래에 두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게 되는 때를 대비하자는 것이다. 뇌에 초소형 칩을 이식하게 되면 인공지능이 아무리 똑똑해져도 인간이 주도권을 잃지 않게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근 들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증강인간에 대한 연구 및 제품 개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한 MIT 공대의 미디어랩은 증강인간 연구를 주목적으로 하는 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의하면 2013년 9180만 달러로 평가된 전체 증강인간 시장규모가 연평균 43.5% 성장해 2020년에는 11억3500만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세계적인 IT 자문회사 가트너는 해마다 발표하는 신기술 보고서에서 증강인간을 주목할 만한 핵심기술이라고 분석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를 연구하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회장이자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롬 글랜은 2050년이면 AI와 연결된 휴대폰 및 스마트글래스 등이 의복 또는 신체에 통합됨으로써 ‘증강천재’가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때쯤이면 600만불의 사나이와 소머즈를 드라마 속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 이성규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7.08.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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