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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유기재료, 폴리머, 고분자재료

FERRIMAN 2018. 5. 11. 16:44

- Sciencetimes - http://www.sciencetimes.co.kr -

금속처럼 재활용할 수 있는 ‘폴리머’

상황에 따라 물성 달라지는 소재도 개발중

현대 문명을 이야기하고자 할 때 플라스틱과 같은 폴리머(polymer)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폴리머가 현대 문명에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저렴하고 일년 내내 변하지 않는 물성은 다른 소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폴리머만의 가장 큰 매력이다. 또한 가볍고 어떤 형태로든지 쉽게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도 폴리머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그러나 장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폴리머는 금속이나 유리처럼 다시 녹여서 사용할 수 없고 썩지도 않기 때문에 최근 들어서는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까지 몰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국의 과학자들이 100% 재활용이 가능하고, 주변 상황에 따라 물성(物性)이 변하는 폴리머들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금속처럼 100%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머가 개발되고 있다 ⓒ ScienceTimes

금속처럼 100%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머가 개발되고 있다 ⓒ Colorado.edu

고온이 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폴리머

100%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머를 개발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미 콜로라도주립대 화학과의 연구진이다. ‘유진 첸(Eugene Chen)’ 교수가 이끌고 있는 연구진은 고온이 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폴리머를 개발하고 있다.

첸 교수는 “재활용 가능한 폴리머 개발의 핵심은 감마부티로락톤(gamma-butyrolactone)이라는 모노머(monomer)를 사용한다는 점”이라고 밝히며 “상용화에 성공하다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의 환경 오염 문제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플라스틱은 폴리머를 대표하는 소재다. 모노머는 폴리머를 이루는 최소단위이기 때문에, 모노머가 2개 이상 결합되면 폴리머가 된다. 연구진은 실험에 착수하기 전에 폴리머 상태에서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 전 단계인 모노머 상태에서 해결방안을 찾기로 의견을 모았다.

연구진이 선택한 모노머는 감마부티로락톤(GBL)이다. GBL은 기존의 폴리머 제품들을 대체할 수 있는 12종류의 바이오매스(biomass) 합성물에서 얻은 무색의 액체이자, 향정신성의약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시약이다.

연구진이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GBL은 고분자 화합물인 폴리머로 중합되기는 힘든 물질로 알려져 있었다. 저분자 모노머 형태여서 열에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 따라서 폴리머 재활용을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들은 GBL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다.

온도에 따라 모노머와 폴리머를 오가며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의 제조 원리 ⓒ Colorado.edu

온도에 따라 모노머와 폴리머를 오가며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의 제조 원리 ⓒ Colorado.edu

이에 대해 첸 교수는 “GBL에 대한 기존의 연구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라고 전하며 “몇 가지 촉매를 더하고 온도를 재설정하는 방법을 통해서 GBL을 기반으로 하는 폴리머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첸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연구진이 재활용 폴리머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3년 전인 2015년에 다른 소재를 사용하여 재활용 폴리머 개발에 도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개발했던 폴리머 소재는 열에 약하고 강도도 높지 않아서 상용화에 실패했다. 반면에 현재 개발 중인 폴리머 소재는 상온에서 촉매로 수분만에 쉽게 분해할 수 있으며 비교적 열에 안정하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연구진은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업계는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진이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찬사를 보내면서도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찬사를 보내는 쪽은 GBL을 기반으로 하는 폴리머가 바이오플라스틱인 P4HB와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P4HB는 박테리아로부터 얻은 플라스틱으로서 보통 플라스틱보다 비싸고 제조 과정도 복잡한데, 연구진은 비교적 간단한 공정을 통해 이와 비슷한 성질의 폴리머를 만든 사실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쪽은 GBL이 중독성과 독성이 있는 화합물이어서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재활용 공정에서 유해 물질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는 폴리머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진이 100%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머를 개발하고 있다면 미 육군연구소(ARL)와 메릴랜드대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상황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는 폴리머를 개발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복합 폴리머는 자외선을 조사하면 강도(强度)가 높아지는 신개념 소재다. 최근 진행한 테스트에서 자외선을 쪼인 폴리머는 5분 만에 93%나 더 딱딱해지고, 강도도 35%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 미 육군연구소의 프랭크 가디아(Frank Gardea) 박사는 “카본나노튜브(CNT)를 연결하는 폴리머 반응 소재가 자외선에 따라 반응해서 서로를 단단하게 연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외선을 쪼이면 물성이 달라지는 폴리머는 헬리콥터 날개 등에 사용될 수 있다 ⓒ USarmy

자외선을 쪼이면 물성이 달라지는 폴리머는 헬리콥터 날개 등에 사용될 수 있다 ⓒ USarmy

CNT(Carbon Nano tube)는 탄소들이 벌집처럼 연결되어 다발형태를 이루고 있는 신소재로서, 두께가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에 불과한 1나노미터(nm)지만, 강철보다 100배 강하고 구리보다 1천 배나 전기가 잘 흐르는 특성을 갖고 있다.

처음부터 단단하게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가디아 박사는 “물론 그렇게 만들 수도 있지만, 너무 딱딱하게 만들면 쉽게 부러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변 여건에 맞게 강도가 조절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자외선에 따라 강도가 달리는 폴리머는 헬리콥터의 날개처럼 가벼워야 하지만 많은 힘을 받는 소재에 적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헬리콥터 날개의 속도와 받는 힘에 따라 강도가 변하기 때문에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김준래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8.05.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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