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교육과 정책

[사이언스타임즈] 수학, 과학

FERRIMAN 2018. 5. 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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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

수능 과학·수학에 '서술형' 도입해야

이는 수능 성적을 위해 학습 부담이 큰 과탐Ⅱ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 2021학년도 수능 수학영역 가형에서 ‘기하’가 출제범위에서 제외가 결정됐다. 그 이유는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 완화를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쉬운 과목을 선택하고, 어려운 내용을 시험에서 제외한다고 해서 과연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줄어들까.

송진웅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대한민국의 입시생들은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각자의 상황과 위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하기 때문에 문제가 쉬어지면 쉬운 문제를 모두 맞추기 위해 무한히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밖에 없다”며 문제가 쉽다고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완화되는 건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한국 과학 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이 열렸다.

지난 29일 ‘한국 과학 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이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문제가 쉬어지면 학습부담 줄어들까?

이 같은 주장은 지난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 과학·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제9회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포럼에서 발표한 송진웅 교수의 ‘지속가능발전 미래사회를 위한 수능 과학탐구의 방향’이란 발제에서 나왔다.

그는 “미국의 대학학점 선이수제인 AP(Advanced Placement)에서 물리가 27만5000명, 화학이 15만9000명, 생물이 25만4000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018학년도 수능에서 물리Ⅱ가 2839명, 화학Ⅱ가 3340명, 생물Ⅱ가 9140명, 지구과학Ⅱ가 1만424명”이라며 “미국의 AP가 우리나라 과탐Ⅱ보다 훨씬 더 어렵지만, 많이 선택하는 까닭은 대학에서 그런 과목이수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진웅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가 '지속가능발전 미래사회를 위한 수능 과학탐구의 방향'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송진웅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가 ‘지속가능발전 미래사회를 위한 수능 과학탐구의 방향’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그런데 “우리나라의 수능 과탐 문제들이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평가하거나 교과의 핵심역량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쉬운 영역에서 변별력을 갖게 하기 위해서 문제를 여러 차례 꼬아서 출제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5지 선다형 문제에서 답을 선택하는 기술만 연마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입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송진웅 교수는 “새로운 입시제도가 고교 1학년 때 배우는 공통과목만을 무한반복적으로 공부하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대학이 모집단위별로 응시생의 수능 선택과목과 고교 선이수 과목 등을 지정하도록 해서 모집단위의 전공 관련 과학Ⅱ 수준의 학습이 고교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송 교수는 △EBS 연계 폐지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들을 출제 △선택과목은 엄격한 절대 평가 체제로 전환 △주관식 문항을 점차 도입 △과학Ⅱ를 포함한 2과목 선택 △꼭 1개 과목만 선택한다면 과학Ⅱ에서 선택 등 수능 과탐 영역의 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을 제시했다.

수능과목에 ‘기하’ 포함시켜야 주장

특히 이날 포럼에서 ‘수학교육 현황과 미래세대의 글로벌 경쟁력’을 주제로 발제한 이향숙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도 주관식 도입에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대학입시 평가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 교육개혁의 시작”이라며 대학입시 수능 수학분야 서술형 평가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향숙 교수는 “프랑스에는 200여 년이 넘는 전통의 바칼로레아 시험이 있고, 스위스도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시험이 있고, 영국과 싱가포르에서도 도입됐으며 일본의 대학입학희망자 학력령가에선 2020년 논술형을 도입키로 하는 등 해외 입제도에 다양한 서술형 평가 체계가 도입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현재 수능 대비 반복적 문제풀이 위주의 수학 학습법 개선을 위해 수능 수학에 서술형 평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학교육 현황과 미래세대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발제하고 있는 이향숙 이화여대 교수

‘수학교육 현황과 미래세대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발제하고 있는 이향숙 이화여대 교수 ⓒ 김순강 / ScienceTimes

또 이 교수는 2022학년도 수능과목에 ‘기하’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자연의 생명체 모두가 기하학적 구조로 표현되고, 우리 생각의 움직임도 기하학적으로 모델링이 가능한 시대”라며 “기하가 공간인지능력, 창의력, 상상력, 문제해결 능력 등의 사고력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초과목으로서의 비중과 그 응용확장성이 매우 클 뿐 아니라 대부분 주요 국가가 교육과정과 입시에서 기하를 포함하고 있다”며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고교 과정에서 꼭 배워야 하고 과목의 중요성은 평가를 통해 강조되어야 하고, 특히 이공계 진학하는 학생들의 수능 선택 가형에 ‘미적분학’과 ‘확률과 통계’, ‘기하’ 과목이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김순강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8.05.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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