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과 경제

[중앙일보] 스마트폰 시장동향

FERRIMAN 2019. 2. 4. 13:34

삼성에 선수 친 화웨이 "첫 5G 폴더블폰 내달 공개"

입력 2019-01-28 00:02:06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 비즈니스그룹 CEO는 지난 25일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5G 폴더블폰을 내놓겠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 비즈니스그룹 CEO는 지난 25일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5G 폴더블폰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사진 화웨이 프리 MWC 동영상 캡쳐]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 간 스마트폰 세계 1위를 건 자존심 싸움이 한층 더 격화되고 있다. 현재 세계 1위인 삼성이 다음 달 ‘갤럭시 10주년 작’ 공개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아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하겠다고 하자, 화웨이는 "세계 최초의 폴더블 5G 폰을 내놓는 곳은 화웨이가 될 것"이라고 응수하고 나섰다.

화웨이는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상대로 연 ‘프리-MWC’ 기자간담회에서 ‘선전 포고’를 했다. 리처드 유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올림픽’으로 불리는 MWC에서 선보일 5G 스마트폰에 탑재할 부품을 설명하다가 간담회 말미에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여러분들을 볼 수 있으리라 학수고대합니다. 우리는 거기서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크린을 갖춘 5G 폰으로 여러분을 맞이할 테니까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로우 키’ 행보를 거듭했던 화웨이가 유럽에서 열리는 MWC에선 ‘세계 최초의 5G 폴더블 폰’을 공언하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MWC에서 화웨이가 공개할 5G 폴더블 폰은 화웨이의 기술력이 총결집된 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유는 폴더블 폰에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 ‘기린 980’와, 자체 개발한 모뎀 칩 ‘발롱 5000’을 탑재한다고도 밝혔다. 다만 삼성처럼 폴더블 폰을 안으로 접는 방식(인폴딩)인지, 샤오미·로욜처럼 바깥으로 접는 방식(아웃폴딩)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iOS 운영체제를 쓰는 애플과 달리 삼성과 화웨이는 구글 안드로이드 OS라는 단일 시장에 묶여있다. 삼성 스마트폰이 하나 팔리면, 그만큼 화웨이 스마트폰이 한 대 덜 팔리는 ‘제로섬’ 구조다. 리처드 유는 기자간담회 직전 CNN과 인터뷰에서도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말까지 모바일 기기 판매량으로 넘버 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을 누르고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구상을 재차 밝힌 것이다.

화웨이와 달리 삼성은 아직 폴더블 폰을 5G로 내놓을지, 4세대 롱텀레볼루션(LTE) 버전으로 내놓을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달 초 CES를 찾은 국내 이동통신업체 경영진을 상대로 갤럭시S10 5G 모델, 폴더블폰 5G 모델을 살짝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첫 5G 폴더블’이라는 타이틀이 상징성이 있는 만큼 삼성도 고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샘모바일을 비롯한 외국 정보기술(IT) 매체들은 27일 삼성전자 폴더블폰에 대해 ‘SM-F907N’라는 구체적인 모델 번호까지 언급한 상태다. SM-F907N은 5G폴더블폰 모델 번호고, LTE 폴더블 폰 모델번호는 SM-F900N라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기술 개발이 다 된 5G 폴더블 폰의 최초 출시를 화웨이에 빼앗길 경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완성도를 고려하는 삼성 입장에서는 폴더블 폰에 5G 모뎀칩까지 넣으면 수율이 떨어지는 것이 큰 고민이다. 화웨이는 최근에도 삼성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세계 최초 타이틀을 노리면서 삼성을 자극해왔다.

두 회사는 ‘5G 토털 솔루션’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5G폰뿐만이 아니라 각종 신호를 전달하는 이동통신 중계기 등 통신 장비 역시 함께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장비 분야에선 화웨이가 이미 세계 1위이고, 삼성은 5G 상용화를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해 처음으로 찾은 사업장 역시 경기도 수원 사업장 내 5G 이동통신 장비 생산라인이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 회장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없는 5G는 스타 없는 NBA"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