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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4차산업혁명, 자율주행차, 미래자동차, 자율주행차 원리, 플라잉카

FERRIMAN 2019. 11. 9. 12:15

앞선 ‘자율차 동맹’ 크루즈·아르고AI…현대차·앱티브 맹추격

입력 2019-10-12 00:37:40
수정 2019-10-12 0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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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글로벌 합종연횡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미국 자율주행 기술 업체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2020년 예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몇 년간 오로라, 메타웨이브 등 자율주행 관련 기술 업체에 투자해왔지만 이번 조인트벤처 설립은 무게가 달랐다.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 50대 50의 합작법인을 세우기 위해 총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를 출자했다. 현대차 시가총액(약 27조6000억원)의 11분의 1 수준이다. 지난 6월 오로라에 투자한 금액은 약 300억원에 불과했다. 

투자 금액의 차이는 투자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앱티브와의 조인트벤처 설립으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로드맵 자체가 달라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조인트벤처 설립 발표 후 "2022년 말쯤 자율주행 시범 운행을 시작하고, 2024년에 (완전자율주행차를) 본격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그의 예상보다 1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완성차 회사의 자율주행 회사 투자는 이뿐만 아니다. GM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자회사인 크루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GM은 2016년 자율주행 기술 개발 스타트업이었던 크루즈오토메이션을 인수한 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기술을 축적했다. 이 덕에 GM은 내비건트 리서치 평가에서 지난해 순수자율주행 기술력 2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주도로 조성한 비전펀드와 일본 자동차 브랜드 혼다도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 인텔 · 웨이모에도 눈독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소프트뱅크는 22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혼다는 12년간 27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유기적이어야 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어느 한 회사가 모두 맡기는 어렵다"며 "특히 AI와 정밀지도 매핑 등은 특히 자동차 업체가 경험하지 못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GM은 자회사를 대상으로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는 동시에 크루즈오토메이션을 인수하는 결단을 보여줬는데, 현대차는 오히려 투자가 늦은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드와 폴크스바겐도 자율주행 연구기업인 아르고AI에 투자하며 끈끈한 동맹관계를 맺었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포드가 2017년 인수한 아르고AI에 26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포드와 폴크스바겐은 아르고AI의 지분을 사이좋게 나눠가지게 됐다. 도요타와 우버의 협력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도요타는 지난 4월 덴소·소프트뱅크와 함께 우버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8월, 우버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완성차 업체들은 인텔과 웨이모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인텔은 2017년 17조원을 들여 카메라 센서 부문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모빌아이를 인수했다. 모빌아이는 현재 글로벌 자율주행 관련 부품 시장에서 핵심 중 하나인 카메라 센서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카메라 센서 부문에서 모빌아이의 경쟁력과 인텔의 데이터 처리 능력의 시너지 효과가 최대 강점이다. 자율주행 기술력 1위인 웨이모도 마찬가지다. 웨이모는 현재 FCA, 재규어랜드로버, 르노-닛산 등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 제휴하고 있지만 연결고리는 그리 탄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입법 더디고 파일럿 운전만 허용"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의 주도권을 어느 기업이 쥘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실제 자율주행이 이뤄지려면 기술뿐 아니라 제도와 인프라, 법적 정비가 필요한 만큼 각국 정부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현대차와 앱티브는 조인트벤처의 본사를 미국 보스턴에 두기로 했다. 연구개발을 위한 인프라와 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투자금액이 미국으로 향하는 셈이기 때문에 한국의 자율주행산업 생태계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지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KPMG가 자율주행차 도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세계 25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자율주행차준비지수(AVRI)에서 우리나라는 올해 1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위에서 3계단 떨어졌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모든 차량 운전자가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등을 정확하게 조작해야 하고 운전자가 컴퓨터 등을 사용하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KPMG 관계자는 "한국은 자율주행 최전선에 있는 국가들과 달리 레벨 3 단계의 자율주행 파일럿 운전만 허용하고 있다"라며 "지수 상위 국가들에 비해 입법 과정도 느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15일 발표 예정인 정부의 미래차 관련 육성정책을 지렛대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시대를 꿰뚫어보고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자율주행차, 주행거리·충전시간 앞선 수소차가 유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앱티브와의 조인트벤처 설립 사실을 발표한 후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자율주행차에도 제격"이라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기에 전기차보다 더욱 효율적인 시스템일까.   

현대차그룹이 공동 회장사를 맡고있는 수소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레벨 5의 완전자율주행차는 1~2단계의 전기 구동 자율주행차보다 최대 35%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전력 소비가 늘어나면 같은 용량의 전기차 주행거리는 줄어든다. 현재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가 271㎞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레벨 5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되면 단순 계산으로 200㎞밖에 달리지 못한다. 배터리를 늘리면 무게가 증가해 자동차의 전비가 낮아지고 배터리셀 장착 비용이 늘어 차량 가격이 비싸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수소연료전지차가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은 여기서 시작된다. 수소차 역시 동력원으로 전기를 사용하지만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는 게 아니라 수소연료를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김세훈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상무)은 "수소탱크 용량만 키우면 최대 주행거리를 쉽게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전시간 차이도 크다. 자율주행차 개발 기업 언맨드 솔루션의 문희창 대표는 "전기차는 아무리 고속충전을 한다고 해도 1시간의 시간을 잡아야 하는 반면 수소는 5~10분 이내에 충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충전소보다 수소연료충전소가 면적당 더 많은 수의 자동차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언급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소연료전지차가 자율주행에 무조건 유리하다는 식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도심을 돌아다니는 자율주행차는 전기차가 유리한 반면 긴 주행거리가 필요한 경우 수소연료전지차가 적합하다"며 쓰임새가 다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수소연료전지는 자원 확보부터 유통 과정까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무엇보다 수소연료가 경제적 이득이 있어야 활용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결국은 국가의 에너지 수급정책과 연계된 문제이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 어떤 형태가 유리한지를 따지는 것은 아직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자동차의 형태나 사용처에 따라 장단점이 있지만 결국 에너지 수급정책에 맞출 수밖에 없는 문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태양열·수력·풍력 발전 등이 쉽지 않은 나라에서는 수소를, 그렇지 않은 나라에서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윤신 기자

하늘길은 장애물 없다…자율주행 플라잉카 2025년 상용화

입력 2019-10-12 00:02:02
수정 2019-10-12 0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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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글로벌 합종연횡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플라잉카(flying ca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무대를 장애물이 적은 하늘길로 옮긴 모빌리티·완성차 업체가 플라잉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플라잉카는 하늘을 나는 개인형 이동수단(PAV·Personal Air Vehicle)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 도심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조작도 간단해 출퇴근길 도로가 막히면 공중으로 차량을 띄워 도로 위에서 날아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자율주행 기술 이식, 수직 이착륙 가능 

우버 플라잉카 모습. [AFP]

우버 플라잉카 모습. [AFP]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와 완성차 업체들은 2020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플라잉카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도로 위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를 드러낸 우버가 플라잉카 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버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과정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냈었다. 학습된 데이터로 의사결정을 하는 우버의 자율주행차 AI가 학습되지 않은 데이터인 자전거를 끌고 가는 보행자에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우버는 당장 내년에 플라잉카를 이용한 항공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상용 서비스는 2023년이 목표다. 4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우버의 플라잉카는 헬리콥터와 비행기를 결합한 구조다. 마크 무어 우버 항공택시 부문 기술총괄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효율성은 높이면서 소음은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우버의 하늘길 개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의 난제로 꼽혀온 도로 위 돌발상황이 하늘길에선 적기 때문이다. 현재 자율주행차가 물체를 인식하는 데 필요한 레이더, 라이더, 고해상도 카메라, 이미지 센서 등 기술은 상용화 단계다. 그러나 인식한 물체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판단하는 AI 기술이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시중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는 "데이터 학습으로 판단을 하는 AI가 도로 위 돌발상황에 대응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면서 "이와 달리 하늘에서는 장애물이 없어 플라잉카가 혼자 달리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발 빠르게 자율주행 기술을 플라잉카에 이식하고 있다. 아우디가 2018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플라잉카 ‘팝업 넥스트’가 대표적이다. 팝업 넥스트는 아우디가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협력해 내놓은 플라잉카로 드론과 전기차를 조합한 형태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이 플라잉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율주행 전문 기업 앱티브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9월 30일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개발을 위한 사업부를 신설했다. 사업부 이름은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로 수직 이착륙과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플라잉카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비행 자동차 자율주행이 먼저 상용화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교통체증 대안’ 각국 정부도 팔 걷어 

전문가들은 제도와 인프라가 갖춰지는 2025년이면 하늘을 나는 자율주행차가 완전히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 정부도 교통체증 문제의 대안으로 플라잉카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05년 차세대교통시스템연구소를 설립, 플라잉카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고속도로 인증을 면제하고 시험 비행 단계에서 필요한 요건을 완화했다. 유럽연합(EU)은 2011년 620만 달러(약 70억원)를 출연해 플라잉카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 역시 내년 중 플라잉카 산업 발전 로드맵을 수립해 발표하기로 했다.   

심현철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기술적 걸림돌은 거의 해결된 상황"이라며 "제도·인프라만 갖춰진다면 2025년을 전후해 하늘을 나는 차가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