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대체 친환경 원료 개발·소비량 감소로 문제 해결해야”
임인재 객원기자 작성일 2019-12-24 (화) 09:00 의견 0
▶ 과총은 12월 17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플라스틱 이슈 해결을 위한 실천계획과 정책제안’을 주제로 제6회 플라스틱 이슈포럼을 개최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는 지난 12월 17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플라스틱 이슈 해결을 위한 실천 계획과 정책 제안’을 주제로 제6회 플라스틱 이슈포럼을 개최했다. 과총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2019년 출범한 ‘과총 플라스틱 이슈포럼’을 마무리하는 자리로 플라스틱 이슈 관련 실천계획과 정책제안 등으로 진행됐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20세기 중반 이후 플라스틱은 뛰어난 물성, 편의성, 저렴한 가격으로 철, 목재, 유리, 종이, 면화 등 천연자원을 대체했다. 하지만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으로 생활화되면서 플라스틱은 지구 생태계에 재앙이 되고 있다. 신의 선물처럼 등장한 플라스틱은 이제 잘못된 사용으로 인류 문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과총은 과학기술계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부터 전문가, 이해관계자, 시민이 참여하는 ‘플라스틱 이슈포럼’을 6회 시리즈로 개최했다. 플라스틱의 역사, 국내외 플라스틱 생산과 이용 실태, 플라스틱의 환경적 영향, 재질 구조, 플라스틱 남용의 심각성, 재활용의 현황 한계, 폐기물 저감 방안, 국내외 정책 대응방안 등 플라스틱 처리 관련 다양한 세부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이를 통해 제도적·정책적 대안과 더불어 대체물질 개발 등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번 포럼에서는 그동안의 내용을 총정리하고 종합해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주체별 실천계획과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원료생산업체는 재활용 기술 개발해야
포럼 발제는 오정화 아모레퍼시픽 그룹전략실 상무,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 권용구 인하대 교수, 이정임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이 맡았다. 오정화 상무는 기업에서 추진하는 플라스틱 저감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오 상무는 “기업 차원에서 플라스틱 총량을 50% 감량하고자 한다. 재활용, 재사용, 퇴비화를 100%로 실행하고, 재활용 자원 투입을 50%로 실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제품 용기 디자인 및 구조를 변경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6.5톤가량 감소시키는 것이 목표다. 카페와 같은 매장 서비스에서는 빨대가 필요 없는 리드, 종이빨대, 나무 포크와 숟가락을 사용하고 물류서비스에서는 FSC 인증 종이, 종이테이프, 크라프트 박스 사용, 그리고 화장품 용기에는 재활용 소재와 바이오 플라스틱을 적용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룹의 자가회수시스템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오 상무는 “환경영향 전과정(LCA)을 고려한 대체물질 기술 개발과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플라스틱 대체 기술 개발 R&D에 지원할 예정이다. 그리고 친환경시장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도 도입할 계획이다.생산, 유통, 소비자, 정부가 함께 범국가적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국형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를 선언할 것”이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김평중 본부장은 “매년 2억 톤의 플라스틱이 매립되거나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15년 내에 두 배로 증가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적절한 관리가 없다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후 플라스틱은 회수와 재활용을 촉진할 수 있는 미개발된 가치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우선 원료업체가 해야 할 일은 감량, 재사용, 재활용, 대체, 신규용도 등으로 나눌 수 있다.감량은 환경친화적 고기능 소재개발에 중점을 둔다. 대체는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으로의 대체를 의미한다.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과 동등한 물성을 유지하나 박테리아,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을 의미한다. 재활용 기술의 연구개발도 필요하다. 오일 합성가스 및 화학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원료-제품 업계 간 시너지 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다. 원료-제품업계는 공동으로 ‘산업계 선언문’ 발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용구 교수는 “1950년부터 2017년까지 전 세계의 플라스틱 누적 생산량은 83억톤에 이른다. 플라스틱은 값싸고, 성형성과 가공성이 뛰어나며, 다양한 물성의 구현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플라스틱 재료의 양적 과다사용으로 여러 가지 병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거쳐 결국 우리 식탁으로 돌아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째 생산단계에서 대체재를 개발해야 한다. 그 후보로 생분해성 고분자가 있다. 분해성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과 유사한 물성을 가지나, 폐기 후 자연계에서 미생물의 활동에 의해 저분자화합물로 변하고, 최종적으로는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이다. 소비단계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이 중요하다. 플라스틱 재활용 장려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분해거동 연구를 통해 화학적 물질을 회수하여 에너지원으로 이용해야 한다. 고형폐기물로서의 탄소 화합물 활용과 복잡 재료 제조 및 물성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임 선임연구위원은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은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폐플라스틱 재활용량은 2006년 대비 10년간 79%로 증가했다. 유럽의회는 플라스틱 빨대, 식기 등 일부 품목의 유통 금지, 국가별 감축 목표 수립, 생산자 책임강화 등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는 내용이 담긴 플라스틱 제품 사용 규제안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제조단계부터 재활용이 쉽도록 생산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단계적으로 퇴출하며, 음료 생수 중 유색 페트병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플라스틱 순환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쓰비시 전기는 사용이 끝난 가전제품으로부터 회수한 폐플라스틱을 다시 가전제품에 사용하는 ‘자기순환 리사이클’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 휴대폰 등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점차 줄여 2020년까지 친환경 포장재 100%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포장 및 용기 폐기물에 대한 저감정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미화 이사장은 “국내 생활계 플라스틱 규제현황을 살펴보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와 젓는 막대는2022년부터 금지된다. 면도기, 샴푸, 린스, 칫솔 등 1회용 위생용품은 2022년부터 50실 이상의 숙박업, 2024년부터 모든 숙박업에서 무상 제공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플라스틱 문제는 제품의 과대포장부터 개선해야 한다. 불필요한 포장재를 제품에 사용하는 경우, 업체들을 대상으로 포장재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일반의약품 중 PTP 포장을 PE병 등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경우에는 대체 가능한 약품 제시 등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대체가 가능하지만 대체하지 않은 경우 폐기물 부담금 부과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지속적으로 포장재 및 플라스틱 폐기물 다량 배출 사업장을 조사하고 감량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자원소비 최소화 필요
주제발표가 마무리된 후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패널토론은 김명자 과총 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기범 경향신문 기자, 이소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 김효정 환경부 과장, 이정임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동철 현대자원 대표, 김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 권용구 인하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최동철 현대자원 대표는 “선별장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의 40% 이상이 쓰레기로 나간다. 재활용품에 여러 가지 물품이 혼합돼 있는 것이 문제이다. 지자체가 플라스틱 품목별 분리수거, 요일별 플라스틱 수거일 지정 등의 조치를 취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효정 환경부 과장은 “적정 처리되어야 할 폐기물들이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플라스틱 자원 소비를 최소화해야 하며, 플라스틱 관련 재생원료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플라스틱의 질적·적정 재활용과 자원소비 최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품 원료단계와 소비단계에서 각각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량 감소를 1차 목표로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전체 재생 플라스틱 사용률에 대한 지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경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일상생활에서 폐기물을 심각하게 유발하는 일회용품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김기범 경향신문 기자는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기 쉬운 생활환경과 습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플라스틱 이슈 해결을 위한 실천계획 및 정책제안’과 관련해 경제주체별 실천계획이 발표됐다. ■지방자치단체는 ▲분리배출 체계 구축 및 정보제공 ▲압축 차량 사용제한 ▲민간회수선별업체에 대한 관리 강화 ▲공공선별장의 선별 효율 제공 ■플라스틱 제품 생산업계는 ▲플라스틱 제품의 재질과 구조개선 ▲재활용 원료 사용 확대 ▲플라스틱 제품의 규격화와 표준화 ■소비자 시민단체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실천과 분리 배출 생활화 ▲우수 사례 전파 및 불법처리 감시 ■플라스틱 원료 생산업계는 ▲친환경 플라스틱 연구개발 ▲사회적 책임경영 강화 ■플라스틱 회수 선별 및 재활용 업계는 ▲효율적 회수 선별체계 구축 ▲고품질의 플라스틱 재활용품 생산 ■과학기술계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연구 강화 ▲플라스틱 대체 물질 개발 ▲플라스틱 폐기물 선별 및 재활용 기술 개발 등이 실천계획으로 제시됐다.
정책제안과 관련해서는 ▲플라스틱 통계 체계 구축 및 물질 흐름도 작성 ▲쓰레기 종량제 개선방안 수립▲폐기물부담금 제도의 개선 ▲생활화학제품의 미세 플라스틱 관리 강화 ▲플라스틱 폐기물의 물질재활용 정책 강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재활용 기준 비용 현실화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에 대한 국가 인증 지원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조사 및 정책방향 수립 ▲플라스틱 관련 연구개발 지원 강화 등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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