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사장의 그릇만큼 큰다”
미국 해군의 엘리트 특수부대인 네이비실(Navy SEALs)이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대원들을 7명씩 팀으로 구성해 24개월 동안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데, 4주의 지옥훈련을 앞두고 1등 팀과 꼴찌 팀의 리더를 교체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꼴찌 하던 팀이 단숨에 1등으로 올라서고, 1등을 하던 팀은 2등으로 밀려났습니다.
한국경제신문 5월14일자 A30면 기사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 아니라 ‘안주’>는 조남성 전 삼성SDI 사장이 체득한 리더십의 지혜와 통찰을 소개했습니다. “기업은 사장의 그릇만큼 큰다는 말이 있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도 사장이고, 위험에 빠뜨리는 것도 사장이다.” 조 전 사장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경영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합니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안주(安住)다. 실패한 사람은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안주한 사람에겐 재도전의 기회가 없다.”
‘사장이란 무엇인가’와 ‘가장 이상적인 조직은 어떤 모습인가’는 그가 사장이 된 뒤 맨 먼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홍길동전>의 홍길동과 같은 조직이 그가 꼽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홍길동은 분신술을 쓴다. 자기 머리카락이 수많은 홍길동으로 변해 적과 싸운다.” 전체는 완벽한 한 명의 홍길동이지만 각각은 완전히 자율적이고 독립적이며,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면서 적과 싸운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분신술을 회사에 적용하면 조직 단위로는 전체가 지향하는 비전과 목표, 방향을 공유하고 개인 단위로는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서 자율적으로 일하는 조직이 된다.”
‘홍길동과 같은 조직’을 이끌려면 사장이 세 가지를 갖춰야 합니다. 미래를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통찰력, 그 미래를 상상해서 회사가 추구해야 할 모습을 그리는 비전, 미래와 현재의 격차를 인식하는 위기의식입니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에너지를 얻고, 몰입도와 실행력을 높여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사장으로서 “이럴 거면 내가 하고 말지!”라는 생각을 떨쳐내야 합니다. “경영자는 미래를 계획하고 회사를 성장시킬 새로운 방법을 찾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한다. 일과 권한을 나누는 것은 직원을 성장시키는 훈련 과정이기도 하다.” 평소 직원을 유심히 관찰해서 수준을 파악하고, 기꺼이 일을 나눠주는 것이 사장의 책무라는 얘기입니다.
인재를 육성하는 최우선 방법으로 ‘잠재력을 일깨우는 대화’를 꼽습니다. 경험이 적은 직원일수록 자기 잠재력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의 잠재력은 위로 올라갈수록 더 잘 보입니다. “사원보다는 부장이, 부장보다는 임원이, 임원보다는 사장이 더 잘 보는 것이 순리다. 직원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것은 상사의 몫이다.”
경영자는 이 모든 일을 위해 사상과 철학을 갖춰야 한답니다. “일반적인 경영은 경험과 데이터에 의존하고 관리자나 전문가와 상의해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사안, 책임지기 어려운 일, 위기 순간의 결정은 경영자의 몫이다.” 이런 결정은 경영자 자신의 생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가치관과 철학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2021. 5.18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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