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툭한 칼의 지혜]
젊었을 때에는 열심히 칼을 갈았습니다. 누구든 맞서는 사람은 한 칼에 벨 수 있도록 갈고 또 갈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칼의
날카로움을 부러워하고 그를 존경했습니다. 그러나 그 칼을 조금이라도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상대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상
처를 입히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세상을 알게 되면서 그 칼을 더 이상 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칼에
베인 많은 상처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 칼을 두드려 뭉툭하게 만들려고 애쓰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상처를 내는 칼
을 원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그 칼을 내려 놓았습니다.
만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치열한 젊음을 살았습니다. 부대끼며 껴안기도 했지만 꺽어놓은 사람들이 더 많았습
니다. 상대를 꺽어야만 내가 꺽이지 않는다는 것을 세상살이에서 터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나를 위해 산 것만은 아닙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이 부당한 억압을 받고 있을 때에는 거대한 권력에 맞서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신음하고 상처를 안았지만
그래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으며 싸웠습니다. 그때 날이 잘 선 칼이 있으면 억압하는 그 못된 사람을 베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정의에 대한 열정은 있었지만 자비와 용서는 미처 배우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 김경집 지음 ' 나이듦의 즐거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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