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환절기나 겨울철이 되면 약국과 병원이 마스크를 쓴 감기환자로 넘쳐난다.
콜록거리는 기침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만 기침이 심해지면 목이 찢어질 것처럼 아프다. 때로는 몸살까지 겹쳐서 춥고 솜방망이로 두드려 맞은 듯이 온몸이 쑤시기도 한다.
이처럼 감기 자체가 괴롭기도 하지만 감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폐렴으로 발전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나 아직 나이가 어린 아기들은 감기에 걸리면 체력이 떨어지고 다른 병으로 발전해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감기의 각종 증세는 바이러스가 침입한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코(비염), 목(인두염, 후두염, 편도염), 또는 기관지(기관지염, 폐렴)에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감염돼 열, 두통, 몸살, 콧물, 코 막힘, 기침, 권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감기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제 감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감기는 추운 계절에 잘 걸리기 때문에 감기의 원인을 추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감기에 걸리는 이유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감기는 약 150여 종의 바이러스 균 때문에 걸리게 된다. 이 균들은 비강에서부터 기관지까지의 이어지는 호흡기도에 급성염증을 일으킨다. 비강은 콧등 쪽에 있는 빈 곳을 말한다.
추위나 건조한 날씨에 감기가 잘 걸리는 이유는 이런 날씨가 감기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병에 대한 인체의 저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즉 차가운 날씨는 단지 인체대사와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감기바이러스의 감염을 촉발할 뿐 추위 자체가 감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감기는 감기 바이러스의 존재와 감기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 그리고 우리 인체의 저항력이 약해진 상태의 3박자가 맞아야만 걸리게 된다. 날씨가 워낙 추워 감기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없는 남극지방에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물론 날씨가 추워도 감기 환자와의 접촉만 피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또 공기가 건조할 때 감기에 잘 걸린다는 것을 알아냈다.
건조한 공기는 기관지 점막에 손상을 줘 감기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할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겨울철이면 부모님들이 가습기를 틀거나 방안에 빨래를 널어두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감기환자가 증가하는 환절기와 같은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복잡한 곳을 되도록이면 피하고, 외출 뒤에는 꼭 양치질을 하거나 손을 깨끗이 씻는 등의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날씨가 추워지면 몸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고 충분한 영양공급과 휴식을 통해 나쁜 균과 싸울 수 있는 신체의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그럼 마스크를 쓰는 것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면 감기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감기바이러스의 크기가 매우 작아 마스크로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마스크는 차가운 외부공기를 막아주는 보온효과가 인정돼 감기 감염초기 기침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럼 독감에 대해서 알아보자.
독감은 일반 감기보다 그 증상이 훨씬 심하다. 특히 스페인 독감처럼 증상이 심한 독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가기도 한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에 처음 발생해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무려 2천500만 명에서 많게는 5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14세기 중기 페스트가 유럽 전역을 휩쓸었을 때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이 죽은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독감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는 알려져 있지 않다. 스페인 독감이 처음 보고된 것은 1차대전이 한창이던 1918년 초여름이다. 당시 프랑스에 주둔하던 미군 병사들 가운데 독감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별로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첫 사망자가 나오고, 이때부터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번지면서 치명적인 독감으로 발전했다.
곧이어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미군들이 고국으로 귀환하면서 9월에는 미국 전역에 확산됐다. 9월 12일 미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2만4천 명의 미군이 독감으로 죽는 등 민간인을 포함해 총 50만 명의 미국인이 죽었다. 1919년 봄에는 영국에서만 15만 명이 죽었다. 한국에서도 740만 명이 감염돼 이 가운데 14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바이러스를 분리·보존하는 기술이 없어 그동안 스페인독감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2005년 미국의 한 연구팀이 알래스카에 묻혀 있던 한 여성의 폐 조직에서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를 분리해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이 바이러스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아시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는 조류독감(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5N1’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스페인 독감은 사람의 간에 옮길 수 있는 조류독감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류독감이 변종을 일으킬 경우, 스페인 독감과 마찬가지로 사람에게 감염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