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과 원리 / 도핑테스트◆
얼마 전 로저 클레멘스, 배리 본즈 등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복용해 왔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러한 약물들은 단기적으로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운동선수들 건강을 해치고 본인 실력과는 다른 결과를 얻기 때문에 금지된다. 운동선수가 금지 약물을 복용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도핑테스트 원리에 대해 살펴보자.
도프(dope)란 원래 경마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말에게 투여하는 약물을 일컫는데, 의미가 확대돼 운동선수들이 성적 향상을 위해 투여하는 약물을 지칭하게 됐다. 도핑테스트란 도프를 복용했는지를 검사하는 기술이다.
왼쪽 그림은 검은색 사인펜 잉크 색소가 물을 따라 이동하는 속도가 달라 분리된 모습이다. 용질의 이동속도 차이를 이용해 혼합물을 분리하는 것을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라고 한다. 도핑테스트에 이 크로마토그래피 기법이 쓰인다.
용질을 용매에 용해시키면 용질 입자와 용매 입자 사이에 인력이 생긴다. 이 인력은 용질과 용매 종류에 따라 달라지고 인력 차이 때문에 용질 입자 이동 속도가 달라진다. 잉크와 같이 거름종이에 흡수된 물질을 `고정된 상(stationary phase)`, 물과 같이 거름종이를 따라 이동하는 용매를 `이동하는 상(mobile phase)`이라고 한다.
성분 물질이 움직인 거리와 이동하는 상이 움직인 거리 비(R)가 물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R를 통해 물질 종류를 알 수 있다.
R=성분 물질이 움직인 거리 / 이동하는 상이 움직인 거리
도핑테스트는 일반적으로 혈액과 소변 샘플로 이뤄진다. 인간은 일정한 비율의 호르몬을 지니고 있는데, 금지 약물을 복용하면 이 비율이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이 비율을 크로마토그래피를 통해 측정하면 금지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도핑테스트에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장치가 쓰인다.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는 수직으로 세운 유리관에 흡착제를 채워 만든다. 여기에 질소와 시료를 통과시켜 성분을 분석하게 된다.
[정재원 대성논술아카데미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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