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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세계의 열쇠, 원자현미경 원자현미경-Park systems 대표, 박상일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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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가 신명나는 타악기 퍼포먼스와 함께 그 막이 올랐다. 각 분야 최고의 과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과학이슈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는 과학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자리다. 그 현장에서 펼쳐진 흥미진진한 강연을 전한다. [편집자 註] | |
오후 두시. 두 번째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가 시작되었다. 행사장은 호기심에 가득한 청소년들로 가득 채워진 흐뭇한 광경이었다. 우리 전통의 악기 소리와 반주가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곡조들이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첫 번째 공연이 끝나고, 박상일 박사가 무대로 나왔다.
전 세계에 원자현미경을 상용화시키는 데 성공한 박상일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나노 세계에 대해서라면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나노미터의 세계는 아직 현대 과학에 의해 본격적으로 탐구되지 않은 미개척 분야이기 때문에 더욱 연구가치가 많다는 말로 박 박사는 강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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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일 박사. ⓒ | 연꽃잎은 물감을 풀은 물처럼 더러운 이물질을 아무리 꽃잎 위에 묻혀도 깨끗함을 유지한다. 꽃잎 위에 맺힌 이물질이 곧 뭉쳐 잎 밑으로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떤 종류의 개구리는 발에 특별히 점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유리창이든 풀잎이든 잘 매달려 타고 올라가는 능력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자연 세계에 꼭꼭 숨겨진 나노세계의 비밀이다.
1밀리미터는 1000분의 1미터이다. 1나노미터는 1000분의 1밀리미터로, 즉 백만분의 1미터이다. 1미터와 1밀리미터의 차이가 지구와 축구공의 차이라고 보면 되니까, 1나노미터는 그만큼 축구공보다 작은 물질인 것이다. 언뜻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작은 나노 물질의 개념에 대해 박사는 모형과 그림으로 청소년들을 이해시켰다. 나노 세계는 물질의 기본 단위인 원자나 분자 크기의 극미세 세계인 것이다.
연꽃잎의 나노 세계로 접근해보자. 잎을 아주 정밀하게 확대해보니 연꽃잎의 표면이 아주 작은 돌기 같은 것으로 덮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돌기를 확대해보니 또 더 작은 돌기로 덮여 있다. 즉 이런 돌기들이 물방울이나 이물질이 머물 수 있는 표면을 아예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잎은 언제나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개구리의 발에는 아주 작은 털 같은 것이 달려 있어서 무한하게 표면적이 넓어진 발로 어디든 매달릴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나노기술은 나노미터 수준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탐구하고 그 원리를 알아내 응용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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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노 물질의 개념을 모형과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는 박상일 박사. ⓒ | 다음으로 박 박사는 나노기술 연구에서 핵심적인 물질인 플러렌에 대해 설명하고 학생들을 불러내어 모형을 만드는 실험도 도와주었다. 플러렌은 탄소가 60개 모여 이루어진 축구공 같은 모양으로 보통 물질에서는 얻기 힘든 특이한 성질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 나노 연구에서 주목하는 물질이다.
5각형과 6각형이 조화를 이루어 가장 안정적인 모양을 이루고 있는 축구공이 사실 알고 보니 자연 속의 나노 물질의 한 형태와 일치한다는 점 또한 굉장히 놀라운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흑연의 판상체 또한 주목받는 유용한 물질이며 이러한 나노 물질들의 장점을 잘 이용하면 지구로부터 우주 정거장에 이르는 커다란 엘리베이터도 이론적으로는 만들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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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전통악기를 통해 신명을 이끌어낸 그룹 영산마루의 공연 모습. ⓒ | 원자현미경은 이전에 쓰이던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보다 훨씬 큰 배율, 최고 수천만 배까지 측정이 가능함으로써 나노기술 시대를 개척한 주역이다. 단단하고 안정된 금속의 끝을 뾰족하게 만든 바늘을 탐침이라 하는데, 그것을 측정하고자 하는 시료에 접근시켜 물질의 굴곡을 원자수준으로 측정 가능하다.
물질의 형상뿐 아니라 여러 가지 물리적, 전기적 특성까지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더 나아가 조작까지 가능하다. 박사가 찍은 나노 단위의 사진들과 원자를 하나하나 옮겨 만들어 찍은 사진 등 신기한 자료를 볼 수 있었다.
또 학생 한 명을 불러내어 나노 이름표도 만들어 주었다. 물론 전자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 육안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나노 꿈나무의 꿈을 키워나가는 데는 좋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나노 세계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자연의 신비에 대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또한 크기나 에너지 등은 최소화하면서 최고의 용량과 성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유용하다. 우리가 꿈꿔왔던 미래의 세계가 나노 기술의 연구 결과로 펼쳐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의 말로 박 박사는 이날 강의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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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과학기자 김소윤 (성균관대·신소재공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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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31 ⓒScience 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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