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수심 5000m 깊은 바다에는 희귀금속인 망간이 널려 있다. 그러나 채광 시스템이 없어 아직 ‘그림의 떡’일 뿐이다.
1994년부터 채굴 시스템을 개발해 오고 있는 한국해양연구원은 최근 망간 덩어리를 퍼올릴 수 있는 집광기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길이 5m, 폭 4m, 높이 3m, 중량 8.5t으로 큰 몸체지만 상용 제품의 20분 1에 불과하다. 시험 집광기의 개발 목표는 2009년이다. 상용 제품은 이를 바탕으로 폭 10m로 바다 밑 바닥을 훑어 한 번에 망간을 대량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제작된다. 집광기는 불도저처럼 바퀴가 무한궤도이며, 자동 구동 방식이다. 엔진이나 주요 부품 속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완벽한 방수가 필수다.
현재 대전 해양연구원은 깊이 4m의 대형 수조를 만들고, 바닥은 바다 밑과 비슷하게 만들어 집광기를 시험 중이다. 바닥이 토사로 채워져 바다 밑처럼 물렁물렁하다. 바닥의 단단함은 실내에 둔 버터 수준이다.
시험 집광기는 바다 밑에서 망간이 섞인 토사를 커다란 삽으로 퍼올리듯 한다. 이를 굵은 파이프를 통해 바다 위에 떠 있는 대형 선박에 보낸다. 여기에서 망간덩어리를 골라내고 나머지 토사는 그대로 다시 바다에 버린다.
해양연구원은 시스템이 다 개발되면 태평양 바다에서 연간 150만t 이상의 망간덩어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