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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원 디스플레이시장 일본에 뺏길판 | ||||||||||||||||||||||||||||
삼성전자, 10세대LCD 투자 무산위기 장비ㆍ재료업체도 연쇄 타격 불가피 | ||||||||||||||||||||||||||||
◆일본의 IT 대반격 / (2부) 위기의 한국 LCD산업◆
우선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 LCD사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이미 지난해 9세대를 건너뛰고 10세대로 바로 넘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5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10세대 건설 비용을 놓고 볼 때 삼성전자 LCD총괄이 단독으로 투자하기엔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이 5조원 이상 투자를 하는 사례가 종종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을 40%나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20% 안팎인 삼성전자 LCD총괄이 이런 천문학적 투자를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삼성전자는 10세대 LCD생산라인을 짓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를 찾거나 투자를 아예 유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10세대 투자가 장기간 유보되거나 무산된다면 5조원에 달하는 투자효과는 허공으로 날라간다. 예를 들어 직간접으로 일자리를 가질 수 있었던 5000여 명은 고용기회를 잃게 된다. 산업경쟁력 추락도 피할 수 없다.
패널 경쟁력은 TV와 모니터 등 세트 제품 경쟁력에도 직결된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LCD TV와 모니터 수출 세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국내에 LCD패널 세계 1ㆍ2위가 버티고 있는 덕분이었다. 브라운관 TV시절까지 전통 강호였던 도시바 히타치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LCD TV 시대에 맥을 못춘 것도 일본 내에 이렇다할 LCD패널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LCD TV 판매대수를 보면 패널경쟁력의 기여도가 잘 나타난다. 2004년과 비교해 삼성전자 LCD TV 매출은 12배로, LG전자는 7배로 성장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소니는 6배, 도시바는 5배, 파나소닉은 3배로 성장하는 데 그쳤다.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이 샤프와 마쓰시타를 양축으로 패널 생산라인을 확대하게 되면 막강한 TV 브랜드파워와 결합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역습이 가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자양분으로 성장해온 국내 디스플레이 분야 장비 재료 업체들도 연쇄 타격이 염려된다. 이와 관련해 장비업체 S사 관계자는 "장비 개발에는 많게는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데 국내 패널생산 규모가 줄면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협력업체 불안감을 진화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장비업체 K사 관계자는 "불안한 마음에 삼성 측에 전화했더니 '갑자기 (주문이)일본으로 쏠리는 일이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 <용 어> 8세대, 10세대 LCD : LCD 생산라인의 세대 구분은 라인에 투입하는 유리기판 크기를 기준으로 한다. 작은 변의 크기가 이전 세대 큰 변 이상일 경우 한 세대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7세대 라인은 유리기판 가로 세로가 1870×2200㎜이고, 8세대 라인은 2200×2500㎜다. 유리기판이 클수록 대형 패널을 더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원가가 떨어진다. 현재 샤프는 세계 최초로 10세대를 건설 중이고,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기존 8세대를 증설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8세대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박만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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