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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시장흐름을 못읽는 기술은 무용지물

FERRIMAN 2008. 3. 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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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흐름 못읽은 기술은 무용지물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 숙명여대 특강

◆NIE(신문활용교육) / 매경-주요대학 시장경제 특강◆

"20여 년 전 미국 NBA에서는 선수들이 흰색 농구화만을 신을 것을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이클 조던이 어느 날 화려한 색의 나이키 농구화를 신고 나타났다. 경기위원회는 조던에게 벌금을 물렸지만 나이키 쪽에서 벌금을 대주면서까지 계속 나이키를 신게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SERI) 사장은 지난 19일 숙명여대에서 '글로벌 기업의 경영전략'을 주제로 NIE 특강을 진행하면서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질문을 했다.

질문의 정답은 '광고 효과'다. 나이키 농구화를 알리기 위해 기업이 투자해야 하는 막대한 광고비에 비하면 벌금이 오히려 돈이 덜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젊은이들의 우상인 조던이 신는 신발을 신고 싶다는 열망에 불을 지폈다.

10대와 20대 젊은이들의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전략이 필요했고 개성 있는 농구화를 신고 코트를 누비는 농구스타의 모습으로 광고 효과를 만들어낸 사례다.

그런가 하면 김병기 사장은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해 실패한 사례도 알려줬다.

"수십 년 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건 코닥이었다. 그런데 코닥에서는 자사의 필름 카메라가 안 팔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업을 취소했다. 몇 년 뒤 캐논에서 연구개발(R&D)에 막대한 투자를 해서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했고 세계시장 1위에 올랐다."

요즘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의 예를 들며 김 사장은 "기술개발은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개발이 앞서도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누구나 이름을 알 만한 세계적 기업 사례에 이어 재미있는 강의를 이어 나간 김 사장은 시청각 자료로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보여줬다.

사자와 기린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학생들이 한 차례 웃음을 터뜨리자 김 사장은 "방금 본 영상이 바로 지금, 글로벌 시장의 상황이다. 생존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끝으로 "요즘은 여성 소비자가 대세다. 여성 소비자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한 기업이 살아남는다. 그래서 기업 곳곳에서는 능력 있는 여성이 필요하다. 여러분 모두가 여성 리더가 돼 활약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응원과 당부를 잊지 않았다.

[박소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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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6 07:42: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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