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과 경제

[전자신문] LG그룹의 태양전지 사업계획

FERRIMAN 2008. 4. 21. 20:38

ETnews

LG그룹 태양광 수직계열과 계획 가시화, 폴리실리콘 조기 생산이 관건
[ 2008-04-21 ]  
 LG그룹이 태양광발전사업 수직계열화 계획을 가시화했다. 계열사마다 장점을 살려 원재료 생산부터 발전소 운영까지 일관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세계시장 경쟁이 격화할 것에 대비했다. 계열사 간 안정적인 수요-공급 라인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다른 기업의 시장 선점 노력도 한층 배가될 전망이다.

◇일관체제 위한 교통정리=LG전자와 LG화학은 각각 16일과 17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태양광발전 사업에서 LG전자는 태양전지(솔라셀)을, LG화학은 폴리실리콘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간판기업의 교통정리로 LG그룹의 태양광발전 수직계열화 구축 계획도 완성됐다. LG화학이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면 실트론이 이를 웨이퍼로 만들고 LG전자가 이것을 받아 태양전지를 만든다. 이후엔 LG CNS가 태양광시스템을 만들어 공급하면 LG솔라에너지가 발전소 운영을 맡는 시나리오다.

◇안정성장, 시너지 노린다=시너지 창출과 안정적인 성장기반 확보가 주 목적이다. 솔라셀 사업은 웨이퍼 확보에, 웨이퍼 사업은 폴리실리콘 확보에 사업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일관체제 구축 계획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국내서 유일하게 폴리실리콘을 양산중인 동양제철화학도 일관체제 구축 가능성이 엿보인다. 업계는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의 장남 이우현씨와 차남 이우정씨가 주식의 70% 이상을 보유 중인 웨이퍼 및 잉곳 생산업체 ‘넥솔론’을 통해 동양제철화학이 일관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을 내다본다. 태양전지만 생산하던 미리넷솔라도 내달 3만3050㎡ 규모의 잉곳 웨이퍼 생산 공장을 착공한다.

세계적으로 폴리실리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세계에서 폴리실리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양산중인 기업은 미국의 헴록과 MEMC, 독일 바커, 노르웨이 REC, 일본 도쿠야마, 우리나라 동양제철화학 등 몇 개사에 불과하다. 동양제철화학이 발표한 ‘2009년 상반기 중 1만5000톤 규모 생산능력을 갖춰 세계 4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만 보고도 웨이퍼 제조사들이 동양제철화학과 계약하려고 혈안일 정도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4∼5년 후에 태양광발전 사업과 관련해 (경쟁 격화 등으로) 걱정스러운 시기가 올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런 경우 우리같이 인테그레이션(통합)된 곳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의미다.

◇폴리실리콘 조기 생산이 관건-경쟁사 대응도 빨라질 듯=LG그룹의 일관체제가 가동되면 시장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LG화학이 구체적인 폴리실리콘 사업 계획을 결정하지 않은 터라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기존 기업을 인수합병(M&A) 한다면 빨라지겠지만 공장 신설을 통한 자체 생산을 결정한다면 최소 3년은 지나야 폴리실리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이 기간 중 시장 선점을 노리는 다른 기업의 행보도 빨라질 수 있다. 폴리실리콘 분야에선 동양제철화학 외 2010년 양산 계획을 발표한 KCC-현대중공업, 사업 진출을 선언한 삼성석유화학, 늦어도 6월께 구체적 계획을 밝힐 웅진 등이 잠재 경쟁 상대다. 잉곳 및 웨이퍼 분야엔 제품 생산 중인 웅진에너지, 스마트에이스, 네오세미테크 외에 공장 설립 중인 오성엘에스티, 쏠라엔텍 등이 있다.

LG그룹, 특히 LG화학의 폴리실리콘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2010년 기준으로 전 세계 150개 기업이 폴리실리콘 분야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대부분의 웨이퍼 업체들이 기존 폴리실리콘 업체와 8∼10년 가량의 장기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 능력을 갖추고 공급계약을 할 때면 이미 지금보다 가격이 떨어질 것이며 장기공급 계약을 할 수 있는 기업도 LG전자 등 그룹사를 빼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동준 연구원은 “밸류체인을 갖췄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은 있다고 생각되나 정확한 진출 시기나 투자 규모 등을 밝히지 않아 향후 사업에 대한 여러 의문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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