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세라믹,그리고 Ferrite

[KOSEN]재료 연구의 첨단에 있는 벌크 비정질 재료

FERRIMAN 2008. 5. 9. 09:31
 
 
재료 연구의 첨단에 있는 벌크 비정질 재료

박은수 : adlmosky   Harvard University

1. 머리말

현대문명의 이기인 컴퓨터, 휴대전화, 항공기, 인공뼈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태어났지만 새로운 재료인 신소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신소재는 고성능 컴퓨터, 소형 휴대전화, 가볍지만 강하고 빠른 비행기, 진짜 뼈에 가까운 인공뼈를 탄생시켰다. 현대는 가히 재료가 가져온 생활 혁명의 시대라 할 만하다. 기계, 전자, 화학, 건축 등의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기술 발전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 기존 재료의 향상이나 새로운 기능을 가진 재료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렇듯 재료 분야는 더 나은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분야이며 새로운 산업의 씨앗 (seed) 역할을 한다. 아래 그림의 분류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재료는 크게 금속, 세라믹, 고분자 재료로 나누며, 다양한 기능성 재료로 세분화 될 수 있다. 이 기사에서는 최근 재료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금속 비정질 합금의 정의와 기원, 특징 및 응용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을 간략히 기술하고자 한다.



2. 비정질 합금의 정의

일반적으로 금속은 상온에서 결정구조를 가지며 미세 결정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결정 금속들을 가열하여 액체상태로 만든 후 금속을 105 K/s 이상의 고속으로 급랭하면 고체화 할 때 원자들이 규칙적인 배열을 하지 못하고 무질서한 배열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비정질이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결정이란 그림 2와 같이 3차원 공간에서 원자 혹은 원자 모티브가 주기적으로 같은 모양으로 배열하고 있는 고체라 할 수 있고, 각 원자는 결정 격자 내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결정 격자는 장범위 병진 주기성을 가지고 있다. 한편, 액체 재료는 열 진동에 의해 병진 주기성이 결여된 무질서한 원자 배열을 갖는다 그러나, 액체의 “무질서도”는 원자들 간의 접근이 원자 자신의 고유한 직경 이내로는 접근이 불가능하고 여분의 원자를 위한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제한을 지니고 있다. 이상의 이유로 인해 액체는 조밀 충진(dense random)한 구조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의 용융된 금속을 속도론적으로 결정화를 피하면서 고속으로 급랭하여 응고시키면 응고된 금속은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여유를 갖지 못하고, 액체의 구조를 그대로 갖는 “무질서” 한 상태를 갖게 된다.



3. 금속 비정질의 발전과 응용

가장 잘 알려진 자연 비정질은 화산 활동 후에 응고에 의해 형성된 흑요석 (obsidian)이다. 흑요석은 칼, 창, 화살촉을 위해 극도로 날카로운 cutting edge들을 제조하는데 유용하게 쓰여서 초기 인류에게 매우 매력적인 재료였다. 인간에 의한 비정질 제조는 BC 2500 년경 신석기 시대에 귀중한 돌들을 모방하는 염주의 유행과 함께 Mesopotamia (현재의 이라크)에서 시작되었다. 비정질이 이처럼 긴 역사를 가진데 반해서, 종종 glass alloy 혹은 amorphous alloy로 언급되는 금속 비정질의 경우는 고체 금속이 금속 결합의 특성 때문에 결정질로 항상 존재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예외로써 정의되며 1960년 경 캘리포니아 공대 (Caltech)의 듀위즈 연구팀이 얇은 리본 형태의 비정질 합금을 개발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출현하였다. 당시만해도 비정질 재료는 형성능이 낮아 두께를 갖는 벌크를 만들 수가 없고 리본처럼 얇은 막이나 철사 같은 와이어의 형태로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벌크 형태로 만들 수 있어야 자동차나 다리 등 구조물에 쓸 수 있으니 아직은 실험실 수준에서 합금 개발에 불과했다. 1980 년대 초기 noble metal (Pd) 계 합금에서 벌크 비정질 합금이 개발된데 이어, 그로부터 30 년이 지난 1990 년대가 되어서야, 미국 (W.L. Johnson, Caltech), 일본 (A. Inoue, Tohoku University), 그리고 한국 (김도향, 연세대학교)의 연구팀이 수 미리의 우수한 벌크 비정질 형성능을 가지는 합금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에는 1-2.5 cm (1 inch)의 직경으로 주조 될 수 있는 다양한 Mg, Ti, Cu, Fe 같은 공업 금속들을 주 원소로 하는 합금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4. 금속 비정질의 특성

현대 산업사회에서 사용되는 재료는 자동차, 항공, 중장비, 전자 등의 산업이 고도화 됨에 따라 기존 재료의 한계 특성치를 뛰어 넘는 재료의 개발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항공산업 등에 있어서 경량재료로 활용되는 알루미늄 합금의 경우, 기존 경량성을 유지하면서 철강재료에 능가하는 강도를 갖거나, 세라믹 재료에 견줄 수 있는 내마모, 내부식성을 갖거나, 금속간 화합물에 견줄 수 있는 내열성을 갖거나, 또한 박막이 아닌 벌크 형태로 우수한 자기적 특성을 갖는다면 소재 활용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이 응고법의 개선 및 열처리 등을 통해 결정질 재료의 성질을 개선하였고, 이러한 노력으로 개선된 많은 재료들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 산업은 더 극한의 상황에서도 우수한 성질을 보이는 재료들을 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에 결정질 재료는 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책 중의 하나로 기존의 결정질 재료와는 다른 원자 배열 구조를 가지는 비주기적 결정구조를 가지는 재료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그 결과 중 하나로 높은 강도(~2 GPa)와 마모 및 부식 저항성이 뛰어나고 특히 넓은 탄성한계 영역 (~2%)을 가지는 벌크 비정질 합금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벌크 비정질 합금을 이용하면 초 고강도의 재료를 얻는 것이 가능할 뿐 아니라 비강도가 높아짐으로써 경량화를 이룰 수 있고, 균일한 미세조직을 가짐으로써 내식성의 향상, 내마모성의 증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벌크 비정질 재료는 단순히 재료의 스케일이 기존의 nm 스케일 또는 그 이하로 감소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나노 구조화 함에 따라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되어질 수 없는 새로운 물리적, 화학적, 기계적 특성이 나타나며, 재료를 벌크화 함에 의해 다양한 산업 재료로써 적용이 가능하고 이와 같은 특성들은 현대 산업 사회에서 요구되는 소재의 극한적인 특성과 부합함에 의해 산업 적용에의 포텐셜이 매우 큰 새로운 개념의 재료이다. 아래 그림 4 은 벌크 비정질의 다양하고 독특한 특성을 나타낸다.



5. 금속 비정질의 응용

이러한 벌크 비정질 재료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휴대전화나 mp3 플레이어, 노트북 컴퓨터 등 소형 전자제품의 외장재로 쓰이면 가볍고 튼튼한 강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높은 강성을 요구하는 방탄복, 대전차 미사일, 대기권을 뚫고 나가는 우주왕복선 등 방위산업이나 우주개발에도 그 사용을 모색하고 있다. 순발력과 뛰어난 성능을 요구하는 자동차의 재료로도 쓰이고, 강한 탄성을 바탕으로 하는 골프채, 인공관절이나 생체 재료에 쓰이는 등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렇듯 벌크 비정질 합금을 이용하면 초고강도의 재료를 얻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비강도가 높아짐으로써 경량화를 이룰 수 있고, 균일한 미세조직을 가짐으로써 내식성의 향상, 내마모성의 증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지는 벌크형 나노구조 소재의 제조기술은 자동차 및 항공산업, 원자력 분야, 우주항공, 군수산업, 나노소자 (NEMS) 등의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큰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은 재료 분야에 관한 원천 기술로써 현대 산업사외가 요구하는 첨단기술의 개발을 위한 재료 설계시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실제로 뛰어난 비정질 형성능과 우수한 특성을 보이는 Zr계 벌크 비정질 합금은 스포츠 용품 고강도 부품 재료 등에 이미 활용되고 있다.



6. 맺음말

최근 정보통신기술, 나노기술, 생명공학기술, 환경공학기술, 우주항공기술 등이 인류의 미래를 주도할 첨단 산업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들 분야가 국가발전을 주도할 첨단 산업의 바탕이 된다며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21 세기 사회에 요구되는 소재는 재료자체의 저비용(low cost)화보다도 직접, 간접적인 총 비용 (total cost)이 한층 고려된 성능복합형 소재와 에너지 및 환경적인 측면이 고려된 소재의 수요증가가 예상된다. 각종 소재제품의 초소형, 경량화 및 다기능화 추세에 따라, 금속 소재의 획기적인 고강도/고기능화에 대한 요구가 증가될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 맞춰 본 기사에서 소개한 벌크 비정질 합금은 재료 연구의 최첨단으로서 빠르게 진보하고 있으며, 이 재료를 활용한 재료 설계 개념은 종래 금속합금재료에서 얻어질 수 없는 특성 조합을 지닌 재료설계가 가능토록 할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합금 특성에 의한 부품 설계의 개념이 아니라 부품의 요구 특성을 만족하도록 하는 맞춤형 개념의 합금 설계 기법 (Tailor-made materials design)이 새로 도입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직 이들 합금이 여전히 비싸다는 한계를 가지지만, 비정질 재료를 이용해 재료 과학의 모든 영역에서 풀리지 않는 이슈들에 대한 해결을 도모하는 중대한 도전은 향후 연구 및 응용에 무한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0 세기가 초고순도 반도체물질을 가공, 생산함으로써 반도체소자를 개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보통신사회가 시작됐듯이, 미래의 혁명을 몰고 올 첨단기술에서도 신소재 개발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REFERNCES
[1] “Glasses & Amorphous Materials-Frontiers in Materials Science”, Science, Vol. 267: 1924-1953.
[2] “ Bulk Metallic Glasses: At the Cutting Edge of Metals Research”, MRS Bulletin, Vol. 32, No. 8, Aug. 2007, 611-660.
[3] W.L. Johnson, MRS Bulletin, Vol. 24, No. 10, Oct. 1999, 42-56.
[4] A. Inoue, Acta Mater. Vol. 48 (2000), 279-306.
[5] E.S. Park and D.H. Kim, Met. Mater.-Int. Vol. 11 (2005) 19-27.
[6] http://www.liquidmet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