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눈’이 가짜 전투기까지 가려낸다
‘건군 60돌’ 대한민국 국방력 ⑤ · 끝 ‘현대전의 총아’무인 정보전력 SAR 탑재 아리랑5호 뜨면 한국 전략 정보 능력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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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합참의장은 매일 북한 지역의 군사정보를 체크한다. 북한의 도발 징후를 알기 위해서다. 1차 체크리스트의 항목은 10개 이하다. 북한 잠수함의 이동 상황, 후방의 기계화 군단 움직임, 탄도미사일의 연료 주입 준비 여부, 전투기의 전진배치, 장사정포 등의 사격준비 상태 등이다.
유사시 잠수함을 대거 투입해 우리 함정과 유조선 등이 부산 등 남한의 주요 항만에 드나들지 못하도록 기뢰를 부설하는 게 북한의 전술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기습 도발을 하려면 북한 후방지역의 기계화군단을 2차 공격에 가담시키기 위해 미리 전방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김 의장은 이 같은 북한의 도발 기미가 보이면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과 협조해 체크리스트를 즉각 200개가량으로 확대한다.
이런 전략정보 수집에는 한·미군의 정찰감시장비가 총동원된다. 한국군은 백두와 금강 정찰기, 정보본부 산하의 통신감청부대를 주로 투입한다. 미국은 KH-11 등 사진정찰위성, 고공 유인정찰기 U-2기,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등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합참과 육·해·공군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한 대비 태세를 조정한다.
한국이 2010년 아리랑 5호를, 2011년 아리랑 3호 위성을 발사하면 우리 군의 전략정보 판단 능력은 더욱 향상된다. 아리랑 5호에 탑재되는 특수레이더(SAR·개구합성레이더)는 밤은 물론 구름이 끼어도 지표면의 물체를 파악할 수 있다. SAR 레이더는 나무·금속 등 지상 물체의 재질도 가려낸다. 이라크 전쟁 때 미군은 인공위성과 무인정찰기 등에 탑재된 SAR 레이더로 이라크 공군기지에 설치된 나무로 만든 가짜 전투기와 진짜를 가려내 골라서 파괴했다.
아리랑 3호는 전자광학(EO) 망원경으로 60∼80㎝ 크기의 지상 물체까지 구분할 수 있다. 북한군 전차와 장갑차·야포 등과 병력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북한군은 무인 정보수집 능력이 사실상 전무하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사건처럼 간첩이나 특수부대를 남파해 우리 군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북한군이 작전을 위해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은 수일 이상이다. 하지만 한·미군은 수분∼수시간으로 짧다.
그러나 한국의 두 인공위성만으로는 전시에 동시다발적인 북한군 움직임을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도 이라크 전쟁 때 다른 나라의 상업위성까지 임대해 66개의 인공위성을 투입했다. 전시에는 한·미군이 적극 협력해 정보를 공유할 수밖에 없다. 특히 휴전선에서 100㎞ 이북 북한 후방지역의 기계화군단과 미사일기지, 북한 지휘부의 움직임을 관찰하려면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우리 군은 향후 정보전력을 강화하고 작전 템포를 빠르게 하기 위해 육군에 첨단 정찰장비와 지휘통제자동화(C4I: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Computer & Intelligence) 체계를 보완 중이다. C4I체계는 음성·데이터·화상 교환이 가능한 군내 인터넷과 같은 것으로 이를 통해 작전의 지휘 통제가 가능하다. 군은 현재 육군 군단과 포병부대 위주로 구축된 이 체계를 대대와 병사·장갑차·전차까지 모두 구축할 계획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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