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세라믹,그리고 Ferrite

[중앙일보] LED조명, 기존조명과 어떻게 다른가

FERRIMAN 2008. 6. 4. 09:21
기사 입력시간 : 2008-06-04 오전 1:51:54
[Save Earth Save Us] “에너지는 줄이고 희망은 키워야죠”
희망 빛 캠페인
첫 지원 대상에 장애인 직업훈련 ‘사랑손’ 선정
글씨 읽기도 어려운 작업공간
장애인 교육생에 밝은 빛 선사
서울 방배동의 장애인 작업시설 ‘사랑손’의 지하 장갑공장에서 직업교사 황태환씨<右>와 삼성에버랜드 LED 사업부의 김덕규 차장이 조명 개선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방배본동 카페골목 인근의 4층짜리 작은 빌딩. 20, 30대 정신지체 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 33명에게 직업훈련을 시키는 가톨릭사회복지회 소속 ‘사랑손’ 작업활동시설이다.

건물 지하 1층에 들어서니 목장갑을 짜는 기계들이 “착착착”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다섯 대의 기계가 2분마다 장갑 한 짝씩 찍어냈다. 120㎡의 공장 한쪽에선 정신지체장애인 이강석(37)·임철묵(37)씨가 마스크를 쓰고 장갑 포장작업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작업대를 제외하면 지하실 전체는 어두컴컴했다. 천장엔 형광등이 없고 기계 위에 설치된 16개 형광등 가운데 세 개는 꺼져 있었다.

취재팀과 동행한 삼성에버랜드 발광다이오드(LED) 사업부 김덕규 차장은 “조도(밝기)가 평균 132럭스(Lux)로 일반 생산공장 기준(200럭스)보다 크게 낮다”고 말했다. 봉투에 인쇄물을 담는 작업공간은 글씨를 읽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힘들어도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 장애인 김예량(23·여)씨는 “(작업이) 힘들지 않아요. 재미있어요”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직업훈련교사 황태환(37)씨는 “지난해 조명을 밝게 했는데도 아직 어둡다”며 “일하는 장애인들의 시력이 나빠질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도 부담이다. 이현숙 원장은 “정부에서 매달 한 사람 앞에 1만2500원씩 지원해 주고, 후원금도 받지만 여유가 없다”며 “여름철엔 에어컨 때문에 전기료만 3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천장에 56W짜리 LED 전구 11개를, 기계 위에는 15W짜리 라인조명 16개를 설치하면 에너지 소비는 줄고 밝기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치비는 586만원 정도로 예상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 시설은 중앙일보의 ‘희망 빛 캠페인’의 첫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달 중 조명을 밝혀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물할 예정이다.

에너지관리공단 안진한 팀장은 “백열등 퇴출운동을 벌이는 호주·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10년 전부터 고효율 조명등으로 바꿔 왔다”며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한 차원 앞선 LED 조명에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가정의 전력 사용이 급증하고 있어 효율적인 전기기구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월 300㎾h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는 가구가 1997년 11.3%에서 2006년 35.4%로 늘었다. 주택부문 전력 소비도 10년간 60% 이상 증가했고 심야 전기도 남아돌지 않는 상태다.

글=강찬수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LED 조명=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반도체 발광소자를 활용한 조명이다. 전력의 최대 90%까지 빛으로 바꾸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적다. 백열등은 전력의 5%, 형광등은 40% 정도만 빛으로 바꾼다. 전구의 수명은 5만~10만 시간으로, 기존 전구의 3000~7000시간보다 길다. 소비 전력은 최대 90%를 절약할 수 있고, 수명은 최대 30배나 된다. 지식경제부 분석에 따르면 2015년까지 전국 실내외 조명의 30%를 LED로 교체하면 매년 445만 가구(월 300㎾h 사용 기준)가 사용하는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 휘발유 차 258만 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CO2) 양인 680만t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2일 LED 산업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2년까지 기반 조성에 3000억원을 투자하고, 기업들도 3조원 규모로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