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세라믹,그리고 Ferrite

[중앙일보] 태양열로 움직이는 솔라택시

FERRIMAN 2008. 6. 4. 09:26
기사 입력시간 : 2008-06-04 오전 1:39:20
세계 첫 솔라택시 “한국 손님 모셔요”
2100원어치 전기 6시간 충전 300㎞ 가는 차
지구 온난화 경고 위해 세계일주 중 서울에
10일까지 서울·대전·부산 등 돌며 시승행사
태양열로 움직이는 세계 최초의 ‘솔라 택시’가 한국에 왔다. 3일 스위스 모험가 루이 팔머(운전석)가 서울시 화양동 건국대학교 본관 앞에서 건국대 교직원들과 함께 시승식을 하고 있다. [사진=김상선 기자]
3일 오후 건국대 서울 캠퍼스. 앞은 스포츠카 비슷하게 생겼는데 뒤편 트레일러에 커다란 태양열 전지판을 단 이색적인 자동차가 학교 도로를 달렸다. 스위스를 출발해 지구의 반을 돌아 한국에 도착한 태양열 자동차 ‘솔라 택시(Solar Taxi)’였다. 이날 건국대에서 열린 시승행사엔 오명 총장과 100여 명의 학생이 모였다. 택시에 탑승한 경영학과 이은상(21·여)씨는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흔들려 무서운 느낌도 들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과 대체에너지 홍보를 위해 세계 일주에 나선 ‘솔라 택시’는 지난달 31일 한국에 도착했다. 지난해 7월 스위스 루체른을 출발해 11개월 동안 3만㎞의 긴 여정을 달려왔다. 한국은 유럽·중동·호주·중국 등을 거쳐 26번째로 방문하는 국가다.

‘솔라 택시’를 타고 세계일주에 나선 스위스 여행가 루이 팔머(37)는 이날 오전 서울 스위스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팔머는 “정밀한 스위스 시계처럼 정말 잘 달리는 자동차”라고 이 차를 소개했다. 수리를 위해 멈춘 날은 세계를 일주한 11개월 중 단 3일뿐이었다고 한다.

그가 ‘솔라 택시’와 함께 세계일주를 계획한 이유는 여행을 하면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코끼리가 물을 찾아 마을까지 내려오는 모습, 남미에서 주민들이 홍수로 고통을 겪는 광경에 대한 기억이 이번 여행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팔머는 태양열 자동차 세계 일주를 기획한 뒤 기업들의 협찬과 후원을 끌어냈다. 이 차에 장착된 고효율 태양전지판은 독일 업체로부터 무료로 공급받은 것이다. ‘솔라 택시’ 제작에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등 4개의 스위스 대학과 기업 15곳이 참여했다. 전문가 200여 명이 달려들어 제작 기간만 3년이 걸렸다. 비용은 최고급 스포츠카 페라리 두 대 정도 가격인 수억원이 들었다.

차 뒤엔 크기 6㎡의 태양전지판과 2개의 배터리가 달려 있다. 태양전지판이 차 동력의 50%를 공급하고 나머지는 충전을 해서 달린다. 6시간을 충전하면 300㎞를 달릴 수 있다. 최고 시속은 90㎞ 정도 된다. 6시간 충전하는 데 드는 전기료는 2100원밖에 안 든다고 한다.

‘솔라 택시’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KAIST, 부산 신라대에서 시승행사를 할 예정이다. 5일엔 서울 광장에서 열리는 ‘환경의 날’ 행사에서 시민을 상대로 시승행사를 갖는다. 이 차는 10일 한국을 떠나 캐나다 밴쿠버로 향한다. 지구 둘레인 4만㎞를 완주한 뒤 스위스로 돌아갈 예정이다.

글=박유미·김민상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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