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Trend / 임원에서 최고경영자(CEO) 되려면◆
최근 기업 사이의 가장 큰 화두는 혁신이다.
혁신을 통해 정체된 조직을 정비하고 신성장동력 발굴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큰 역할을 하지만 혁신의 시작은 우리가 고위경영자 또는 관리자로 부르는 임원에서 출발한다. CEO들은 주주와 애널리스트들의 요구에 시달리느라 혁신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물론 임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임원들의 주 업무는 조직을 `관리`하는 것이다. 조직 안에 규칙을 정해 부하직원들에게 그것을 따르게 하고 그 규칙을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것만 해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임원으로서는 혁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많은 임원이 CEO로 발돋움하지 못한 채 좌절을 겪기도 한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서는 `관리자에서 리더로 발돋움하려면(Leading From Below, 제임스 켈리ㆍ스콧 내들러, 2007년 2호)`이라는 글을 통해 CEO가 되고 싶은 임원들이 갖춰야 할 필수 요소를 언급하고 있다.
◆ 소모적 업무를 줄여라
= 7년 동안 세계 여러 기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CEO가 된 임원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임원들은 우선 조직을 재구성해 관리 업무의 부담을 줄였다. 5개 부서에서 각각 보고를 받던 한 제조업체 이사는 5개 부서를 대표하는 직원을 한 명 임명했다. 대표 직원이 5개 부서 업무를 총괄해서 핵심 내용만을 이사에게 보고하도록 시스템도 바꿨다. 보고 시간이 5분의 1로 단축된 셈이다.
이 임원은 남는 시간을 기업 혁신, 시스템 개선과 같은 보다 핵심적인 업무에 더 할애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CEO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또 성공한 임원들은 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기업 외부 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고객사와 경쟁사뿐 아니라 공급업체, 협력업체, 언론의 움직임 등을 면밀히 파악한 후 이 정보를 기업 내부에서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 부하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다 실천적인 목표를 제시하라
= 임원에서 CEO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카리스마`가 있다는 것이다. 부하들에게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부하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탄소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라고 모호하게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공장 기계 장비의 연료 사용량을 줄이자`라고 보다 실천적인 목표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가치 있는 정보일수록 부하 직원과 공유하고 부하 직원의 업무 처리 방식을 존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부하직원에 대한 지나친 비판도 삼가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임원들은 자신과 다른 부하 직원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묵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 부하 직원들은 불만이 쌓이고 윗사람에 대한 진정한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다.
반드시 상대방을 논리로 설득해 궁극적으로 지지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평적인 조직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부서와 업무상 연결고리가 없는 수직적인 조직과는 달리 수평적 조직은 부서 간에 서로 의견 제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업 안의 수평적 조직은 고객과 공급업체 등 기업 외부로도 확장될 수 있다.
◆ 임원에 대한 CEO 배려도 중요
= CEO가 되기 위해서는 임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현 CEO의 도움도 중요하다.
CEO는 임원이 보다 넓고 긴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또 임원과 함께 의사결정을 내릴 때 기업이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회사뿐 아니라 지역 사회, 환경, 하도급업체, 고객들에게 미칠 영향까지 폭넓게 검토해야 한다.
또 CEO는 자신이 변화에 개방적이라는 사실을 알려 회의에서 임원들이 좀 더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자연스러움에서 창조가 샘솟는다.
마지막으로 CEO는 임원들에게 정답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CEO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현 CEO의 역할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오정후 세계경영연구원 이사 / 정리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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