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역논리의 틀을 넘어서 과학도의 철학교육 (상) 2008년 09월 02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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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우리 인간이 사용하고 있는 논리만 하더라도 결코 제한해서 말할 수는 없다. 또 논리적 사유는 능력의 차이를 가능하게 할뿐 아니라 능력의 계발도 가능하게 한다. 논리의 힘을 언제든 확장해 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인간으로서의 논리적 사유는 제한될 밖에 없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철학은 그러한 인간의 논리가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도전해보게 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사에서 모범이 되어준 철학자들은 그런 논리적 사유의 힘에서 남다른 능력을 보여준 사람들이다. 자신의 논리적 사유를 능력으로 계발해가는 일은 철학자가 평생을 노력해야 할 일인데도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너무 일찍 그런 노력을 중단해버린다. 적당한 선에서 자신의 논리를 제한해버린다. 철학자로서의 성장을 멈추어버린다는 것이다. 과학도들에게 철학으로의 문을 열어주고 철학적 사유의 길을 열어주는 철학강의를 해본다는 것은 철학자 자신의 논리를 평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과학도들을 위한 철학교육은 논리학 강의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유에는 다양한 논리가 필요 과학도들은 논리적 사유, 또는 논리적 계산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들이다. 수학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며, 수학의 논리, 즉 연역논리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 과학도들에게 우선 보여주어야 할 것은 수학의 논리와 철학의 논리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수학의 논리인 연역논리 만으로는 철학적 사유를 충분히 철저하게 전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철학적 사유에는 연역논리 외에 변증논리도 필요하다. 귀납논리도 필요하고, 유비논리도 필요하다. 귀추논리도 필요하고, 실천논리도 필요하다. 적어도 이런 비연역논리의 유형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적 사유의 과정에서는 아직 유형화되지 않은 더 많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도들에게 이런 비연역논리의 유형들을 설명해주면 우선 거부반응을 보인다. 수학의 논리인 연역논리가 있고 과학의 논리는 그것으로 충분한데 왜 다른 비연역논리를 말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철학적 사유에서 그런 비연역논리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연역논리만으로는 다룰 수 없는 문제들을 이해하게 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과학도들이 철학적 사유에 입문할 수 있게 하는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역사적 현상에는 법칙의 지배를 받는 질서를 지켜가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법칙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비약적 변화의 현상도 있다. 역사적 변화를 말하는 것이며,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종합이 이루어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생명세계의 역사가 보여주는 발전을 말한다. 우리의 사유가 비약하면서 창조적으로 발전하는 것에서도 나타나는 지양적 종합이다. 생명의 세계, 성장이 있는 세계, 역사적 발전이 있는 세계가 보여주는 변증논리적 현상이다. 모의된 논리는 창조적이지 않다 이처럼 지양적 종합의 단계를 비약하게 하는 변증논리적 현상, 즉 역사적 발전의 현상을 컴퓨터로 모의(Simulation)해 줄 수는 있다. 계산의 논리, 즉 연역논리를 적용하는 컴퓨터로 모의해 줄 수는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모의된 것은 생명이 없는 것이다. 그 자체가 변증논리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변화의 과정을 한가지로 고정하며 모의해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유의 논리도 모의해 볼 수 있다. 창조적인 철학자의 사유를 학습하는 철학도가 모의해볼 수 있다. 창조적인 철학자의 사유를 학습하는 철학도가 모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학습적 모의일 뿐이다. 학습자의 사유가 창조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창조적인 사유를 해보는 것과 모의적으로 학습해 보는 것은 전혀 다른 사유 기능이다. 수학의 논리가 컴퓨터의 계산 논리를 가능하게 하여 역사적 현상을 모의 하는 것으로는 결코 역사 발전의 논리적 힘을 설명할 수가 없다. 우리 인간의 사유는 변증논리적 사유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역사적 발전을 체험할 수 있고, 그런 역사발전에 참여할 수 있다. 역사를 창조하는 사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변증논리를 수용할 수 있어야 과학이 법칙적 질서를 설명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역사적 발전을 설명하면서 그런 역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려면 수학의 논리가 변증논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변증논리적 수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변증논리적 수학이 가능할 때 우리는 역사의 발전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역사의 퇴보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변증논리적 수학이 없기 때문에 과학의 세계를 연역논리적 수학으로 제한해 버리면, 우리의 세계는 생명이 없는 세계, 즉 역사가 없는 세계가 되고 만다. 우리가 상상하는 천국에는 역사적 변화가 없다. 지옥에도 역사적 변화가 없다. 결국, 천국과 지옥에는 생명이 없다는 뜻이 되고 만다. 역사적으로 진보하기도 하고 퇴보하기도 하는 생명현상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원한 질서가 지배하는 그런 천국이나 지옥이 무슨 존재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그런 질서의 천국과 지옥은 결국 생명이 없는 죽음의 세계를 말할 뿐이다. 역사의 세계가 중요하고 그 역사를 가능하게 하는 변증논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과학적 문제의 방법론적 조건 철학을 만나게 되는 과학도들에게 인식시키도록 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사실은 과학적 문제와 철학적 문제가 다르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과학적 문제는 철학적 문제 보다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학적 문제는 지금의 과학적 방법론으로 해결과 해답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과학적 방법 자체가 발전한다는 사실도 고려해야하지만 그것 역시 제한된 범위 안에서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까 의미 있는 과학적 문제로 제기된다는 것은 해결의 가능성을 함축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방법론적 조건 때문에 과학적 문제가 제한되고, 과학의 대상 세계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리학의 문제나 사회과학의 문제가 과학의 문제로 이해될 수 없는 것은 방법론의 한계성 때문이다. 과학적 방법으로 다룰 수 없는 문제들이 심리학이나 사회과학에서는 정당하게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 방법론을 엄밀하게 적용하고자 하면, 예컨대 심리학의 문제를 두뇌과학이나 신경과학의 문제로 환원하여 다루어야 하는데, 그렇게 환원된 문제가 심리학의 문제인가를 문제시 할 수 있다. 과학적 방법으로, 과학적 문제를 다루기 위한 환원은 문제 자체를 제한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유사과학이라든지 준과학이라고 하는 것은 과학적 방법에 의한 문제해결을 허용하지 않는 대상 영역을 과학의 대상 영역과 혼동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심리학, 사회과학과 metascience 여기서 우리는 metascience의 영역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과학의 대상 영역을 넘어서 존재한다는 문제영역을 말하는 것이므로 과학적 방법이 허용하지 않는 문제들이 제기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문제들 이어야 한다. 심리학이나 사회과학이 과학이 되고자 하지만 방법론의 한계 때문에 과학이 될 수 없는 것은 바로 metascience에 해당하는 문제의 성질 때문임을 말해준다. metascience는 철학의 metaphysics를 생각나게 한다. 그러나 ‘형이상학’으로 이해되는 metaphysics는 물리학의 세계를 넘어서는 철학의 대상 세계를 지칭하게 되었으나, 고대 그리스에서 physics라고 한 것과 오늘의 science가 방법론에서나 대상 영역에서 역사적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지금의 metascience 역시 metaphysics와 같을 수가 없다. 철학에서 제기하는 형이상학적 문제들은 metascience의 문제가 되기에는 너무 비약적이다.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문제가 되기에는 너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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