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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지금이 나노 정책 손볼 때다

FERRIMAN 2008. 9. 2. 09:49

ETnews

[ET단상]지금이 나노 정책 손볼 때다
[ 2008-09-02 ]  
 화장품, MP3플레이어 등 나노 기술을 이용한 일반 소비제품이 이미 출시돼 있는 상황에서 나노 기술의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 나노 기술은 종래에는 없던 새로운 기능의 핵심 요소 기술을 부가함으로써 IT·BT·재료·환경·에너지 등 많은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킨다. 그뿐 아니라 이들과 결합돼 고부가가치의 융·복합 기술을 만들어내는 혁신 기술 개발의 원천이다.

 나노 기술의 중요성이 반도체 및 IT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더욱 그 의미를 가지는 것은, 향후 세계 나노 시장의 65% 이상을 반도체 및 IT관련 산업이 점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01년 7월 국가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한 지 만 7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보다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다음의 두 가지를 보완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나노시뮬레이션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 기술 개발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설계 기술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나노설계 분야에도 상당한 예산을 투자해 퍼듀대학 등 7개 대학에 설치된 슈퍼컴퓨터를 공동연구시설(NCN)로서 네트워킹해 사용자들에게 오픈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나노기술전략(NNI)을 주도하고 있는 로코 박사에 따르면 NCN의 2007년 사용자 수가 무려 5만명에 달하고, 사용자 1명당 비용도 평균 100달러밖에 되지 않는데도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 대비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

 일본 도호쿠대학 컴퓨터재료과학센터 소장인 가와조에 교수는 수준 높은 슈퍼컴퓨팅 시설 지원의 시뮬레이션으로 수많은 새로운 나노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산업화에 적용하고 있어 일본의 유수한 기업에서도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만 유일하게 나노설계 기술을 위한 슈퍼컴퓨팅 시설을 제공하고 있으며, 선택된 사용자에게 할당되는 계산시간마저도 신소재 개발과 관련된 양자계산이나 유체의 난류모델링 등을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툴 제공과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팅 파워의 보강 등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며, 나노공정 및 소자제작을 지원하고 있는 국내 나노팹들과의 연계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이다.

 둘째, 나노인력 양성을 위한 확실한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나노 기술의 성공 여부는 이를 선도할 창의적인 고급 인력 양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노 기술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많은 전공 분야의 성과가 어우러져 이루어지는 다학문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창의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학문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넓은 분야에 걸쳐 학제적 식견을 갖춘 나노 인력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2004년 이미 노스웨스턴대학에 나노교육센터를 설립해 나노 인력 양성에 필요한 교과과정 개발 등에 힘쓰고 있다. 유럽에서는 나노 기술의 학제적 성격을 공동으로 해결하고자 국제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네덜란드 델프트대학 등 4개국 5개 대학이 참가한 ‘에라스무스 문두스’ 나노 기술 석사과정 프로그램을 각 대학의 비교 우위에 입각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현재 40여개 대학에서 나노관련 학부 및 대학원과정을 개설하고 있으나 새로운 교과 과정의 개발과 차별적인 인력 양성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나노인력 양성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노인력양성센터’의 설립을 통한 체계적인 교과 과정의 확립과 내실있는 교육, 기존의 나노팹을 활용한 나노기반의 융·복합 인력양성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검토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희철 나노종합팹센터 소장 hclee@nnf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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