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대폭발을 뜻하는 '빅뱅'을 재현하기 위한 거대강입자가속기(Large Hadron ColliderㆍLHC)가 14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10일 가동을 시작했다.
스위스 제네바 인근 프랑스 국경지대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는 이날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기준) 빅뱅을 재현할 양성자 빔을 가속기에 주입시켜 LHC를 가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CERN 운영팀은 우선 길이 27㎞ 지하 원형터널 안으로 양성자 빔을 주입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발사했다. 이어 다른 양성자 빔을 시계방향으로 발사해 기기가 이상 없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향후 운영팀은 두 개의 빔을 동시에 반대방향으로 발사해 양성자 입자가 정확히 충돌할 수 있도록 기기의 작동을 점검하고 세부조정도 진행한다. 과학자들은 본격적인 양성자 충돌 빅뱅실험이 연말께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성자는 원자의 핵 속에 들어 있는 작은 입자로 전자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다. 과학자들은 양성자를 입자가속기에 넣은 뒤 가속기 터널 내부를 1만바퀴가량 돌리면서 이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도록 가속한다. LHC 가동이 계속되면서 각종 기기가 안정되면 가속기 안에서는 양성자끼리 1초에 6억번 정도의 충돌이 일어나고, 그 순간 온도는 태양 중심 온도의 약 10배에 달한다. 이때 가속기 둘레로 수㎞ 간격을 두고 설치된 알리스(ALICE), 아틀라스(ATLAS), CMS, LHCb 등 4개 관측장소에 설치된 초정밀 검출기는 충돌하면서 나오는 수억 개 입자를 추적한다.
이 미니 블랙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입자의 질량을 결정하는 '신(神)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의 존재 여부 확인 △세상 만물의 기본적인 구성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입자 표준모형' 검증 △우주 질량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의 비밀 규명 등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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