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국내 조달 비중 늘린다 |
[ 2008-09-25 ] |
범국가적인 과제인 대일 무역 역조 해소를 위해 산업계가 기초 소재 수입 의존도 줄이기에 나선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군의 협·단체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국내 조달 비중 확대와 대체 기술의 조기 국산화 등에 힘을 모은다는 것이다. 대일 무역적자는 지난 1965년 수교 이래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 올해는 사상 최대 규모인 35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3분의 2는 부품·소재가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돼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가 주력산업군이 세계 시장을 석권한 과실을 상당부분 일본에 넘겨주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인쇄회로기판(PCB) 등 주요 제조업 단체는 산업군별로 핵심 수입 소재를 선별,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기초 소재의 국내 조달 비중을 확대하거나 대체 기술 조기 개발을 위해 민관 공동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기술 난도가 높거나 국산화의 실효성이 없는 핵심 소재는 해외 기업과 합작해 국내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회장 박완혁)는 대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 가운데 반도체용 범용 패키지(CSP) 기판의 국내 조달 비중을 늘릴 수 있도록 삼성·LG·하이닉스 등 대기업에 공식 건의할 계획이다. 반도체용 범용 CSP 기판은 CPU와 달리 삼성전기·심텍·대덕전자 등 국내 주요 PCB 업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다. 삼성전자·LG전자·하이닉스 등이 연간 구매하는 범용 CSP 기판 물량만 6000억원을 웃도는 가운데 대일 수입 비중은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회장 권오현)도 대일 의존도가 높은 품목으로 웨이퍼와 감광액(포토레지스터)을 꼽고 내재화 확대 방안을 강구 중이다. 특히, 웨이퍼는 반도체 생산 재료비 가운데 40% 가까이 차지하는 대표 품목이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전자·하이닉스는 총 24억달러가량의 웨이퍼를 구매했고 이 가운데 일본에서 수입한 전체 웨이퍼 물량은 절반이 넘는 14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대일 수입 의존도가 높다 보니 삼성전자는 해외 업체인 실트로닉스와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설립, 지난 7월 웨이퍼 양산에 들어가기도 했다. LG그룹 계열 실트론에서 구매 물량을 늘리는 대신 해외 자체 조달을 택한 것이다. 감광액은 연간 수입액 규모는 1억9000만달러 정도지만 이 중 일본 제품 비중이 무려 95%에 육박한다. 협회 관계자는 “웨이퍼나 감광액 모두 국내 업계의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다”면서 “다만 최소한의 규모로 국내 조달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회장 이상완)는 LCD 패널의 핵심 소재인 TAC필름·유리원판·편광판·CCFL·액정을 대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다섯 가지 품목으로 선정했다. 이들 소재 가운데 TAC필름·편광판·CCFL의 세 가지 제품은 대체 기술로 국산화가 가능한만큼 내년부터 민관 공동 R&D 등으로 조기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기술 난도가 높은 액정·유리원판은 해외 기업을 유치해 기술과 생산시설을 도입, 장기적으로 대일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주력 IT 산업군 외에도 자동차·조선·철강 등의 분야에서도 대일 무역 역조 개선을 위한 자생적인 노력이 가시화하는 등 민간 차원의 자생적인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서한기자 hs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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