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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우울증 진단 및 치료 가이드

FERRIMAN 2008. 11. 22. 11:01

우울증 환자 40대가 가장 많아 마음의 감기 우울증, 진단 및 치료 가이드 2008년 11월 20일(목)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린다. 전 인구의 약 15%가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의 종착역은 자살이다. 환자 10%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심각한 질병이다.

이런 가운데 정신과를 찾는 사람 중 4명 중 1명은 우울증 때문이고, 최근 4년 사이에 47.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우울증은 연령대별 분포에서 20대(8.6%), 30대(12.5%)를 거쳐 급격히 증가해 40대(20.4%)에 가장 많았고, 50대(18.2%), 60대(17.4%)에 다소 감소했다가 70대 이상(20.1%)에서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우울증 환자, 4년새 47.7% 증가=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과 전덕인 교수팀은 지난 2003년 1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5년 동안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한림대성심, 강동성심, 한강성심, 강남성심, 춘천성심병원) 정신과 외래 및 입원환자 6만2천232명을 분석한 결과, 우울증이 1만4천536명(23.4%)을 차지했으며, 매년 증가해 지난해(3천369명)에는 2003년(2천281명) 대비 47.7%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 외 전체 환자 중 8.5%(5천270명)를 차지하는 정신분열증은 33.5% 증가했고, 2.9%(1천792명)를 차지하는 ADHD는 무려 209.3%나 증가했다. 반면 전체 환자의 5.5%(3천390명)를 차지하는 공황장애는 5.1% 감소했다.

▲ 우울증은 연령대별 분포에서 20대(8.6%), 30대(12.5%)를 거쳐 급격히 증가해 40대(20.4%)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남자(5천88명, 35.0%) 보다는 여자(9천448명, 65.0%)에서 1.9배 많았고, 정신분열증도 남자(2천368명, 44.9%) 보다는 여자(2천902명, 55.1%)에서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황장애는 남자(1천761명, 52.0%)와 여자(1천629명, 48.0%)에서 비슷한 분포를 보인 반면, ADHD는 남자(1천470명, 82.1%)가 여자(321명, 17.9%)보다 4.6배나 높았다.

◆우울증 치료약 중독성 없어=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우울증은 20대(8.6%), 30대(12.5%)를 거쳐 급격히 증가해 40대(20.4%)에 가장 많았고, 50대(18.2%), 60대(17.4%)에 다소 감소했다가 70대 이상(20.1%)에서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신분열증과 공황장애는 각각 30대(33.4%)와 40대(32.8%)를 정점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ADHD는 10대 이하의 청소년층에서 대부분(98.2%)을 차지했다.

특히 우울증은 2003년에는 주로 70대 이상(35.0%)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2007년에는 연령대가 낮아져 중년 이후(40대:20.1%, 50대:19.9%, 60대:17.8%, 70대 이상:17.8%)의 연령대에서 고르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우울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정신과의 진료실 문턱이 낮아져 진단율이 높아졌다는 점, ▲복잡해져 가는 사회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 증가, ▲환자들이 자살 등 우울증에 대한 심각성을 알게 되어 치료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과 환자들은 선뜻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주위의 시선이나 편견이 두렵기도 하고, 치료는 약물치료만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거나, 정신과 약은 중독된다는 오해를 하기 때문이다.

전덕인 교수는 "우울증 치료약은 약리적으로 사람을 중독시키지 않는다. 다만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하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약물만 복용하는 경우가 있어 오해가 생긴 듯하다"며 "우울증 치료를 포함한 정신과 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진에는 안 나타나는 멀쩡한 병(?)= 우울증은 단일 질병이 아니라 여러 질병이나 상태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주요 우울증(흔히 '우울증'이라고 부름)이지만, 신체 질병이나 뇌의 손상에서 비롯된 기질성 우울증,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적응장애, 그리고 양극성 장애('조울증'이라고 알려짐)에서의 우울증도 있다.

우울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아무 것도 하기 싫고, 때로는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 실제로 시도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만 내거나 만사가 귀찮다는 느낌이 자주 든다. 쓸데없는 고민거리나 죄책감이 들고 괜히 짜증이 나기도 하고, 여기 저기 몸이 아프고 개운치 않으며 피로가 쉽게 쌓인다. 불면증과 식욕부진이 대다수의 환자에게 나타나며, 정신집중이 되지 않고 건망증도 심해진다. 소화불량, 초조, 가슴 답답함, 두통 등의 다양한 신체증상도 자주 나타나지만, 검진을 해봐도 아무런 신체적 이상이 없다고 답답해 한다.

◆우울증의 진단= 우울증의 진단(대한신경정신과학회 정신의학 진단기준)은 다음 9가지 증상 중에서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계속될 때 주요우울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물론 일이나 학업, 주부역할, 사회생활 등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만 해당된다.

①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우울, 슬픔, 공허감 등)이 든다.
②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이 감소했다.
③ 최근 한 달 동안 식욕부진(증가)이나 체중감소(증가)가 있다.
④ 불면 또는 수면과다에 시달린다.
⑤ 불안, 초조하거나 의욕이 없다.
⑥ 무기력하거나 피곤하다.
⑦ 존재감이나 가치감 상실, 지나친 죄책감이 든다.
⑧ 사고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유부단해진다.
⑨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자살사고, 자살기도

이밖에도 신체적 질병이나 약물에 의한 우울증인지를 감별하는 것이 필요한데 전문적인 면담과 여러 검사결과를 가지고 상세히 진단해야 하며, 우울증의 심각한 정도에 따라 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나눈다.

▲ 우울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아무 것도 하기 싫고, 때로는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 실제로 시도하기도 한다. 
◆우울증의 치료=
우울증은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함께 하는 통합치료 계획을 짜야 한다. 이때 광선치료, 인지· 행동치료, 자기장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정신치료 또는 인지· 행동치료만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정신치료는 우울증의 기저에 있는 갈등과 죄책감, 상실감을 다룬다. 슬픔과 분노가 적절히 외부로 표현되도록 돕고 치료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인정받고 용납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돕는다. 대인관계 양상을 분석하여 우울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을 교정하고 가족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인지· 행동치료는 우울증에서 생기는 인지적 왜곡을 찾아서 교정한다. 대체로 자신과 미래, 주변 세상에 대해서 비관적인 생각을 갖는데 이 생각의 저변에는 합리적이지 못한 생각의 틀(인지왜곡)이 있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왜곡된 사고의 틀을 밝히고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사고방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계속한다. 자신이 평생 믿어온 사실이 합리적 근거가 없는 생각이었음을 아는 것은 변화를 위한 신선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 치료만으로 70% 이상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은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소 6개월간은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우울증상, 감정조절에 선택적인 효과가 있는 약물들이 개발되어 과거보다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

광선치료는 우울증 환자에게 매일 일정량의 밝은 빛을 쪼이는 것으로, 계절에 따라 생기는 '계절성 우울증' 환자에 쓰는 치료법이다. 자기장치료는 망상, 자살 등 심한 우울증 환자에게 쓰이는 특수치료법이다. 자기장치료를 받고나면 몇 초간 몸에 경련이 일어난 뒤 뇌가 활성화되는데, 이 치료를 3~5번 정도 받고 나면 눈에 띄게 우울증이 호전된다.

◆스트레스 관리가 최선=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자신에게 닥친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그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지,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스스로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 긍정적인 사고 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재발한 우울증의 경우에는 장기간의 꾸준한 약물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흔히 우울증 환자들은 무슨 일 때문에, 또는 누구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남을 용서하거나 자신 스스로 변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

저작권자 2008.1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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