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

[사이언스타임즈] 과학관의 활용방안

FERRIMAN 2008. 11. 27. 11:44

“과학관은 지속적인 체험 학습공간” 2008 과학문화교육단체 연차대회 대토론회 2008년 11월 27일(목)

▲ 25일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08 과학문화교육단체 연차대회 대토론회’ 

“과학관은 단순히 둘러보는 전시관이 아니라 지속적 과학교육을 위한 체험 학습공간이다.”

25일(화) 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08 과학문화교육단체 연차대회 대토론회’에서 ‘과학관을 활용한 과학교육시스템 제안’을 주제로 발표를 한 ‘과학관과 문화’의 권기균 대표는 이같이 주장하고 과학관을 지속적인 과학교육의 장으로 삼을 것을 역설했다.

스미소니언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했던 권 대표는 “우리나라에선 과학관을 한 번 보는 전시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하지만 과학관을 전시관으로 보느냐 아니면 교육관으로 보느냐에 따라 교육상에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 ‘과학관과 문화’의 권기균 대표 
또 “80년대 이전까지 미국의 경우도 과학관은 한 번 가서 둘러보는 전시관이나 박물관의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시관의 역할을 넘어서 과학교육 및 연구기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배경은 기존 과학교육의 문제점이 불거져 나오면서 비롯됐다는 것.

권 대표는 “1983년도까지만 해도 미국 과학교육은 많은 문제점들을 갖고 있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의 가치와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것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며 교과과정의 혼란 가중, 학습보단 커리큘럼을 추진하는 교과서 회사들, 연구와 최상의 실행에 기초하지 않는 프로그램들을 추진하는 개혁론자 등의 문제점을 들었다.

또 권 대표는 “이런 문제점들로 인해 미국의 과학교육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며 “과학자들이 자연세계를 이해하는 탐구방식을 사용하면서 연구결과가 반영된 여러 방법으로 학생들이 과학을 배우는 쪽으로 나아갔으며, 결국 SI(Smithsonian Institution)와 NA(National Academies)의 통합으로 이뤄진 NSRC(National Science Resource Center)의 설립을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NSRC의 설립은 과학관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권 대표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학교 등의 교육당국, 정부, 과학관 등이 3개의 축을 이루면서 운영되는 미국 과학관의 경우, 단순한 전시관의 기능을 넘어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일회성 관람이 아닌 교과과정에 따라 지속적인 방문을 통해 교육이 이뤄지고 이를 위한 교사들의 커리큘럼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권 대표는 과학관을 활용한 체험적 탐구학습을 강조하면서 “하버드 대학 자연사 박물관의 과학교사를 위한 가이드 중 1번은 ‘과학은 체험(Hands-on)하는 것’이다"며 “눈으로만 보는 관람의 기능에서 직접 만지고 느끼고 그리면서 스스로 그 과학의 원리를 생각해보는 탐구의 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기업과 과학 NGO들 역할 커져

이어 ‘과학기술문화의 전망과 미래’로 발제한 최정훈 교수(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TIST)는 그동안의 과학기술문화의 흐름과 미래상을 조망하고 향후 과학 NGO 등 전문가 집단의 역할을 강조했다.

▲ 한양대 최정훈 교수(한양대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최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술이 연구개발 및 생산과 상품의 온라인화 등을 주도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IT 기술에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은 높은 교육열과 이에 따른 과학기술문화 때문이다”며 “미래의 국가 경쟁력은 과학기술문화에서 나온다는 것을 정부와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강연, 전시회, 이벤트 등을 통해 자국의 과학기술문화를 알려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홍보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미래 과학기술문화 활동의 분야별 전략에 대해 조직적 분석과 체계 수립을 하여 과학기술문화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학기술문화의 인프라 구성을 위해 충실한 과학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 교수의 주장이다.

최 교수는 “최근 들어 새로운 과학교과서의 보급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과학기술문화에 대한 이해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런 상황에서 과학교육자들이 주장하는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발상 및 수렴적 사고 등의 용어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과학문화라는 용어 대신에 이를 확장한 과학기술문화라는 용어가 미래 국가경쟁력을 위해서 더 적절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더불어 향후 과학기술문화를 내세운 외국으로부터의 교육문화산업에 대한 침투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하면서 “일찍이 그는 기업은 시속 100마일, NGO는 90마일, 반면에 노동조합은 30마일, 정부는 25마일로 변한다고 말했다”며 “과학기술문화의 활동주체는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업체나 NGO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에 과학기술관련 NGO 단체들이 더딘 속도로 생겨나고 있지만 미래 국가성장동력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하고 “이 NGO를 발굴하고 조직하는 역할이 정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업무 중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문화 전문가 집단 육성해야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전 국민의 과학기술문화 수준을 향상시키는 전문가 집단의 육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런 활동의 주체들은 작가, 연출가, 과학관 해설사, 예술가, 교육자들이지만 과학기술에 대한 관점이 과학자나 공학자들의 것과 크게 다른 것이 문제점이다”고 지적하고 “일례로, 외국 책과 방송물에 나오는 과학기술용어를 인문계식으로 번역하는 심각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중간 휴식시간에 최정훈 교수의 과학시범이 진행됐다.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회에서는 앞서 발표에 대한 반론 및 평가가 이어졌다.

국립과학관 오규진 과학전시경영과장은 “그동안 과학관도 나름대로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려고 노력해왔지만 예산상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말하고 “과학기술의 이해와 첨단기술의 홍보에 치중하느라 교육적 기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대중들의 포괄적 과학기술의 이해를 위한 전시 구성은 교육적 기능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발명협회 한미영 회장을 대신한 이정현 실장은 “우리 협회가 만든 창의적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부들의 관심도가 높다”며 “이 프로그램은 여성들의 경제력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한경희 스팀다리미의 경우, 주부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 창의적 관점에서 발명된 것으로 현재 마케팅의 호조로 여성들의 경제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우리 협회가 생기면서 여성들의 발명특허가 16%나 늘고 경제력이 높아진 것은 경제력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 진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패널 토론 이외에도 이공계 기피를 위한 기초과학교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부족, 사이언스 TV 홍보 부족, 과학관 큐레이터 양성 문제 등 과학기술계와 관련해 다양한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토론회는 규정된 시간을 넘기고 끝났다.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08.1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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