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

[사이언스타임즈] 홍콩과학관

FERRIMAN 2008. 12. 3. 09:34

과학관을 온 국민의 과학놀이터로 만들자 관람객에게 사랑받는 과학관이 되려면... 2008년 12월 03일(수)

미디어와 과학 우연히 방문한 홍콩과학관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넓고 큰 과학관의 건물이나 호화로운 시설 때문은 아니었다. 원색으로 깔끔하게 꾸며진 내부가 인상적이기는 했지만 좋고 훌륭한 시설을 갖춘 과학관은 홍콩 말고도 많다. 규모 면에서 보자면 미국이나 유럽에 더 크고 좋은 과학관이 많이 있고, 체험형 전시물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세계 과학관의 최근 트렌드를 감안할 때 새로운 일은 아니다.

우선 홍콩과학관이 자리하고 있는 장소부터 인상적이었다. 홍콩과학관은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홍콩 시내 한복판,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있다. 쇼핑센터들이 즐비한 시내에 역사박물관과 나란히 서 있는 과학관은 홍콩에서 과학이 차지하는 비중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자리한 덕분인지 과학관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유아나 어린이들은 물론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과 외국 관광객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 지난 11월 14일 개관한 국립과천과학관 천체투영관의 모습. 국립과천과학관은 생태학습장, 과학조각공원, 과학문화광장 등을 갖추고 685개 주제, 4203점의 첨단 과학물을 전시하고 있다. 
게다가 홍콩의 과학관의 운영시간은 오후 9시까지다. 보통 5시 반이면 문을 닫아걸고, 그것도 폐관 한 시간 전에는 관람객을 받지 않는 우리나라의 과학관이나 박물관에 익숙해 있는 나로서는 놀랍기만 했다. 덕분에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기 어려운 아버지나 워킹맘들도 퇴근 후 아이 손을 이끌고 과학관을 찾고 있었다.

홍콩의 과학관은 운영 면에서도 본받을 점이 많았다. 고장이 나거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전시물을 세심하게 체크해 안내하는 것은 물론 층마다 여러 명의 인원이 배치돼 과학관 내의 청결이나 관람객의 안전, 전시물 이용 등을 지원하고 있었다. 곳곳에 의자 등을 배치해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도 최근 대규모 과학관을 열었다.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앞 24만3,090㎡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세워진 이 과학관은 천체관, 옥외전시장, 생태학습장, 과학캠프장, 과학조각공원, 과학문화광장 등을 갖추고 685개 주제, 4천203점의 첨단 과학물을 전시하고 있다. 개관한 지 한 달도 안됐지만 벌써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한다. 그만큼 과학에 대한 공부와 체험에 목말라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갈 수 있도록 우리나라 곳곳에 다양한 주제의 과학관이 설립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을 첨단과학관이 세워졌다니 반가운 일이다. 과학관은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비전과 꿈을 심어주고 체험을 통해 호기심과 과학탐구에 대한 지식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어른들의 과학지식을 높이고 과학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수 있는 곳이다.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장 한꺼번에 많은 돈을 투입해 멋진 건물과 전시물을 만들어놓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해 첨단 과학전시물을 전시해놓았더라도 제대로 관리하고 운영하지 않으면 지금의 관심과 인기는 얼마 못 갈 것이다.

과학이 어느 한 시점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듯이 과학관 역시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개선해 나가야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 관람객들에게 사랑받는 과학관이 되려면 다양한 특별전시를 계획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설전시물들도 관람객의 호응도나 최근 연구동향을 고려해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관람객들이 쾌적한 상태에서 전시물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위생이나 청결, 편의시설을 잘 관리하고 적절한 관람객을 유지해야 한다. 또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프로그램 마련도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과학관 법인화 논란 이전에 과학관을 어떻게 국민들의 과학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과학의 장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 장윤옥 디지털타임스 IT정보화부 부장 
우선 과학관 운영 예산과 인력의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 과학관 건립에 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는 점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과학관 운영에 쓴다는 점을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운영예산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라면 높은 과학지식을 갖추고 있는 노령인구나 과학관련 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 등을 활용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 또 과학관의 각종 전시물이나 시설에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 사이언스타임즈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장윤옥 디지털타임스 IT정보화부 부장 | ceres@dt.co.kr

저작권자 2008.12.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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