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

[사이언스타임즈] 우주인 이소연박사, 과학의 날 기념 강연

FERRIMAN 2009. 4. 22. 09:17

“여러분이 만든 우주 김치 먹고 싶어요” 우주인 이소연 박사, 과학의 날 맞아 어린이 대상 강연 2009년 04월 22일(수)

“우주인보다 우주인 한 명이 존재할 수 있도록 힘쓰는 우주인 음식 전문가, 우주인 의사, 우주인 훈련 교사, 예비 우주인 등이 훨씬 더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들은 우주인만 바라보지 마시고, 우주를 향한 각자의 꿈을 차곡차곡 키워주세요.”

80개의 어린 눈이 반짝 빛난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의 말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귀를 바짝 기울이고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모두 기록해둔다. 제42회 과학의 날인 21일 경기도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 특별전시관. ‘최초 우주인과 함께 보고 듣고 느끼는 우주과학’이라는 주제로 이 박사가 어린이 대상 강연을 진행했다.

▲ 이소연 박사가 21일 경기도 과천 국립과천과학관 2층 특별전시관에서 열린 ‘최초 우주인과 함께 보고·듣고·느끼는 우주과학’ 특별강연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우주 체험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19일 어린이 40명만 초청해 강연을 한다는 공지가 국립과천과학관 홈페이지에 뜨자마자 문의가 쇄도했고 과학관 현장접수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마감됐다.

이 박사는 이날 우주에서 입었던 우주복을 직접 입고 어린이들 앞에 섰다. “지난해 오늘 저는 병원에 있었어요. 사고가 난 게 아니라 우주에서 키가 훌쩍 컸다가 지구로 돌아온 뒤 다시 키가 줄어서 뼈가 제대로 적응을 못했거든요. 그래서 며칠 동안 앓아누워야 했답니다.”

아이들이 신기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사전에 이 박사의 우주 체류에 대해 충분히 공부를 하고 온 듯, 이 박사가 던지는 질문마다 쏙쏙 정확한 답이 돌아온다.

“제가 우주에 며칠 있었죠?”, “10일이요.”
“제가 우주에서 돌아올 때 어떻게 됐었죠?”, “도착 위치가 바뀌었어요.”
“제가 머물던 국제우주정거장은 몇 킬로미터 상공에 있죠?”, “350 킬로미터요.”

잘 땐 벽의 침낭에 몸을 묶어야 해

아이들은 이 박사의 우주 체류 경험 하나 하나에 작은 환호성을 질렀다. “지구에선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면 고개를 돌리고 있다는 게 느껴지고, 누군가 자신의 몸을 들고 옮기면 몸의 이동을 알 수 있잖아요. 하지만 우주에선 중력이 없기 때문에 눈을 감으면 자신이 움직이는지 아닌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잠을 잘 땐 벽에 묶어둔 침낭에 자신의 몸을 묶고 자요.”

▲ 이소연 박사가 전시장을 돌며 자신의 우주체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주정거장 내 활동복, 우주 음식, 한국 최초의 소형위성발사체 KSLV-1 사진 등이 전시된 전시장을 한 바퀴 돌며 하나하나 설명을 곁들였다.

“이 우주복은 비행복처럼 생겼는데, 여성들이 입기엔 참 불편해요. 화장실에 한 번 가려면 옷을 모두 벗어야 하거든요.”, “세계적으로 우주 음식이 300여 가지가 있는데, 우리 음식은 아직 10가지밖에 없어요. 우주에 있을 때 김치가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몰라요. 여러분 중 누군가가 우주음식을 개발하는 박사가 되어서 우리나라 우주음식을 많이 만들어주세요.”

이 박사는 여러 차례 우주와 관련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에 대해 강조점을 찍었다. “김연아 선수가 있기 위해 김 선수 어머니와 코치, 안무가 등이 구슬땀을 흘리듯 정작 TV 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에 빛나는 스타가 있다는 점을 알아뒀으면 해요. 여러분들이 꿈꿔야 할 대상엔 비단 우주인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이 박사는 오는 10월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우주대회에서 40명의 어린이들과 다시 만나자는 약속으로 이날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10월에 우주와 관련한 일에 종사하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대전에 옵니다. 여러분들이 우주에 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여기서 저와 만난 40명은 꼭 그때 다시 보기로 약속해요.”

서울 종암동에서 아버지의 손을 잡고 강연을 찾은 황다희(숭례초 6년) 양은 “이 박사님이 바쁜 와중에도 저 같은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내줘 머릿속에서만 그리던 우주에 관한 꿈을 눈앞에서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재훈 객원기자 | plutos14@naver.com

저작권자 2009.04.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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