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

[매일경제] 즐기며 터득하는 '과천과학관'으로

FERRIMAN 2009. 3. 5. 13:11

 

  매경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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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즐기며 터득하는 '과천과학관'으로

한국전쟁의 상처로 가난과 고통에 허덕이던 1960년대 중반 과학기술분야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 역사적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설립되었다.

당시 정부의 노력으로 과학기술인을 우대하는 풍토가 조성되었고 청소년들에게 KIST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대학의 이공계열은 최고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청소년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고 공과대학 신입생 중 미적분은 물론 2차방정식도 풀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앞으로 10년, 20년 후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면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사회의 국가경쟁력은 과학적 사고를 통해 길러진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인재를 얼마나 보유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미래사회에 대비하여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어디서 어떻게 창의성을 기를 수 있을 것인가. 단순 암기식 교육을 지양하고 다양한 체험활동과 실험ㆍ실습을 통한 탐구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현재 우리의 여건으로는 학교에서는 실험실 환경이 열악하여 실험ㆍ탐구 중심 교육을 실시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교육당국도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점차 개선해 나가고 있지만 보다 가속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과학지식과 원리를 탐구식으로 가르쳐주는 학교 밖 과학교육시설의 확충이 절실하고,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대중 교육시설도 필요하다.

이런 와중에 최근 경기도 과천에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최첨단 과학관이 문을 열고 청소년들을 기다리고 있다. 과학관은 자연을 대할 시간이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이를 대신할 많은 자연사 전시물과 기타 과학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체험형 위주 전시물들로 꾸며졌다. 따라서 과학관은 과학에 대한 흥미 유발과 함께 기초과학의 원리를 쉽게 익힐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과우봉사단 회원들은 풍부한 과학지식을 활용해 과천과학관을 찾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질서유지는 물론 전시물의 안내와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일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과학꿈나무들에게 장차 훌륭한 과학자로 자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한편, 봉사활동을 통해 과학기술인으로서 보람을 느끼며 과학관의 부족한 운영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분야에서 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근간은 일본 정부의 과학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관심은 물론 청소년들의 과학과 수학에 대한 흥미와 면학의 결과라고 한다. 우리도 청소년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먼저 우수한 과학교사 양성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 입시에서 과학과목의 배점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여나가는 한편, 과학기술인을 우대하는 풍토 조성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국립과천과학관이 온 국민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여 청소년들이 언제나 찾아와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원리를 터득하는 '학교 밖 과학 교육의 거점'으로 내실을 다져나갔으면 한다. 또한 과학을 즐기면서 배우는 공동체문화가 있는 '종합 에듀테인먼트의 장'으로 장차 과학꿈나무들이 훌륭한 과학자로 자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열린 창의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박승덕 과우회(科友會)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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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4 17:39: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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