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과 경제

[중앙일보] 한국 기업, 연도별 경쟁력 지수

FERRIMAN 2010. 2. 23. 10:15

기사 입력시간 : 2010-02-23 오전 12:07:25
한국 13개 업종 대표 51개 기업 올해·내년 예상 경쟁력 지수는
포스코, 철강서 압도적 우위 … 전기·전자는 글로벌 최상위권
한국의 철강과 전기·전자 기업들의 경쟁력이 올해와 내년에도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조선 산업은 중국의 추격에 밀려 경쟁력이 예전 같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KB투자증권이 한국 대표기업들과 외국 유수 기업들의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다.

KB투자증권은 자동차·반도체 등 13개 업종에서 시가총액 상위인 국내 51개 기업과 세계 213개 기업의 ‘경쟁력 지수’를 산출해 비교했다. 지수가 크면 기업의 생산 효율과 수익성이 높다는 의미다. 지수는 업종별 외국 기업군의 평균을 100으로 계산했다. 이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쟁력이 글로벌 대기업의 평균을 넘는다는 얘기다.

주 비교 대상은 올해와 내년의 예상 경쟁력 지수. 이를 산출하기 위해 필요한 개별 기업의 2010~2011년 경영지표는 전 세계 투자기관들의 예상치를 평균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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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의 경우 한국 업체들이 압도적인 우위였다. 한국 업체들의 전체 평균 경쟁력 지수는 올해 110, 내년 116.3으로 예상됐다. 워런 버핏이 인정한 효율 세계 1위 기업인 포스코와 경쟁한 덕에 한국 철강기업들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올라갔다는 게 KB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전기·전자 분야 기업들의 경쟁력 지수는 올해 109, 내년 110.8이었다. 철강에서는 포스코, 전기·전자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특히 높은 우위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경쟁력 지수는 올해 92, 내년에는 101이었고, 기아차는 올해 88, 내년 97이었다. 대량 리콜 등으로 말미암아 일본 도요타와 혼다의 경쟁력은 2011년에 글로벌 평균을 살짝 밑돌 것(지수 99)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 중 전기차를 양산하는 중국BYD는 2011년 지수가 101에 이르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KB투자증권은 내다봤다.

조선 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수주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지수가 70선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수주가 약간 살아나고 있어 내년에는 지수 100 수준까지 회복되겠지만, 전처럼 압도적인 경쟁력 우위를 누리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지수는 지난해 80 언저리에서 올해 90, 내년에는 100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올해와 내년 경쟁력 지수는 94~96으로 나왔다. KB투자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설비 투자가 올해와 내년에 집중돼 지수상으로 일시 효율이 떨어진 것처럼 나타난 것일 뿐”이라 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51개 기업 어떻게 선정했나

금융을 제외한 제조업 13개 업종별로 시가총액 상위 기업 목록을 만들었다. 이 중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10개 이상 증권사에서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 분석 보고서를 낸 업체 51개를 최종 대표기업으로 선정했다. 이와 비교할 외국 기업들도 같은 방법으로 213개를 골라냈다.


◆경쟁력 지수=연간 매출액을 매출 원가, 판매관리비, 자산증가분(주로 설비 투자)의 합으로 나눠 계산한 지표다. KB투자증권이 만들었다. 기업의 산출액을 투입으로 나눈 것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