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ETRI가 공개한 ‘OLED 조명 기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유럽은 2천만 유로를 투입, ‘OLED100eu’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에 있고 이 가운에 특히 오스람, 필립스 등 세계 조명시장을 이끌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참여하는 기업참여형 연구가 활발하다.
참고로 이들 기업은 이미 와트당 50루멘의 광원 효율과 1만 시간 수명의 패널형 OLED 조명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난 2008년 개시된 OLED100eu 프로젝트의 목표는 와트당 100루멘이다.
미국은 에너지부(DOE)에서 ‘차세대 조명(Next Generation Lighting)’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지난 1999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연구비의 절반 가량을 투자, OLED 조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12년까지 와트당 76루멘의 제품 개발이 최종 목표다. OLED 기술의 종주국임을 자처하는 일본의 행보도 남다르다.
도호쿠디 바이스라는 기업이 현재 OLED 백라이트유닛(BLU)과 특수조명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루미오텍은 조만간 일반 조명 시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루미오텍은 시제품의 발광 효율을 와트당 25루멘, 수명을 1만시간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일본의 시장조사 기관인 야노경제연구소는 수 년 안에 OLED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돼 오는 2015년경 전 세계 조명 시장에서 OLED와 LED 조명의 비중이 각각 3.5%, 4.9%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반대로 백열등과 형광등의 비중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생활 곳곳이 모두 빛의 원천
그렇다면 미래의 OLED 조명은 우리 생활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그 변화를 예단키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OLED가 백열등 및 형광 등을 대체하는 실내등, 차량용 후미등, 가로등, 광고판,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GE, 오스람, 필립스 등의 다국적 조명기기그룹들이 선보이고 있는 시제품들의 면면은 매우 흥미롭다. 일례로 백열등, 형광등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미국의 GE는 지난 2007년 일본의 코니카미놀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발광 벽재를 개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당시 ‘미래 조명기술의 완결판’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벽재는 적·녹·청색의 OLED를 픽셀별로 분할된 격자 속에 넣어 단색의 빛은 물론 고해상도의 총천연색 빛을 표현해 냈다. GE는 이 발광 벽재를 두께 1㎜ 이하로 만 들어 기존 형광등 사용이 불가능한 벽이나 굴절된 공간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독일의 오스람 역시 지난 2008년 최초의 상업용 OLED 조명 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가까운 미래(Early Future)’라는 이름의 이 테이블 조명은 32㎜, 세로 33㎜의 박막 OLED 패널 이 조명 기둥에 날개처럼 여러 개 붙어 있는데 유명 조명 디자이너 잉고 마우러가 디자인에 참여, 미(美)적 요소까지 완벽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가디츠 박사를 비롯한 오스람 연구자들은 머잖아 유연하면서도 투명한 OLED 광원의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예견한다.
그렇게 되면 OLED 조명을 천장에 붙여 낮에는 태양빛을 그대로 투과시키는 창문으로, 밤에는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네덜란드의 필립스 또한 작년 ‘루미 블레이드(Lumiblade)’라는 OLED 조명 기술을 공개했다. 의자, 탁자, 벽, 창문 등에 맞춰 자유자재로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신개념 조명으로 두께가 1.8㎜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광원 효율은 와트당 140루멘, 수명은 1만 시간에 달한다. 이들 놀라운 시제품들은 대부분 각국 등기구 업체들에 의해 속속 상용 제품으로 양산되고 있는 추세다. 초기에는 실용성을 따지는 일반 소비자보다는 호기심을 가진 얼리어답터들을 상대로 한정된 수량만 출시할 계획이지만 말이다.
이 3개사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OLED 광원을 이용한 다양한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앞다투어 생산설비 구축에 뛰어들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OLED 조명이 빠른 시일 내에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점을 짐작케 한다.
OLED를 통해 거대 빌딩의 벽면과 천장 혹은 바닥 자체가 조명이 되는 날도 실로 머지않았 다고 할 수 있다. 입는 조명, 두루마리 조명도 더 이상 상상의 산물이 아니다. 이는 곧 우리 주변에 있는 거의 모든 사물이 빛을 발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OLED 조명의 활용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셈이다.
TV, 컴퓨터, 휴대폰… 무한한 미래
이제 막 상용화가 가시권 내에 들어온 조명과 달리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이미 OLED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국내만 해도 OLED 연구는 조명 보다 주로 TV, 컴퓨터,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자동차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OLED 디스플레이 생산 1위국의 위상을 지켜가고 있으며 삼성SDI는 전 세계 능동형(AM) OLED의 98%를 생산하고 있다. OLED는 밝기, 선명도, 시야각, 응답속도, 전력소비량 등 디스플레이 의 주요 특성면에서 액정 디스플레이(LCD) 등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스스로 빛을 내는 덕분에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어 응답속도가 빠르고 넓은 시야 각을 갖는다. 이 특성으로 인해 일반 LCD와 달리 바로 옆에서 봐도 화질이 변하지 않으며 화면에 잔상이 남지 않는다. 최근 LG전자가 선보인 31인치(78.74㎝)형 OLED 3D TV는 이 같은 OLED 의 장점을 잘 살린 사례다.
이 모델은 화면 두께가 2.9㎜에 불과하고 LCD보다 1천배나 빠른 응답속도,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를 갖춘 것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일반 3D 영상은 물론 3D 입체영상에도 최상의 화질을 유지한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LG 전자는 조만간 55인치(139.7㎝) AMOLED 패널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OLED는 구부러지는 형태로도 가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휴대전화, 시계, 전자책과 같은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그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향후 차세대 모바일 기기의 성장을 이끌 견인차로서의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쯤 되면 OLED가 ‘꿈의 디스플레이’ 혹은 ‘미래의 빛’으로 칭해지는 것도 결코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앞으로 OLED가 한층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화·보편화 된다면 우리 생활은 한층 풍요로워 질 것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