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세라믹,그리고 Ferrite

[사이언스타임즈] 스텔스 전투기

FERRIMAN 2011. 1. 21. 17:32


보이지 않는 하늘의 공포 스텔스 전투기 독특한 외관 속에 숨은 강력한 은폐력 2011년 01월 21일(금)

▲ 독특한 외관을 가진 최초의 스텔스기 F-117(위키 백과) 
최근 중국이 공개한 몇 장의 사진과 동영상이 동북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각국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사진과 동영상의 주인공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넷사이트 환추망 등에 공개된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이다. 베일 속에 가려졌던 젠-20의 공개에 미국 국방당국은 큰 충격을 받았고, 안보 측면에서 일본을 비롯한 유럽 각국도 바싹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 후폭풍은 지난 1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의 방위력이 막강해지는 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국가들이 미 록히드마틴사의 F-35 스텔스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로 컸다. 

사진과 동영상에 나타난 젠-20은 전형적인 스텔스 전투기의 모습이었으며 적의 레이더, 적외선 음향 등의 탐지 기능에 맞서 자신을 은폐시키는 스텔스(Stealth) 전투기 특유의 외관을 갖고 있었다. 

스텔스 전투기는 적의 방공망을 뚫고 깊숙이 접근, 다양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해 상대방에게 큰 피해를 입힌 다음에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다. 스텔스 전투기의 힘은 바로 보이지 않는 능력이며, 그 토대는 과학기술에 있다.   

레이더의 천적 스텔스기의 등장

최근 미 국방 관계자는 “2020년이면 세계 각국의 전투기들은 모두 스텔스 능력을 갖추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적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무차별 폭격을 가할 수 있는 스텔스전투기는 레이더의 천적으로 등장했다.

적의 레이더, 추적기 등에 대한 은폐를 뜻하는 스텔스 기술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미국의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였다. 1931년 테슬라는 프로젝트 레인보우라는 계획을 입안했다. 당시 테슬라는 레이더에 대해 “선체가 발하는 자기에 대응하는 시스템”이라며 “강력한 전압을 발생시키는 변압 장치인 테슬라코일을 이용하면 선체의 자기를 소멸시켜 레이더에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인 1943년 10월 28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해상에서 실제로 관련 실험이 진행됐다. 테슬라코일을 탑재한 구축함 엘드리지(USS Eldridge)의 모습이 강력한 자장에 의해 레이더에서 자취를 감추는 일이 발생한 것.

▲ 스텔스기는 레이더 반사 단면적을 최소화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후 1962년 소련의 물리학자 유핌체프가 “전자기파는 다양한 모양의 물체와 만나면 꺾인다”는 이론을 발표했으나 소련 지도부의 무관심 속에 1970년대 미 국방부가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먼저 다가섰다. 

미 국방부의 수주를 받은 록히드마틴사가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 117 나이트 호크’를 비밀리에 개발한 것이다. 베일에 가려졌던 이 스텔스기의 독특한 외관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세상 사람들이 놀라워하기에 충분했다. 

스텔스기는 일차적으로 상대방에게 쉽게 노출되지 않고, 노출되더라도 탐지된 신호가 축소 혹은 왜곡되기 때문에 적의 방공망은 정확한 상황판단이 어려워진다. 여기에 자체 소음을 모두 제거해 자신을 은폐시키고, 이는 다시 자체 센서들의 성능 향상에 기여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레이더파 반사 막는 독특한 외관

항공기에 적용되는 주요 위협 요인은 레이더, 적외선, 음향신호 등이다. 우선 레이더는 전파에너지 펄스를 쏘아 보낸 뒤에 목표물에 부딪혀서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 목표물의 위치, 속도 등을 판단하는 강력한 탐지 및 추적센서 시스템이다.

레이더의 탐지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송신출력, 표적의 반사단면적, 안테나 유효단면적, 레이더가 탐지할 수 있는 최소탐지 신호전력 등이다. 각 영향 요소 중에 항공기가 스스로 레이더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바로 레이더 반사단면적(RCS : Radar Cross Section)이다.

레이더 반사 단면적은 목표물이 레이더 파를 얼마나 잘 반사시키는가를 나타내는 척도로서 스텔스기는 형상화(Shaping) 기술을 통해 이 레이더 반사 단면적을 최소화시켜 레이더의 탐지능력을 약화시킨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기 F-22의 경우, 각 날개 모서리와 흡입구 모서리들의 각도를 서로 일치시켜서 상대방의 레이더 파를 탐지가능성이 낮은 몇 개의 특정방향으로만 집중 반사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써 F-22는 적의 레이더에 아주 작은 점 하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아울러 레이더파가 수직으로 반사될 때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 멀리 날아간다는 점에 착안해 비행기의 수직꼬리날개와 동체 옆면도 경사지게 만들어 레이더파가 수직 반사돼 돌아가는 것을 최소화시켰다. 

▲ 스텔스기는 레이더, 적외선, 소음 등에 대비한 은폐능력을 갖고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레이더파의 흡수다. 대표적인 전파흡수물질인 페라이트(Ferrite)를 칠한 스텔스기의 경우 레이더파와 같은 초고주파 전자기장이 가해질 때 전자파 에너지 일부가 열에너지로 흡수, 소멸되는 현상을 이용한다.

이밖에 스텔스기 주위에 플라즈마를 형성, 입사되는 적의 레이더 파를 이 플라즈마 층에서 흡수 및 굴절시켜서 레이더 반사 단면적(RCS)을 1/100 수준까지 감소시키는 기술, 미약하면서 길이가 긴 전자파 펄스들을 무질서하게 쏘아 보내서 적의 레이더망을 교란시키는 노이즈 기술 등도 스텔스 기술로 개발되고 있다. 

이렇게 첨단 과학기술로 무장된 스텔스기 최대의 적 중 하나가 바로 적외선이다. 상대방의 적외선 센서 시스템들은 표적과 그 주위배경의 적외선 복사량 대조를 통해 항공기의 존재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스텔스기는 엔진 등 발열부위를 적절한 단열 재료로 감싸고, 배기파이프 표면을 차가운 공기나 물 등으로 냉각시키는 동시에 배기가스에 다량의 찬 공기를 섞어서 방출하는 적외선 방출시스템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11.01.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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