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척추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기사 입력 2011.03.21 00:15 / 수정 2011.03.21 00:15

[전문의 칼럼] 어르신 좋아하는 ‘허리주사’, 손상된 신경에 직접 약 들어가 효과 ↑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 사는 김인순(63·여)씨. 허리가 아파 고생하던 차에 동갑내기 이모씨의 소개로 허리 주사치료를 받았다. 치료 덕을 톡톡히 본 이씨 말을 듣고 내심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판이했다. 몇 번의 주사치료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없었고 통증만 심해질 뿐이었다.

　‘허리주사’로 알려진 요통 주사요법은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어르신이 선호한다. 하지만 방법이 다양한 데다 환자의 건강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경막외 주사치료’는 척추 디스크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에 적용된다. 요추의 경막외강이나 꼬리뼈 사이에 있는 신경통로를 통해 주입한다. 척추디스크로 신경이 압박을 받거나, 척추관협착증이 심하지 않을 때 효과가 있다. 급성 통증이나 젊은층의 추간판탈출증을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신경 압박이 심할 때는 효과가 없거나, 며칠 못 가는 등 제한적이다.

　 약물은 신경 염증을 줄이기 위해 리도카인이라는 부분 마취제와 스테로이드 용액을 혼합해 사용한다. 신경의 부기를 빼주고 염증을 줄여준다. 신경 유착방지제인 히알로제라는 약을 혼합해 사용하기도 한다.

　‘선택적 신경차단술’을 이용한 경막외 주사법은 손상된 신경 부위에 직접 약을 주입한다. 척추신경은 척추관을 타고 내려가다 척추 마디 사이의 신경공을 통해 중심신경에서 양쪽으로 1개씩 가지가 나온다. 특히 치료가 어려운 추간공 협착증이나 추간공 디스크(옆구리 협착증, 옆구리 디스크)에도 해당 부위에 직접 약이 주입되므로 효과적이다. 방법은 약간 까다롭지만 추간판 탈출 부위에 직접 약이 도달하므로 치료 효과가 높은 장점이 있다.

　‘경막외 내시경 및 신경성형술’은 척추수술 후 생긴 신경유착으로 허리에 통증이 계속될 때 유용하다. 꼬리뼈 근처의 신경 통로를 통해 가느다란 관이나 내시경을 주입해 직접 유착된 부위나 압박된 신경 부위를 풀어준 다음 약물을 주입한다. 손상된 신경을 직접 치료하므로 효과가 좋다. 효과가 좋아 수술 전 사용하기도 한다. 시술 방법이 까다로워 시술 중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20~30분 소요.

　신경성형술 외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치료비용도 저렴하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치료효과가 스테로이드제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맹신은 금물이다. 치료 원칙을 잘 알고 규정대로 잘 사용하면 매우 좋은 치료법이므로 너무 맹신하거나, 아니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주사 치료는 3회 정도 시도할 수 있다. 효과는 늦어도 하루 뒤면 실감할 수 있다. 3~6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하므로 적절한 통증 관리로 자연치유에 이를 수 있다. 주사치료에도 통증이 재발하는 등 척추뼈의 구조적인 문제로 통증이 계속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