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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신소재- 육상트랙 변천사

FERRIMAN 2011. 8. 6. 14:49

[알아야 재미있다/육상 트랙] 새파란 몬도 트랙 위, 세계신만 230개

[중앙일보 오명철]

남자 100m는 대구육상세계선수권대회의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다. 이 종목 세계 최고기록은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9초58이다. 100m 기록 경신은 트랙의 재질과 구조 변화와 적지 않은 관계가 있다.

 대구스타디움에는 파란색 몬도 트랙이 깔려 있다. 이탈리아의 트랙 제조회사 몬도에서 만든 이 트랙은 반발력이 뛰어나 육상선수들 사이에서는 '마법의 양탄자'로 불린다. 아스팔트 위에 천연 탄성고무를 이중으로 합성해 얹어 밟으면 튕겨나가는 느낌이 든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큰 대회에 줄곧 사용된 트랙이지만 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몬도 트랙이 나오기까지 육상 트랙은 흙(토사→앙투카)-폴리우레탄-복합탄성고무(몬도) 트랙의 순으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세계기록이 쏟아졌다. 특히 76년 몬트리올 올림픽부터 도입된 몬도 트랙에서는 지금까지 230개가 넘는 세계기록이 나왔다. 볼트가 그 기록의 끝장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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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 트랙은 흙과 모래를 섞은 토사(土沙)에서 앙투카(프랑스어로 '모든 경우에'라는 뜻)로 바뀌었지만 기록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진 못했다. 앙투카 트랙은 점토를 고온으로 구운 다음 분말로 만들어 포장을 하기 때문에 적당한 강도를 지니고 배수성이 좋다. 그래 봐야 '오십보백보'였다. 여전히 9초대 진입은 요원해 보였다.

 폴리우레탄 트랙이 나오면서 마의 10초 벽이 깨졌다. 짐 하인스(미국)가 68년 6월 열린 미국선수권대회에서 9초9를 기록했다. 결승도 아닌 준결승 1조 경주에서 세운 기록이다. 그런데 이 당시는 수동시계로 공식기록을 측정했다. 전동시계로 10초 벽을 깬 최초의 선수도 하인스였다. 그는 4개월 후인 68년 멕시코 올림픽 결승에서 9초95를 기록했다. 둘 다 폴리우레탄 트랙이다. 볼트가 2009년 100m 세계기록을 세운 트랙도 폴리우레탄 트랙의 일종인 '레구폴 트랙'이다.

 그리고 복합탄성고무 트랙인 몬도 트랙이 등장했다. 세계 1100곳 이상의 대형 운동장에 깔려 있을 정도로 대세를 이루고 있다. 몬도는 과거 기록 자료를 면밀히 분석, 30년간 육상계를 지배한 자사 브랜드 '수퍼 X 퍼포먼스'를 뛰어넘는 몬도 트랙을 개발해냈다. 대구스타디움에 깔려 있는 '수퍼플렉스 수퍼 X'가 바로 그것이다.

 대구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서 몬도 트랙을 선택했다. 폴리우레탄 트랙과 몬도 트랙의 우열을 따지기는 힘들다. 다만 폴리우레탄 트랙은 충격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중·장거리에 유리하다고 알려졌다. 반면 몬도 트랙은 스파이크의 밀림 현상이 작아 폭발적인 스퍼트가 필요한 단거리에 유리하다는 평이 많다.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100m에서 좋은 기록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오명철 기자 < omc1020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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