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입력 2011.09.14 00:33 / 수정 2011.09.14 00:38
심(深)우주 향한 미국의 새로운 도전
[J 스페셜 - 수요지식과학] 굿바이, 우주왕복선
심(深)우주 향한 미국의 새로운 도전
태양돛 우주선 … R2가 타고 간다
‘한 시대의 종언(End of an Era).’
지난 7월 미국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지구로 돌아왔을 때 현지 반응은 침통했다. 지난 30년 간 미국인들에게 우주왕복선은 꿈이자 자부심이었기 때문이다.
그 뒤 한 달여. 미국인들은 ‘새 꿈’을 꾸기 시작했다. 우주왕복선으로 가보지 못했던 ‘심(深)우주’ 탐사에 나서는 꿈이다. 여름 내 새 우주선을 테스트했고, 최근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파피용(원제 Le papillon des étoiles)』에 나오는 것 같은 대형 ‘태양돛’을 수년 내 만들어 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바야흐로 ‘포스트 우주왕복선 시대(Post-Spaceshuttle Era)’가 열리고 있다.
막대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은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키고, 새 지구저궤도(LEO ) 우주선 개발을 민간 업체에 맡겼다. 대신 정부는 심우주 탐사에 ‘올인’ 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소행성, 2030년대 중반까지 화성에 우주인을 보낸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찰스 볼든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유인 우주 탐사의 새 장을 열고 있다”며 “수년 내 미국의 우주 리더십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습 드러낸 새 우주선=미 콜로라도주에 있는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사의 음향 실험실. 지난달 초 이곳에 높이 16.7m, 무게 9979㎏의 대형 원뿔형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목적유인우주선(Multi-Purpose Crew Vehicle, MPCV), NASA가 개발 중인 심우주 탐사용 우주선이었다.
MPCV는 비행기형인 우주왕복선과 달리 캡슐형인 게 특징이다. 달 착륙에 사용된 아폴로 시리즈의 맥을 잇고 있다. 우주인들이 타는 승무원 모듈이 중간에 있고, 그 앞에 비상 탈출장치, 뒤에 화물창고·추진체 등이 있는 서비스 모듈과 로켓 연결부가 붙는다. 지구 귀환 땐 낙하산을 이용해 바다에 착수(着水)한다.
NASA는 이달 2일, 한 달간의 MPCV 음압(音壓)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발표했다. 발사 때 받게 되는 150데시벨(㏈) 이상의 고음을 제대로 견디는지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이달 중 버지니아 햄턴에 있는 NASA 랭글리 연구소로 옮겨 착수(着水) 실험을 할 예정이다. 2년 안에 최종 궤도 비행 테스트까지 모두 끝낸다는 계획이다.
◆심우주 기술 개발 박차=NASA는 지난달 22일 ▶대형 태양돛 ▶수은이온 원자시계 ▶레이저 통신 중계기술을 심우주 탐사를 위한 3대 필수 기술로 선정했다. 또 이들 기술 개발에 모두 1억7500만 달러(약 1879억원)를 투자, 2015~2016년 우주에서 시연(試演)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태양돛은 얇은 태양전지 필름으로 만든 ‘돛’이다. 돛이 바람을 받아 범선을 움직이듯 태양광을 받아 우주선을 움직이는 장치다. NASA는 올해 초 가로 30㎝, 세로 10㎝, 높이 10㎝ 크기의 초소형 위성(나노세일-D)에 가로·세로 각 10m의 태양돛을 달아 처음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3년 내에 가로·세로 각 38m짜리 대형 태양돛을 만들 계획이다.
원자시계는 세상에서 가장 정밀한 시계다. 특정 원자의 전이(轉移, 원자의 에너지 상태가 바뀌는 것) 진동 주기가 일정하다는 점에 착안, 그 주기를 기준으로 시간을 잰다. 현재 쓰이는 원자 시계는 진동 주기가 약 92억Hz(※Hz=초당 진동수)인 세슘 원자를 이용한다. 이 시계만 해도 오차가 3000만 년에 1초에 불과하지만 NASA는 진동수가 약 1000조Hz인 수은 이온으로 원자시계를 만들어 정확도를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심우주 탐사선의 정확한 운항 정보를 계산하기 위해서다.
레이저 통신 중계 기술은 현재의 무선주파수(RF) 대신 레이저 빔을 이용해 우주 공간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RF를 이용하는 화성궤도탐사선(MRO)의 현재 통신 속도는 초당 6Mb꼴이다. 데이터가 지구에 도달하는 데 약 90분 걸린다. 하지만 빛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는 레이저를 이용할 경우 초당 100Mb 이상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김한별 기자
◆심(深)우주(Deep Space)=지구~달 거리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우주를 가리킨다. NASA가 개발 중인 MPCV는 최장 6개월간 우주 비행이 가능하다.
◆태양돛=태양광을 받아 우주선을 추진시키는 장치. 베르베르의 소설 『파피용』에는 호주 대륙 크기의 초대형 태양돛을 단 우주선이 등장한다. 14만4000명이 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밖 새 정착지를 찾아 심우주를 항해한다는 줄거리다. 작가의 상상일 뿐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는 없다.
지난 7월 미국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지구로 돌아왔을 때 현지 반응은 침통했다. 지난 30년 간 미국인들에게 우주왕복선은 꿈이자 자부심이었기 때문이다.
그 뒤 한 달여. 미국인들은 ‘새 꿈’을 꾸기 시작했다. 우주왕복선으로 가보지 못했던 ‘심(深)우주’ 탐사에 나서는 꿈이다. 여름 내 새 우주선을 테스트했고, 최근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파피용(원제 Le papillon des étoiles)』에 나오는 것 같은 대형 ‘태양돛’을 수년 내 만들어 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바야흐로 ‘포스트 우주왕복선 시대(Post-Spaceshuttle Era)’가 열리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심우주 탐사를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대형 태양돛(solar sail)을 선정했다. 태양광을 받아 우주선을 움직이는 장비다. 사진은 연초 가로·세로 10m 크기의 태양돛을 사용해 우주 비행에 성공한 초소형 위성 ‘나노세일-D’(빨간색 점선 부분)의 상상도. NASA는 이보다 훨씬 큰 가로·세로 38m 크기의 태양돛을 3년 내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NASA]
로봇우주인 R2(왼쪽)가 우주인 복장을 한사람과 악수하고 있다. [NASA]
우주왕복선은 ‘인간이 만든 가장 복잡하고 민감한 기계’였다. 기체는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부품은 한 번 비행을 다녀오면 싹 갈다시피 해야 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 보다 유지비가 훨씬 더 들었다.막대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은 결국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우주왕복선을 퇴역시키고, 새 지구저궤도(LEO ) 우주선 개발을 민간 업체에 맡겼다. 대신 정부는 심우주 탐사에 ‘올인’ 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소행성, 2030년대 중반까지 화성에 우주인을 보낸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찰스 볼든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유인 우주 탐사의 새 장을 열고 있다”며 “수년 내 미국의 우주 리더십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습 드러낸 새 우주선=미 콜로라도주에 있는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사의 음향 실험실. 지난달 초 이곳에 높이 16.7m, 무게 9979㎏의 대형 원뿔형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목적유인우주선(Multi-Purpose Crew Vehicle, MPCV), NASA가 개발 중인 심우주 탐사용 우주선이었다.
MPCV는 비행기형인 우주왕복선과 달리 캡슐형인 게 특징이다. 달 착륙에 사용된 아폴로 시리즈의 맥을 잇고 있다. 우주인들이 타는 승무원 모듈이 중간에 있고, 그 앞에 비상 탈출장치, 뒤에 화물창고·추진체 등이 있는 서비스 모듈과 로켓 연결부가 붙는다. 지구 귀환 땐 낙하산을 이용해 바다에 착수(着水)한다.
NASA는 이달 2일, 한 달간의 MPCV 음압(音壓)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발표했다. 발사 때 받게 되는 150데시벨(㏈) 이상의 고음을 제대로 견디는지 확인하는 실험이었다. 이달 중 버지니아 햄턴에 있는 NASA 랭글리 연구소로 옮겨 착수(着水) 실험을 할 예정이다. 2년 안에 최종 궤도 비행 테스트까지 모두 끝낸다는 계획이다.
◆심우주 기술 개발 박차=NASA는 지난달 22일 ▶대형 태양돛 ▶수은이온 원자시계 ▶레이저 통신 중계기술을 심우주 탐사를 위한 3대 필수 기술로 선정했다. 또 이들 기술 개발에 모두 1억7500만 달러(약 1879억원)를 투자, 2015~2016년 우주에서 시연(試演)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태양돛은 얇은 태양전지 필름으로 만든 ‘돛’이다. 돛이 바람을 받아 범선을 움직이듯 태양광을 받아 우주선을 움직이는 장치다. NASA는 올해 초 가로 30㎝, 세로 10㎝, 높이 10㎝ 크기의 초소형 위성(나노세일-D)에 가로·세로 각 10m의 태양돛을 달아 처음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3년 내에 가로·세로 각 38m짜리 대형 태양돛을 만들 계획이다.
원자시계는 세상에서 가장 정밀한 시계다. 특정 원자의 전이(轉移, 원자의 에너지 상태가 바뀌는 것) 진동 주기가 일정하다는 점에 착안, 그 주기를 기준으로 시간을 잰다. 현재 쓰이는 원자 시계는 진동 주기가 약 92억Hz(※Hz=초당 진동수)인 세슘 원자를 이용한다. 이 시계만 해도 오차가 3000만 년에 1초에 불과하지만 NASA는 진동수가 약 1000조Hz인 수은 이온으로 원자시계를 만들어 정확도를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심우주 탐사선의 정확한 운항 정보를 계산하기 위해서다.
레이저 통신 중계 기술은 현재의 무선주파수(RF) 대신 레이저 빔을 이용해 우주 공간에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RF를 이용하는 화성궤도탐사선(MRO)의 현재 통신 속도는 초당 6Mb꼴이다. 데이터가 지구에 도달하는 데 약 90분 걸린다. 하지만 빛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는 레이저를 이용할 경우 초당 100Mb 이상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김한별 기자
◆심(深)우주(Deep Space)=지구~달 거리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우주를 가리킨다. NASA가 개발 중인 MPCV는 최장 6개월간 우주 비행이 가능하다.
◆태양돛=태양광을 받아 우주선을 추진시키는 장치. 베르베르의 소설 『파피용』에는 호주 대륙 크기의 초대형 태양돛을 단 우주선이 등장한다. 14만4000명이 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밖 새 정착지를 찾아 심우주를 항해한다는 줄거리다. 작가의 상상일 뿐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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