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우주 항공

[사이언스타임즈] 우주 쓰레기 처리

FERRIMAN 2013. 5. 29. 20:53


우주 쓰레기 처리하는 자살위성 등장 우주개발의 새 골칫거리 제거 임무 2013년 05월 29일(수)

지상 560km의 상공에 떠서 지구 궤도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는 페르미 감마레이 우주 망원경(Fermi Gamma-ray Space Telescope)은 이미 유명세를 탔던 망원경이다. 왜냐하면 우주탄생 비밀의 단초를 제공해 줄 것으로 여겨져, 천문학자들이 지난 80년 동안을 찾아 헤맸던 ‘암흑물질(dark matter)’의 흔적을 제공해 준 망원경이기 때문이다.

▲ 페르미 망원경이 탑재된 위성이 우주 쓰레기와 충돌할 뻔한 사건이 일어났다.  ⓒNASA

그런데, 이처럼 유명한 우주 망원경이 최근 수명이 다해 우주 쓰레기로 분류되어 있는 구 소련의 정찰 위성인 ‘코스모스(Cosmos) 1805’와 충돌할 뻔 했다는 소식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도를 통해 전해져, 우주 쓰레기 처리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있다.

페르미 망원경이 실린 위성은 코스모스 1805와 불과 20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스쳐 지나간 것으로 나타났는데, 위성의 속도를 감안할 때 이 정도의 거리는 대략 0.03초라는 눈 깜짝할 순간에 한 위성이 지나간 곳을 다른 위성이 지나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인공위성 발사 경쟁으로 충돌의 위험 높아져

과거 세계 각국이 경쟁하듯 개발하여 쏘아 올렸던 인공위성들은 그동안 인류에게 다양한 문명의 혜택을 제공했지만, 이제는 그 수가 너무 많아지면서 위성끼리의 충돌을 우려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물론, 충돌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각국은 위성의 궤도를 사전에 서로 조율하고 통제하기 때문에 좀처럼 충돌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2009년에 있었던 미국의 이리듐 33 위성과 구소련의 코스모스 2251 위성 간의 충돌 사고는 이런 종류의 사고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준 사례다.

충돌사고가 날 뻔 했던 페르미 망원경 탑재 위성은 2008년 발사 이후 처음 목표했던 5년간 관측계획을 거의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향후 10년간의 운용목표까지 세우고 있는 중이었는데, 만약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전에 임무가 종료될 뻔한 것이다.

▲ 두 위성은 불과 20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스쳐 지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NASA

이번 건과 관련하여 후일담을 전한 NASA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페르미 망원경이 탑재된 위성과 코스모스 1805 위성이 과거의 이리듐 33 위성과 코스모스 2251 위성보다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은 충돌이 예정된 시점에서 불과 일주일도 남지 않은 때였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페르미 망원경 팀의 과학자인 줄리 맥너리(Julie McEnery) 박사는 자신의 이메일을 확인하다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프로그램의 기록을 파악하면서 두 위성 간에 충돌이 임박했음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다행히도 맥너리 박사를 포함한 연구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서둘러 궤도를 수정한 덕분에 초고가의 우주 망원경은 무사히 충돌을 피할 수 있었지만, NASA는 앞으로 우주 쓰레기로 인한 충돌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주 쓰레기 처리용 인공위성 등장

위성 간, 또는 우주 쓰레기 간의 충돌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성 충돌시 발생될 쓰레기들이 우주개발의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에 대한 처리 문제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장난 위성이나 추진체, 그리고 부품 등 현재 지구 주위를 떠도는 우주파편만 해도 약 2만개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이 700개 이상 되는 통신위성 및 기상위성과 언제 충돌할지 모르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주 쓰레기 처리 문제가 우주개발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과학기술 전문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우주 쓰레기 처리를 위한 다양한 위성이 개발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 자살 방식으로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큐브세일 위성  ⓒSurrey.univ
사이언스데일리는 영국의 서리대학교(University of Surrey) 연구진이 지구의 궤도를 따라 돌고 있는 유해한 우주 폐기물들을 제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위성인 ‘큐브세일(CubeSail)’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 위성은 처리방식으로 인해 일명 자살위성으로 불린다고 밝혔다.

큐브세일 위성의 우주 쓰레기 처리 방식은 무척 간단하다. 우주 쓰레기에 다가가 바싹 달라 붙은 후 마치 배가 돛을 펴듯 위성에 부착된 날개를 활짝 펼친 채 지구로 낙하하면서 자연스럽게 대기권에서 불태워 없애버리는 것. 이런 처리방식 때문에 자살위성이라 불린다.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위성은 큐브세일만이 아니다. 스위스연방공대(EPFL) 우주센터 소속의 과학자들은 조만간 우주 쓰레기 청소를 위한 ‘클린스페이스원(Clean Space one)’ 위성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페이스원은 로봇팔을 이용해 지상으로부터 약 700km에 위치한 우주쓰레기를 수거한 다음 지구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대기권에서 쓰레기들을 태워버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클린스페이스원이 최초로 수거할 우주쓰레기는 2009년에 발사한 스위스큐브나 2010년에 발사한 TI샛 등 스위스 정부가 쏘아올린 위성들의 잔해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엔지니어들은 클린스페이스원의 우주쓰레기 청소작업이 제대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관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청소위성이 수거대상 우주쓰레기와 같은 궤도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물론, 다른 위성들처럼 고속으로 작동하면서도 궤도에서 벗어나 지구로 재진입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클린스페이스원은 한 번 발사해 하나의 우주 쓰레기만 수거할 수 있기 때문에, 수많은 우주 쓰레기 잔해를 모두 제거하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점 때문에 EPFL연구소는 로봇 팔 메커니즘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연구 등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3.05.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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