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벨물리학상 3人, 영광 일군 '3색 성공 코드'
초기연구 주도한 아카사키<BR/>나카무라, 역전의 발상 빛봐<BR/>아마노, 하루 3번꼴 실험매진세계일보입력2014.10.08 19:21수정2014.10.0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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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배출에 떠들썩하다. 아카사키 이사무(赤崎勇·85) 메이조(名城)대 종신교수 등 일본 물리학자 3명이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되자 이들의 성공 코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아카사키 교수 등의 연구가 노벨상으로 이어진 배경에는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태도가 자리한다. 즉 유행이나 인기, 평판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 집중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가사키 교수는 친환경·고효율의 청색 발광다이오드(LED)개발의 초기 연구를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야산이나 해변가 돌에 관심이 많았던 어린 시절 어버지에게서 광물 표본을 받은 것을 계기로 광물 결정에 매료돼 과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아버지는 그에게 "다른 이들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가라"고 말해줬다고 한다. 그는 수상자 발표 직후 "유행하는 연구에 매달리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최고"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좀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청색 LED를 실용화한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60)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도 성공에 중요한 것을 묻자 "역시 자신의 하려는 의지 아니겠느냐"며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 그것을 향해 집중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어려움과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역전(逆轉)의 발상'도 주목할 만하다. 나카무라 교수는 중고교 시절 배구부에서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았지만 시합을 이기지 못한 것이 내내 후회스러웠다고 한다. 고교 시절 수학이나 물리에서 기존 공식을 사용하지 않고 풀려고 노력했으며, 대학 졸업 연구에선 오히려 어려운 테마를 선택하는 '반골 기질'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입사한 니치아(日亞)화학공업에선 '돈만 쓰며 팔리지도 않는 제품만 계속 만든다'는 핀잔에 연구에 더욱 매진했고, 2001년 비밀 누설 혐의 등으로 회사에 피소된 것에 분노해 연구 원동력으로 삼기도 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만약 내가 배구부에서 우승했더라면 후회가 없어 나중에 회사에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카사키 교수도 질화갈륨을 사용한 청색 LED 개발이 사실상 어렵다며 연구자들이 떠나던 1970년대 초반 "실용화 전망이 전혀 없던 청색 LED야말로 내가 할 일"이라며 연구에 매달렸다. 그는 당시 "나 혼자라도 황야에 가겠다"고 되뇌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은 전했다.
아울러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정신도 눈에 띤다. 아마노 히로시(天野浩·54) 나고야(名古屋)대 교수는 1년 반 동안 무려 1500회 이상 실험을 반복했다. 하루 3번꼴로 실험을 했고, 지난한 실험 끝에 1985년 우연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나카무라 교수도 제품 실용화를 위해 무려 500회 이상의 실패를 한 뒤에야 1993년 청색 LED의 실용화에 성공했다.
한편 나카무라 교수는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고 그것을 평가해 주지만, 일본은 여러 속박이 있다. 연공 서열이나 몇 년간 연구한 경력 같은 것이 중시된다"고 일본의 학계와 기업 분위기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벤처를 키우는 시스템이 거의 없고 (연구자가) 기업의 샐러리맨에 지나지 않는다"며 "좋은 연구를 해도 보너스가 늘어날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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