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의 최적 장소는?
경쟁 중인 수상과 육상의 발전 효율 비교
태양에너지는 태양이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대표적 신재생에너지다. 하지만 그런 장점만큼이나,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재생에너지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인 효율성은 차치하고라도, 우선 입지문제가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 면적이 작은 우리나라로서는 태양광발전 시설을 지을, 넓고 평평한 부지의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부지 마련을 위해 시행해야 하는 산림훼손은 환경파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의 확산을 위해 기존 환경을 파괴해야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같은 육상(陸上)에서의 태양광발전이 가진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호수 같은 잔잔한 물위에 태양광패널을 띄워 놓고 햇빛을 받아 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상(水上) 태양광 발전이 바로 그것이다.
경제적 및 환경적 측면에서 수상 태양광 발전 유리
수상 태양광발전은 전국 각지에 위치한 호수나 저수지 수면 위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차세대 발전 기술이다. 육상 태양광 발전에 비해, 나무를 베는 등의 환경훼손이 없고, 부지매입 비용이 별도로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상이기 때문에 육상에 비해 냉각 효과가 뛰어나고, 수면에 반사된 태양광이 모듈에 다시 모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육상 태양광 발전보다 효율 면에서 약 10퍼센트(%) 정도가 높다. 이 외에도 수면의 자외선을 차단하여 저수지 녹조현상을 완화시키며, 물고기들의 산란환경 조성에 유리하다는 점 등 부가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곳곳에 산재한 저수지 수면의 단 5퍼센트 만 활용해도 417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4170메가와트의 전력은 여의도의 8배 면적을 대체할 수 있고, 연간 560만 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수상 태양광발전 기술은 현재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있다. 이 차세대 발전 기술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수상전용 태양광 모듈 관련 기술을 개발하여, 시범사업까지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12년 합천댐에 500킬로와트(kW) 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 시설을 건설하여 운영하고 있고, 현재는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4인 가족 17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의 사례다.
수면위에 띄워진 뗏목형태의 이 수상 구조물은 240와트(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전지모듈 4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게가 93톤(ton)에 달하지만 안전을 고려하여, 수상 구조물을 닻과 고정추로 호수 바닥에 고정시킴으로써 강한 바람에도 뒤집어지지 않도록 제작되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기술 수준이 2년 정도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 수상 태양광 발전 시설은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새로운 설계 공법이 적용되어 있다. 특히 기존의 건설비용을 30퍼센트 가량 절감했기 때문에, 사업성까지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수자원공사는 합천댐 외에도 2개 지역에 수상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여 운영 중에 있다.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는 2022년 까지 상수원 보호구역 등을 제외한 12개 댐에 단계적으로 1216메가와트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 시설이 건설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의 관계자는 “이는 150만 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시설”이라고 설명하며 “이 새로운 개념의 신재생에너지로 매년 106만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와 267만 배럴의 원유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색다른 변신으로 반격하고 있는 육상 태양광 발전
수상 태양광 발전 기술이 탁월한 효율과 경제성을 앞세워 저만치 앞서 나가는 동안, 육상 태양광 발전 기술도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획기적이면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예전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새롭게 변신하고 있는 육상 태양광 발전의 선두주자는 영국의 솔라클로스(Solar Cloth)는 에너지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태양광천을 만드는 업체로서, 가벼운 천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하여 건물이나 차고, 그리고 주차장 등의 지붕을 태양광천으로 덮어버리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딱딱하고 무거운 실리콘 기반의 태양광 패널을, 부드럽고 가벼운 재질로 개조하여 모든 구조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솔라클로스의 관계자는 “영국 내에만 천으로 덮어서 태양광발전을 할 수 있는 지붕이 8억 3천 4백만 평방미터(㎡)”라고 밝히며 “전국의 주차장 위에만 태양광천으로 덮어도 3억 5300만 평방미터가 되기 때문에, 영국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3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의 연구진은 태양광천으로 전자기기를 충전 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의류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람이 옷을 입고 외부로 다니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에너지가 생산되어 휴대용 기기를 지속적으로 충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의류 뿐 만이 아니다. 창문의 블라인드를 제작하거나, 바람을 받는 돛을 만들어 건물이나 선박이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도록 만들거나, 개·폐식 천으로 제작하여 대형 스포츠시설이나 경기장 등의 지붕에서 전력을 생산하여 조명 및 냉·난방 등에 쓸 수도 있다.
태양광천의 유연성은 거의 일반적인 천과 유사하다. 따라서 다양한 응용제품이 나올 수 있다. 재질은 일반 천에 비해 훨씬 질기므로, 시속 240킬로미터(km)까지의 바람을 견딜 수 있고 겨울에는 최대 30센티미터(cm)까지 쌓이는 눈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영국의 솔라크로스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있다. 대구의 FTL솔라(FTL Solar)라는 업체로서 태양광발전이 가능한 천으로 만들어진 텐트를 판매하고 있다. 솔라텐트(Solar Tent)라는 이름의 이 신재생에너지 텐트는 이동식이기 때문에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솔라텐트로는 약 285와트에서 1200와트의 전력을 생산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늘막을 만들어 주는 야영장은 물론 페스티벌이 열리는 행사장 등에서 조명이나 전자제품의 충전 용도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군용 텐트에 처음 태양광 패널을 붙이면서 솔라텐트 사업을 시작한 FTL솔라는 무엇보다도 가볍고, 유연하며, 손쉽게 구조물을 설치했다가 재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무기로 이제는 대량생산을 통해 주차장이나 건물의 지붕 등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김준래 객원기자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5.02.02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