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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우리는 왜 노벨상을 못받나?

FERRIMAN 2015. 10. 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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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기자가 본 한,일 과학

일본 과학의 힘... 신야 마유미 기자

 
일본 신문 1면에 올라가는 노벨상 수상 소식 ⓒ 연합뉴스

일본 신문 1면에 올라가는 노벨상 수상 소식 ⓒ 연합뉴스

매년 10월이 되면 언론에 많이 뜨는 화제거리가 ‘노벨상 수상’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한국과 일본에서의 반응은 정반대다. 연 이어 찾아온 수상 소식으로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일본과, 실망이 가득한 한숨이 들려오는 한국. 두 나라의 운명을 갈라버린 원인이 무엇일까? 일본인으로서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생활을 하며 한국의 여러 분야와 문화를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해당 이슈에 대해 주목해 보았다.

요즘 전자 분야나 가전, 자동차 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이 일본을 뛰어넘은 사례가 많아졌다. 특히 기업활동에서 그 경향이 현저하다. 개발 스피드, 글로벌 환경에서의 마케팅 스킬, 단기간의 세계 점유율 확보 등 ‘글로벌’이라는 관점에서는 한국이 훨씬 더 앞서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세계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노벨상이라는 세계적인 상을 수상하지 못했던 까닭은 무엇일까?

‘파도타기 관심’ 기초연구에는 어려움 겪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한 가지가 철판처럼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어버리는 ‘파도타기 관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파도타기 관심이란 어떤 특정분야에 인력이나 자본이 집중투자 되었다가 분위기나 유행이 지나가면 파도가 빠지듯이 그 투자도 중단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이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물론 과학 분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외교, 교역, 교육, 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서 보이는 현상이다.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타서 인력과 자본이 이동하기 때문에 긴 시간과 기다림이 요구되는 기초연구가 발전하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한 오무라 박사도 45년 동안 착실하게 기초 연구를 계속해 왔다. 그 결과가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되어 이번 수상으로 이어졌다. 물론 노벨상 수상을 노리고 연구를 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세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를 이끌어 냈다.

또한 올해 물리학상을 수상한 도쿄대학 우주선 연구소의 가지타 타카아키 소장도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중성미자 연구를 시작하여 노벨상 수상까지는 약 20년의 시간을 연구에 투자했다. 언제 성과가 나올지 모르면서도 그가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 연구기관, 그리고 그 가족과 주변에 있던 연구자, 학생들의 꾸준한 지원과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에서도 노벨상 같은 세계적인 실적없이 연구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한번 시작하면 끝이 보일 때까지 자원이 꾸준히 투여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한국에서는 어떤 붐이 오면 열이 막 올라오고 어느 정도 분위기가 식으면 관심이나 자금도 쑥 빠지는 경향이 있다.

한국이 앞으로 노벨상 수상을 목표로 한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과학기술 개발을 추구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다. 물론 시간이 걸리는 일이므로 ‘빨리빨리’의 한국에서는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국가, 기업, 연구자 3자가 모두 ‘기초부터 제대로’ 가는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 소개

* 신야 마유미 기자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10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 현재 한국 기업의 일본 진출을 돕는 컨설팅 활동과 일본 과학기술을 한국에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다.

  • 마유미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5.10.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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