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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원기 기자 ]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어린이가 카메라가 달린 박스 안에 토마토를 집어넣자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왔다. ‘트래시캠’이라는 이 기기는 사물인식을 통해 쓰레기 분리 수거를 도와주는 제품이다. 놀라운 것은 어린이가 이 제품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컴퓨터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던 이 어린이는 불과 6개월 만에 코딩을 배워 자신이 직접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자크 심즈 코드카데미 창립자 겸 대표는 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6’ 기조연설 중 트래시캠 시연 동영상을 틀어 보여주면서 “21세기에는 프로그래밍 능력이 곧 읽고 쓰는 능력”이라며 “코딩을 아는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고 적응해나가는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래밍이 핵심 역량
그가 강조한 것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컴퓨터를 통해 디지털로 표현하고 다른 이가 만든 것을 컴퓨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즉 ‘컴퓨터 이해력(computational literacy)’이다. 이 능력이 읽고 쓰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심즈 대표는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세상이 변화·발전하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프로그래밍을 알면 이런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이나 가상현실(VR), 로봇 등 최근 급부상하는 신기술들은 인간과 컴퓨터 간 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살면서 결국 한 번은 컴퓨터 언어, 코딩을 배워야 할 시기가 온다”며 “어린 시절부터 익히면 더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6개월이면 컴맹도 ‘컴퓨터 고수’
심즈 대표가 코드카데미를 창업한 것은 누구나 컴퓨터 언어를 쉽게, 무료로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미국 컬럼비아대 재학 시절이던 2011년, 21세의 나이에 창업한 코드카데미는 수십종에 달하는 컴퓨터 언어를 무료로 가르쳐주는 사이트다.
영어, 스페인어 등 6개국 언어를 지원하며 한국어도 일부 프로그램에서 지원하고 있다. 컴맹이라도 코드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에서 지시하는 대로 6개월만 클릭하며 따라하다 보면 소프트웨어 코딩을 직접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전 세계 2500만명이 코드카데미에서 코딩을 배웠다.
그가 보여준 동영상에서 트래시캠을 개발한 어린이는 ‘간단한 일상생활의 문제를 기술을 통해 해결한다’는 모토로 시작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팀 아이로봇’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코드카데미 지원 아래 이뤄졌다. 컴맹이던 초등학교 6학년생 어린이들이 코드카데미로 코딩을 배운 뒤, 이미지 인식 기능으로 사물을 분석해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이다.
◆지금 시작하라
심즈 대표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 대졸자 41%, 한국 대졸자의 50%가 졸업 후 취업하지 못하는 것은 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사회에서 쓸모가 없기 때문”이라며 “특히 코딩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구현할 능력이 없는 무능력자가 되기 십상”이라고 했다.
코딩을 학교에서 가르치더라도 수준이 다른 학생을 한 방에 몰아넣고 주입식으로 하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전했다. 결국 코딩을 학교 밖에서 배워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임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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