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여행 위해 해결해야 할 난제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우주방사선' 피폭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2월 워크숍을 열고 이동형 탐사선 ‘마스 2020(Mars 2020)’ 착륙 후보지 세 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후보지는 화성 적도 남쪽 저지대 구세프 분화구에 있는 콜럼비아 힐즈(Columbia Hills)다. 또 다른 후보지는 강에 의한 삼각주 지형이 펼쳐져 있는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다. 세 번째 후보지는 화산 활동 때문에 지표면이 물에 젖어 있었고, 온도가 따뜻했다고 알려진 ‘노스이스트 시르티스(Northeast Syrtis)’다.
‘마스 2020’은 2020년을 목표로 화성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는 것 뿐 아니라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곳을 찾는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할 예정이다. 15~20년 후 인간의 화성 착륙을 시도하겠다는 계획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 간에 인간의 화성착륙을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우주방사선 피폭 문제가 풀리지 않는 난제로 부상하고 있다. 차세대 화성 탐사 차량인 '2020로버(2020 Rover)'가 화성 표면을 탐사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가상도.](http://www.sciencetimes.co.kr/wp-content/uploads/2017/09/pia21635.jpg)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 간에 인간의 화성착륙을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우주방사선 피폭 문제가 풀리지 않는 난제로 부상하고 있다. 차세대 화성 탐사 차량인 ’2020로버(2020 Rover)’가 화성 표면을 탐사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가상도. ⓒNASA
머스크 “2025년 화성 착륙하겠다”
또 다른 우주강국 중국은 미국보다 다소 앞선 시기인 오는 2020~2030년 인간 달 착륙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2020년 하반기 탐사로봇을 탑재한 화성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이 탐사선은 7개월간의 비행을 거쳐 공산당 창건 100주년 기념일인 2021년 화성에 착륙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양국 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도 화성 표면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부츠(boots)를 건설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무엇보다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원대한 야망이다. 그는 화성에 지구인 1만 명을 이주시키며 화성을 식민지화하기 위해 우주비행을 위한 비용을 착실히 줄여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는 지난 6월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복스미디어 주최 ‘코드 회의 2016′에 참가해 “오는 2024년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발사해 2025년 인간의 화성 착륙을 시도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유인우주선 발사 계획은 15~20년 후 화성에 유인탐사선을 보낸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목표보다 훨씬 이른 것이다. 그의 ‘화성 식민지 구상’은 SF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계획대로 된다면 인류 역사상 새로운 우주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로켓 개발, 우주방사선 피폭, 안전한 화성 착륙기술 개발 등 넘어야 할 난제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것이 우주방사선(cosmic ray)이다. 별의 폭발, 블랙홀 등으로 인해 우주공간에서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방사선을 말한다. 이 방사선은 에너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전자장치는 물론 사람의 DNA를 파괴한다.
방사선 차단해야 화성 여행 가능
25일 ‘사이언스얼러트(Science Alert)’ 지는 DNA 파괴로 인해 암, 백내장, 신경기능 및 혈액순환 저하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화성 대기권에 지구 자기장과 같은 에너지 차단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지구 자기장은 우주로부터 날라 온 방사선의 방향을 우회시킨다. 이로 인해 지구 위 402km 상공에서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정거장은 방사선 피폭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런 보호 기능이 전혀 없는 화성에 사람이 착륙하게 되면 우주방사선 피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네바다 대학의 보건학자인 프랭크 크시노타(Frank Cucinotta) 교수와 엘리도나 카카오트(Eliedonna Cacaoat) 교수는 그 동안 우주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다양하게 연구해온 과학자들이다.
그동안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방사선에 피폭된 쥐의 암 발생률이 보통 쥐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방사선은 몸 깊숙이 침투하게 되면 유전자가 집약돼 있는 세포 내 DNA에 큰 손상을 주게 된다.
손상된 DNA는 세포분열을 통해 또 다른 세포에 영향을 주게 된다. 크시노타 교수는 이를 도미노 게임에 비유했다. “우주비행사 역시 방사선 피폭을 당하면 충격을 받은 DNA가 인근 세포에 나쁜 영향을 주면서 암 유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NASA는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방사선 차단을 위해 인공자기장을 분출하는 위성을 개발했다. 이 위성을 화성 주변에 띄워 위협적인 방사선을 피해가자는 의도다.
기업들도 화성 여행을 위한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한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방사선을 대량 흡수할 수 있는 속옷을 개발했다. 그러나 우주비행사들이 화성에 가게 되면 매우 오랜 기간 동안 그곳에 머물러야 한다.
지난 해 화성 거주를 주제로 한 영화 ‘마스(Passage to Mars)’가 상영된 바 있다. NASA 대원들이 예상치 못한 고독과 고통 속에서 화성 여행을 꿈꾸며 목숨을 건 여정을 이어간다는 내용을 영화화한 것이다.
이 영화는 우주과학을 정직하게 다루며 화성 탐사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화성에서 식물을 키우며 혼자서 삶을 이어가는 고독한 인간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의 말대로 우주여행을 가능하게 하려면 사람의 장기 거주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견해다. 특히 우주방사선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훨씬 더 많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 이강봉 객원기자저작권자 2017.09.26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