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에 대한 오해와 진실
국민 생활과학 이슈 (3) 전자파 안전
고령화로 인해 인류의 수명이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으며 무선 전자기기의 급격한 사용 증가와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의 사용 연령이 계속 빨라지고 있어서 전자파에 노출되는 기간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전자파가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리 가족, 전자파로부터 안전한가?
지난 15일 국립전파연구원은 ‘전자파로부터 우리 가족은 안전한가요’라는 주제로 제6차 전자파안전포럼을 열었다.
2011년 5월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휴대폰 전자파의 연관성을 2B등급으로 분류한 바 있다. 2B등급이란 사람에게 발암 증거가 제한적으로 있다는 의미다.
안영환 아주대 의대 교수는 “감마선과 X선과 가이 주파수가 높은 전자파는 암을 유발하는 것이 확실한데, 우리 일상생활에서 통신과 방송기기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전자파는 백혈병을 비롯한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과 보고가 있으며 산발적으로 수행된 연구에서 뇌종양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암과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일관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발달 중인 뇌신경계는 전자파에 더 민감하고 큰 머리와 얇은 뼈 두께로 인해 전자파 흡수율이 높다. 게다가 수명 연장으로 인해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장기간 전자파에 노출될 것이기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은 휴대전화 사용에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안 교수는 “우리는 전자파 없이 살 수 없다. 그래서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전자파 노출의 인체영향 기전이 규명되는 방향의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자파 환경도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전자파 안전은 사전에 미리 주의하자는 원칙에 따라 사용시간을 줄이는 등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전자파 가열효과로 백내장 유발 가능성 있어
그렇다면 전자파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임경민 이화여대 교수는 “휴대전화 등 전자파가 주로 피부온도의 부분적 상승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휴대전화로 생성된 온도에 의해 신경세포 활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머리의 표면에 발생한 가열효과가 뇌의 혈액 순환에 미치는 영향이나 안구에 미치는 영향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안구에 대한 가열효과로 백내장 유발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통화 용도 이외에 검색하고 보는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
때문에 시중에는 가전제품의 전자파를 차단해 준다는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과연 이것들은 모두 효과가 있는 것일까. 김기회 국립전파연구원 연구관은 침구, 앞치마, 조끼, 콘센트 필터, 노트북 USB 등은 전자파 차단 효과가 전혀 없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다만 침구, 앞치마, 조끼, 임부용 담요 등은 전기장 차단 효과만 있을 뿐이다.
또 김 연구관은 “전자파 위험 때문에 집 근처에 중계기 설치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이 더 센 전자파를 불러온다”고 경고했다. 즉 중계기가 집 근처에 없으면 멀리 있는 중계기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더 센 전자파를 배출하게 되므로 결과적으로는 전자파 노출량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전자파 차단 제품이 더 센 전자파 불러와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바로 휴대전화 전자파 차단 제품이다. 시중에는 휴대전화에 부착하면 전자파를 감소시켜 뇌를 안전하게 보호해 준다는 패치나 탁월한 전자파 차단 흡수 효과가 있다는 필름 등 많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관은 “패치나 필름들이 금속성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전자파 차단 효과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어떤 제품은 100%에 가깝게 완벽하게 차단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자파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이 전자파 노출 위험성을 더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왜냐면 전자파가 완전히 차단되면 휴대전화는 통화가 전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전자파 차단 패치나 필름을 부착했을 때 통화수신율을 보여주는 안테나가 한 두 개 밖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면 결국 수신율을 높이기 위해 더 센 전자파를 내보내게 되기 때문에 인체는 더 많은 전자파가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즉 전자파 차단 효과는 있지만, 그것이 인체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처럼 생활 속에 많은 전자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국립전파연구원 홈페이지(http://www.rra.go.k)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8.06.1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