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우주 항공

[사이언스타임즈] 항공기 소음, 항공기 날개, 항공기 소재

FERRIMAN 2018. 7. 1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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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소음, ‘휘는 날개’로 잡는다

새 모방 디자인과 신소재로 소음 감소

최근 독일의 마인츠대는 항공기 소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1만 5천여명의 대규모 시험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항공기 소음을 지속적으로 들었을 경우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심장에 부정맥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인츠대 관계자는 “항공기 소음을 지속적으로 접한 사람들의 경우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현상인 심방세동 발생률이 평균 8%나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밝히며 “소음 정도가 커질수록 부정맥이 증가했고, 특히 야간에 나는 항공기 소음이 주간보다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항공기 소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항공기 소음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기사 링크)

NASA가 개발한 ACTE는 새 날개를 모방하여 만들었다 ⓒ NASA

NASA가 개발한 ACTE는 새 날개를 모방하여 만들었다 ⓒ NASA

휘는 재질 사용하여 소음 발생 대폭 감소시켜

항공 분야는 현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그에 따라 발생하는 ‘항공기 소음’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만 하는 부수적 산물이 되고 있다.

물론 엔진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따라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사람의 몸이 감내하기에는 버거운 수준임이 틀림없다.

이에 따라 항공기제조업체나 관련 연구기관들은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려는 노력을 오래 전부터 추진해 왔는데, 대표적으로는 NASA가 1988년부터 시작한 ‘항공기소음저감기술개발프로그램(QATP, Quiet Aircraft Technology Program)’이 있다.

초경량에 휘는 성질까지 갖고 있는 소재인 flexfoil  ⓒ NASA

초경량에 휘는 성질까지 갖고 있는 소재인 flexfoil ⓒ NASA

이 프로그램은 1988년을 기준으로 10년이 되는 1997년에 소음을 50%까지 감소시키고, 25년 안에는 75%까지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였다. 현재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목표한 수치까지 소음 저감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QATP 프로그램이 항공기 소음을 저감하는데 있어 도움을 준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NASA가 선보인 소음 감소형 날개 시스템인 ‘ACTE(Adaptive Compliant Trailing Edge)’와 랜딩기어 소음 감소 기술인 ‘LGNRT(Landing Gear Noise Reduction technology)’는 모두 과거에 추진했던 QATP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랜딩기어도 소음 발생의 주요 원인

소음 감소형 날개 시스템인 ACTE는 일명 ‘휘어지는 날개(Flexible Wing)’로 불린다. 기존의 날개는 평평한 형태를 이루고 있지만, ACTE는 날개 뒷부분이 새의 날개를 본따서 구부러져 있다.

미 공군연구소(AFRL)의 요청으로 시작된 휘어지는 날개는 기존의 비행기에서 볼 수 있는 보조날개가 붙어있지 않고 비행 중에 날개 모양을 바꿀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ACTE 개발에 관여한 NASA의 ‘페이트 콜리어(Fayette Collier)’ 박사는 “휘어지는 날개의 각도는 20~30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하며 “고도의 경량소재인 ‘플렉스호일(FlexFoil)’을 사용했기 때문에 날개 무게가 가벼워져 연비는 5~12% 정도 줄어들게 되고, 각도를 조절함으로써 이착륙 시 소음을 최대 40%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존 항공기 날개는 보조날개와 슬레이트, 그리고 공기 브레이크 등 각종 부품이 경첩(hindge)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이를 움직여 각도를 조절하도록 되어있다. 여러 부품이 결합되어 있는 만큼 무게도 많이 나가고 작동도 어렵다.

반면에 ACTE는 휘어지는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비행 도중에도 굴곡진 형태를 구현하여 각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NASA 측의 설명이다.

콜리어 박사는 “ACTE의 장점은 전체 항공기를 새로 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항공기의 날개를 바꾸어 장착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언급하며 “휘어지는 날개를 사용함으로써 미래 항공기의 비행 방법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착륙시 사용하는 랜딩기어는 항공기 소음의 또다른 원인이다 ⓒ NASA

이착륙시 사용하는 랜딩기어는 항공기 소음의 또다른 원인이다 ⓒ NASA

항공기 소음의 원인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날개 및 동체 주변의 공기 흐름이 만드는 소음이 가장 크지만, 이착륙시 랜딩기어(landing gear)를 올리고 내릴때 생기는 소음도 만만치 않게 큰 편이다.

랜딩기어 소음 감소 기술인 LGNRT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랜딩기어 부분에 새로운 구조물을 설치해 공기의 흐름을 좋게 하거나 작은 구멍 사이로 공기가 지나가게 만들어 소음을 줄이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NASA 관계자는 “바퀴 주변을 지나는 공기가 만드는 소음과 랜딩기어가 탑재되는 공간이 만드는 소음만 줄여도 공항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입는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항공기 소음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은 부품업체에서도 진행되고 있는데, 보잉사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는 제너럴일렉트릭社의 버즈(buzz) 소음 제거 연구가 대표적이다.

버즈 소음이란 엔진의 팬이 고속으로 회전할 때 충격파를 만들게 되는데, 이때 엔진 회전의 주파수에 따라 발생하는 다량의 소음을 말한다.

제너럴일렉트릭社의 연구진은 항공기 소음을 음향학적으로 흡수처리하기 위해 엔진 입구 부분을 기존의 크기보다 더 넓혀서 소음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 김준래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8.07.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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