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적응 및 회복 능력, 리질리언스 키워야
문제는 이미 충분히 복잡, 다변화된 사회 구조에 기후변화라는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재난재해 예측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재난에 대한 사전예측력, 예방력, 회복력, 개선력을 의미하는 리질리언스(Resilience)라는 개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재난 관리의 패러다임이 중앙집권적 예방과 통제에서 공동체 중심의 회복 탄력성으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방재학회는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재난 극복의 새로운 패러다임, 리질리언스 강화방안’을 주제로 한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을 열었다.
“리질리언스는 재난 상황에서 적응하고 회복하는 능력”
이날 김태웅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리질리언스는 ‘To jump back’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 ‘Resiliere’를 어원으로 하는 단어로서,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능력을 말한다. 한 마디로 스트레스나 충격이 가해진 상황에서 적응하고 회복하는 능력”이라고 개념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자연재해로부터의 리질리언스는 지역사회의 시스템 성능을 정상수준보다 크게 떨어뜨리지 않고 정상으로 신속히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한 예로 가뭄을 들었다. 그는 “특히 가뭄이 닥치게 되면 해결 방법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가뭄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그런데 가뭄에 대한 리질리언스가 큰 지역은 이에 대한 회복력이 크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거나 빠른 시일 내에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재난재해에 대한 리질리언스 강화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리질리언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가뭄으로부터의 피해가 예상되었을 때, 가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물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가뭄에 대한 리질리언스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리질리언스 강화 위해 관련 기술 개발 중요
정승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도시홍수 대응을 위한 리질리언스 강화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리질리언스 정책과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영국을 예로 들었다.
정 연구원은 “영국은 520만 주택이 하천, 표층수에 의한 홍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이에 홍수 중심으로 한 리질리언스 연구를 오래 전부터 진행해 리질리언스 실행계획을 수립해 왔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는 배수설비를 보강해 역류에 의한 우수 유입을 해결하고, 실링 작업으로 지표수와 지하수에 의한 침수 문제를 개선하며, 내부 배선을 침수선 위로 설계함으로써 가전제품과 통신선 등이 외부로 노출되는 부분을 보강하는 등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영국에서는 이를 위해 실규모 실험이 가능한 설비를 구축해 건축물의 창호, 외벽, 배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또 리질리언트 빌딩(Resilient Building) 모델 수립을 통해 홍수에 강한 건축물의 가이드라인을 도출했다”며 “이런 적용 기술들을 영국 내 노후 건축물을 정비할 때 사용하거나 컨설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석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리질리언스 강화를 위한 도시방재정책 개선방향에 대해서 발제하며, 지역의 재해 취약성을 분석하고 안전한 도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폭우재해를 예를 들면, 침수흔적도와 침수면적, 위치, 침수피해 유형, 토지이용 현황, 취약인구 등 지역적 재해특성을 분석해 방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런 것들이 리질리언스 확보를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방재관련 정책과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재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재해발생 가능성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예방, 대비, 대응, 복구 등 재해대응 전체 단계를 고려해 포괄적으로 도시시스템의 리질리언스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8.11.23 ⓒ ScienceTimes